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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25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고리 원자력발전소 2호기의 계속운전(수명 연장) 여부를 두고 심사를 벌였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다음 달 23일로 심의를 미뤘다.
원안위는 이날 고리 2호기의 사고관리계획서 승인안과 계속운전 허가안을 함께 상정해 논의했다. 그러나 위원들 사이에서 “사고관리계획서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노형 차이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충분한 논의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두 안건 모두 차기 회의에서 다시 다루기로 했다.
위원들은 오후 2시부터 약 3시간에 걸쳐 회의를 이어갔으나, 특히 한국형 원전(APR1400)과 달리 1980년대에 건설된 고리 2호기의 특성을 고려한 안전성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중대사고 대응 조치 등 일부 항목이 겹치는 만큼 계속운전 허가안도 함께 연기됐다.
고리 2호기는 1983년 4월 9일 상업운전을 시작한 국내 두 번째 원전으로, 전기출력 685메가와트(MWe)급 가압경수로 방식이다. 설계수명은 40년으로, 2023년 4월 8일을 끝으로 운전이 정지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은 2022년 4월 원안위에 계속운전을 신청했으며, 승인될 경우 10년간 연장이 가능해 2033년 4월까지 가동할 수 있다. 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앞선 심사에서 16개 평가 항목에 대한 안전성평가가 적합하다고 보고, 20건의 안전조치가 도출돼 “안전 여유도가 확보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고리 2호기는 영구폐쇄가 되지 않은 국내 원전 중 가장 오래된 원전이다. 전문가들은 안전성 보완이 충실히 이뤄진 만큼 재가동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다만 이재명 정부가 신규 원전 건설과 소형모듈원자로(SMR) 도입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는 점에서 정책적 변수도 남아 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원자로시설 위치와 관련한 기존 고시를 폐지하고, △부지의 지질 및 지진 평가 기준 △위치 제한 기준 △인위적 사고 영향 평가 기준 등 새로운 3건의 고시가 제정됐다. 이는 최신 과학기술과 규제 경험을 반영해 대형 원전뿐 아니라 차세대 SMR 등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원안위는 “추가 자료를 보완해 다음 달 23일 회의에서 다시 심의하겠다”고 밝혔다. 고리 2호기의 향방은 한국 원자력 정책의 기조와 맞물려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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