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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 발표에 따르면 5월15일부터 7월8일까지 전국 온열질환자는 1228명, 사망자는 8명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환자 2.5배, 사망자 2.7배 증가한 수치로, 2011년 응급실 감시체계 도입 이래 가장 빠른 증가세다. 특히 7월8일 하루에만 238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해 2018년 이후 처음으로 하루 200명을 돌파했다. 기상청과 전문가들은 올여름이 지난 60년간 경험하지 못한 극한 폭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들의 특징을 보면 야외 작업장·농촌·고령층 등 취약계층에서 집중 발생하고 있다. 경북 의성군 밭에서 90대 노인이 농사일 중 쓰러져 사망했고, 구미 건설현장에서는 작업 중이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게다가 현재의 온열질환 감시체계가 대형 병원 응급실 내원자만 집계하기 때문에 동네 병원이나 현장에서 사망한 사례들은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실제 피해 규모가 공식 통계보다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대응은 여전히 미흡하다. 폭염이 매년 반복되는 상황임에도 현장 점검과 취약계층 지원이 임시방편적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노동자 보호 측면에서는 제도적 개선이 절실하다. 2024년 10월 국회가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해 폭염 중 장시간 연속 작업을 금지했지만, 정부 규제개혁위원회의 권고로 시행규칙 개정이 지연되고 있다. 이런 핑퐁식 대응으로는 폭염 산업재해(산재) 사망자를 막을 수 없다.
정부와 지자체는 폭염을 태풍이나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로 인식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이미 온열질환자와 사망자가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발생한 상황이다. 노동자 휴식권 보장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 농촌 고령층을 위한 맞춤형 보호 시스템 구축, 온열질환 예방수칙 홍보 확대, 취약지역 의료 접근성 개선 등 종합적이고 선제적인 정책 대응이 시급하다.
폭염 재난은 정부나 지자체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기업들은 야외 작업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작업 환경 개선과 휴식 시간 보장에 적극 나서야 한다. 시민들도 주변 취약계층을 돌보고 폭염 대응 수칙을 숙지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체온 변화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는 점, 찬물보다는 미지근한 물 섭취가 바람직하다는 점 등에 대한 홍보와 교육이 확대되어야 한다.
기록적인 폭염 재난은 기후 위기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 삶 속에 들어와 있는 문제임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이런 극단적인 날씨가 이제 ‘뉴노멀(새로운 일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단기적 대응책과 함께 장기적 관점에서의 기후 위기 대응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2025년 7월의 기록적 폭염은 우리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폭염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며, 국민 모두가 함께 대응해야 할 사회적 재난이라는 점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취약계층 보호에 총력을 기울이고, 시민과 기업들도 각자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그래야만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폭염 재난으로부터 우리 사회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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