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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금 대한민국엔 그 어느 때보다 여·야·정 간 대화와 타협에 기반한 협치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밖으로는 미국을 중심으로 신보호무역주의가 횡행하며 경제 위기에 대한 경고음이 울리고 안으로는 국민이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으로 신음하는 국난적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러시아·중국과 밀착한 북한은 핵과 미사일로 무장한 채 연일 위협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절체절명 시기에 대한민국 지도자들이 통합 리더십을 발휘해야 국가 역량을 집중하고 미래 비전을 위한 고통 분담을 국민에게 호소할 수 있다. 누구보다 정치권이 앞장서 민생을 살피고 국민의 눈물을 닦아 줘야 할 것이다. 그런 만큼 주어진 책무가 크고 무겁다.
이런 상황이기에 이 대통령이 취임한 후 약 석 달 만에 열리는 여야 대표와의 회담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는 국정 현안에 대한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을 함으로써 나라 안팎의 난제를 푸는 지혜를 모으길 바란다.
무엇보다 이 대통령이 야당 대표와의 일대일 회담에 응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단독 회동한 것은 취임 후 무려 720일 만이었다. 취임 초기부터 민주당에서 회동을 요청했지만 당시 여당인 국민의힘이 2024년 총선에서 참패한 뒤에야 첫 회동이 성사됐다. 하지만 해당 회동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야당을 무시하는 태도가 정권의 조기 종말을 초래한 주 원인 중 하나였음은 큰 교훈이다.
이제 이재명 대통령은 야당 대표의 말을 경청하고 합리적 의견은 과감히 수용하는 열린 자세를 보이길 당부한다. 단독 회동의 자리는 진정성 있는 민생 회복의 자리여야 한다. 전세 품귀, 월세 급등, 쌀값 급등, 퇴직연금 의무화 등 시급한 민생 현안이 산적해 있다. 이뿐만 아니다.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과 2차 상법 개정이 보여주듯 반시장·반기업적 입법 강행으로 예상되는 생산성 하락·물가 상승·일자리 감소 등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 실질적 해법을 모색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야당을 대하는 태도 또한 다라져야 할 것이다. 정 대표는 “내란 세력과 악수하지 않겠다”며 취임 후 한 달이 넘도록 야당과의 그 어떤 대화도 거부하고 있다. 그나마 이번엔 대통령이 여야 대표와 만나서 대화하는 데 동의하고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하니 다행이다. 이번 만남을 국정 운영에 있어 협치와 소통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고자 하는 대통령의 뜻에 여당 대표가 보조를 맞추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규모의 크고 작음은 있지만, 세상사 힘 있는 쪽이 손을 내밀어 상생 공영하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 국정을 앞장서서 이끌어 가야 할 집권당이 파트너인 제1 야당에 대해 “정당 취소” 운운하며 ‘입법 독주’를 일삼고 있어 적잖은 비판을 받고 있다. 원내 다수당인 민주당은 이번 회동을 의회정치의 기본인 대화와 타협을 실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정당의 핵심 기능은 시대정신 제시와 실현을 위한 정책 대안 제시에 있다. 물론 장동혁 대표도 국정 최종 책임자인 대통령과 여권을 열린 마음으로 대해야 회담의 실질적 성과가 있을 것임을 인식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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