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소송 지면 한·미 통상 협약 무효화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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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 패소 후 트럼프 대통령 반발 “연방대법원 사건 중 가장 중요”
미국 대법원 6대3으로 보수 우세지만 대통령 새 권한 부여 부정적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04 11:44:56

미국 관세 정책이 2심에서도 불법 판결을 받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대법원을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통상 협약이 무효화될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 시간) 상호 관세 소송에서 질 경우 미국이 한국 등 다른 나라와 체결한 무역 합의가 무효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본 미국 연방대법원 사건 중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는 다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부유해질 기회가 있지만 우리가 그 사건을 이기지 못하면 다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8월29일 워싱턴 DC 연방순회항소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해 불법이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 근거로 사용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대통령에게 비상사태 대응 권한을 주지만 관세 부과 권한은 없다고 해석했다.

재판부는 “IEEPA에는 관세 언급이 없으며 대통령의 관세 부과 권한에 명확한 한계를 담은 절차적 안정장치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판결에 대해 정치 편향적인 판결이라고 크게 반발했으며 관세 정책의 성과를 강조하며 대법원을 압박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우리는 유럽연합이 우리한테 거의 1조 달러를 주는 합의를 체결했지만 소송에서 지면 그걸 되돌려야 할 것으로 짐작한다”며 “우리는 일본·한국 등과 합의를 체결했으며 다른 나라와도 체결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은 법원이 관세가 위법이라고 판단해도 1930년 관세법 등 다른 법안을 근거로 관세 정책을 이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대법원을 압박하면서 대법원 판결이 관세 부과를 막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대법원의 결정은 한국 경제에도 매우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4월 한국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으며 7월30일 3500억 달러(약 486조 원)의 대미 투자와 1000억 원 상당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 등을 조건으로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관세 소송은 4월 발표한 관세에도 적용된다. 대법원이 불법 판결을 내릴 경우 한·미 통상 협약이 완전히 새로운 국면으로 흘러갈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번처럼 한미 FTA 협약에 따라 상호 무관세를 기대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무기로 방위비 인상 등 경제 외적인 문제를 압박하는 것 또한 제동이 걸릴 수 있다.

현재 미국 대법원은 보수 성향 대법관의 수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은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불법 판결을 내릴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현재 보수와 진보가 6대3 구도인 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부에 유리한 판결을 내리면서도 오래된 법률을 확대 해석해 대통령에게 새로운 권한을 부여하는 데에는 부정적 태도를 보여왔다”고 보도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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