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현금 버려야 노후에 부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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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현금 버려야 노후에 부자된다

저금리·고령화 대비한 자산 포트폴리오 재구성해야

손채윤 기자페이지 + 입력 2013-05-27 23:25:24

요즘 은행에 돈 넣어 놓고 수익률을 기대한다면 ‘숙맥’소리 듣기 딱 알맞다. 기껏해야 3% 초반대의 이자에다 세금 떼고 나면 이 보다 못할 것이고 예치기간 동안의 물가상승률까지 감안하면 실질적인 손해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때문에 은퇴 후 일정한 소득이 없는 이자소득자들은 이자 몇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임대사업을 기웃거린다. 만약 집이 두 채라면 거주할 집과 노후생활을 위한 집 한 채를 갖고 월세를 주면서 생활을 한다. 그동안 경제활동을 하면서 별도로 모아 둔 자산없이 집만 두 채다 보니 임대를 주는 방법밖에는 없는 셈이다.

또 금융업계에 따르면 목돈이 있을 경우 은행의 정기예금보다는 증권사의 원금보장형 ELS에 투자하는 은퇴자들도 제법되는 모양이다. 이 상품은 최소 연 3%의 수익률은 보장하되 코스피가 정해진 구간에 있게 되면 수익률을 더 쳐주는 상품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전세보증금 등 목돈을 정기예금에 넣어 둔 고객들이 상품을 갈아타고 있다”고 최근 동향을 소개했다. 그의 지적처럼 금리 3%대는 보수적인 투자자들 마저 투자환경으로 내몰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그러나 사정이 이런데도 우리나라 가계자산은 여전히 지나치게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치중돼 있고 금융자산도 현금 및 예금 등 안전자산 위주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국내 가계자산의 특징과 시사점’에 따르면 2012년 기준 가계자산 가운데 부동산 등 실물자산은 75.1%를 차지했고, 금융자산은 24.9%에 불과했다.

지난해 미국 가계의 금융자산 비중이 69.0%임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가계 금융자산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자산 운용에 있어 보수적이던 일본 역시 가계의 금융자산 비중은 2011년 기준 59.1%에 달했다. 2012년 유로존 국가와 영국도 각각 42.1%, 49.9%였다.

우리나라는 그나마 갖고 있는 금융자산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현금 및 예금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금융 투자상품 비중이 높은 다른 나라에 비하면 이 역시 높은 수준이다.

가계자산이 부동산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게 되면 우선 환금성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인구는 점차 줄어 당분간 주택 수요는 줄 것이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물론 강남 등 수요가 몰리는 지역은 예외가 될 수 있지만, 부동산의 환금성이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노후 생활자금으로는 부적절하다.

또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돼 있는 가운데 예전처럼 부동산으로 자산증식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고 가격변동성을 고려하면 이 역시 노후 생활자금으로는 곤란하다.

이와함께 현금과 예금자산만을 고집하는 것도 문제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고 3년물 평균금리가 지난 1996년~2000년 10.6%에서 2011년~2013년 3.2%로 급락했다. 예금금리 역시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이제 저금리·저성장 시대를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보다 더 보수적인 투자경향을 보였던 일본이 부동산 신화가 붕괴되면서 자산구성비가 금융자산 59.1%, 부동산 27.1%로 바뀐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맞춰 정부도 적극 나서야 한다.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고 금융시장이 불안해서는 현재와 같은 가계자산 구조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가계자산이 투기가 아닌 투자로 금융시장에 유입되고 부동산시장이 안정돼야 빈곤한 노후를 보내는 국민이 줄어들 것이다.

부동산에 집착하지 말고 다양한 금융상품을 갖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 등 정부의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손채윤 scy7320@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