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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 출신인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이재명 대통령의 ‘환단고기’ 발언 논란과 관련해 “당시 대통령의 질의를 직접 받은 인물이 누구였는지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다”며 “그 인물은 바로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이라고 말했다.
원내부대표인 박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 발언의 본질은 ‘환단고기’가 사서로서의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는 것이 아니었다. 대한민국은 과연 분명한 국가 역사관을 가지고 있는가, 그 역할을 맡은 동북아역사재단은 그 책임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가(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박지향 이사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임명된, 이른바 뉴라이트 성향 역사 기관장 가운데 1명”이라며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김낙년 한국학중앙연구원장, 허동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등 관계자들과 함께 왜곡된 역사 인식을 드러내 국민들로부터 질타를 받았지만, 아직도 임기가 많이 남아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박 이사장은 서양사를 전공한 학자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로 퇴임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김 의원은 “진짜 문제는 그가 공적 영역에서 반복적으로 드러낸 역사 인식과 정치적 발언”이라며 “박지향 이사장은 2013년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한국인은 1940년대, 더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2023년 한국인은 1940년대 영국인보다 못하다’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윈스턴 처칠과 가장 가까운 인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는 한편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거짓말을 밥 먹듯이 했다는 표현까지 공개적으로 사용했다”며 “이는 역사기관의 수장으로서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인식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지난해 국정감사 과정에서도 박 이사장은 자신의 발언과 태도에 대해 성찰하거나 유감을 표하기는커녕 반성 없는 태도로 일관하며 국회의원들과 유권자들의 거센 질타를 받은 바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러한 맥락을 고려할 때 대통령이 박 이사장에게 역사 문헌에 대해 질문한 것은 결코 우연이거나 즉흥적인 화두 제기가 아니었을 것”이라며 “서양사를 전공하고 뉴라이트적 역사 인식을 드러내 온 인물이 동북아 역사 문제를 총괄하는 국가 기관의 수장으로서 과연 어떤 시각과 기준을 가지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었다”고 설명했다.
‘환단고기’라고 하는 한 권의 책을 향한 질문이 아니라 국가 역사 기관장의 역사관과 책임의식을 향한 질문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지금의 논쟁은 본질을 벗어나고 있다”며 “‘환단고기가 위서냐 아니냐’는 논쟁은 학문의 영역이다. 학문적 검증은 학자와 연구자들의 몫이고, 정치가 개입할 사안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역할은 특정 사서의 진위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왜곡된 역사 공세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그리고 그 대응을 책임질 국가기관이 어떤 역사관을 가져야 하는지를 분명히 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환단고기’가 위서인가 아닌가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역사 주권은 지금 누구에 의해 어떤 인식으로 관리되고 있는가. 바로 그것이 지금 우리가 직시해야 할 본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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