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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당국의 환율 안정 정책 발표와 달러화 약세 속에서도 환율이 고공 행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환율 상승이 장기화되고 1400원~1500원대의 고환율이 계속해서 유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23일 오전 9시32분 기준 환율이 전 거래일 종가(1480.1원)보다 2.65원 오른 1482.75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최대 1483.5원까지 올랐으며 이는 장중 고가 기준 올해 4월9일 이후 최고치다.
22일 기준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의 평균 가치를 비율로 산정한 달러인덱스는 98.364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4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 발표와 같은 악재도 없고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원화 가치가 더 떨어지면서 환율이 떨어지지 않은 것이다.
한국은행은 연말 종가를 낮추기 위해 19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외환 건전성 부담금을 내년 1월부터 6월까지 한시적으로 면제하고 외화 지급준비금에 이자를 지급하기로 하는 등 외환시장 안정 정책을 발표했다.
또한 국민연금이 한국은행과의 외환스와프를 통해 대규모 환 헤지를 진행하는 방안 또한 제시됐다.
금융당국이 전방위적인 환율 안정 대책을 발표했음에도 고환율이 유지되고 있다. 현재 환율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뉴노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환율이 계속해서 유지될 경우 수입 물가가 오르며 한국 경제에 전반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수출 입물가 통계에 따르면 달러 기준 수입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3% 하락했지만 원화 기준으로는 2.2% 올랐다. 원화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달러 기준 가격이 내려도 한국 시장에서는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수입 물가 상승은 치명적이다. 특히 식품 업계 수입 원재료 비중이 70%에 달하기 때문에 고환율이 계속된다면 국민 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식품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게 된다.
식품 업계는 3개월~6개월 전부터 원재료를 계약하기 때문에 현재의 고환율이 내년 상반기까지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고환율이 지속되는 것이 부담스럽다. 원재료를 수입에 의존하는 것은 기업 또한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22일 발표한 ‘2026년 기업 경영 환경 인식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2026년 글로벌 리스크 원인으로 ‘환율 등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26.7%)’를 가장 많이 꼽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2일 발표한 ‘환 변동 관련 중소기업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응답 기업의 40.7%가 환율 상승으로 피해가 발생했다고 응답했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최근 달러 약세 국면에도 원화 약세가 지속되는 점을 고려하면 원·달러 환율 1400원대가 ‘뉴노멀’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수출보다 수입 기업이 월등히 많은 국내 중소기업의 현실을 감안할 때 중심 정책 대응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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