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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의 생활명상 즐기기

명상은 왜, 아름다운 노후대책인가

40년 만에 자신에게만 집중할 시간이 왔다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0-07-06 19:08:55

▲김성수 작가·마음과학연구소 대표
 작년에 은퇴한 선배한테서 전화가 왔다. “내가 회사에 뭐 좀 도와줄 일 없어?” “아이쿠, 선배님. 별고 없으시죠?” “응, 나야 뭐, 너무 건강해서 탈이지요.” 곽 부장은 맹 팀장한테 높임말과 내림말을 섞어서 쓴다. 맹 팀장은 곽 부장의 떡 벌어진 어깨를 떠올린다. 은퇴하기 3년 전에 사놓은 강남 아파트 갭 투자 덕분에 지금은 20억대 아파트를 두 채나 보유하고 있는 그를 부러워했던 기억이 새롭다. 시세 차익이 자그마치 9억이라는 소문도 떠돌았다. ‘그 아파트 잘 계시죠?’ 하마터면 그렇게 안부를 물을 뻔했다.
 
맹 팀장은 모바일 폰을 왼쪽 어깨와 귀 사이에 끼워넣는다. 엉거주춤 엉덩이를 들고, 두 손으로 ‘악플 고객 대응(안)’이라는 제목이 적힌 서류 뭉치를 들어 책상에 탁탁 치면서, 시계를 힐끗 바라본다. ‘제기랄, 6분 남았네. 바빠 죽겠는데 하필...’ 그런데도 곽 부장은 모바일 폰 속에서 기어이 한마디 보탠다. “두어 달 후에 소비자 권익 위원회 사외 위원들 교체한다는 말이 있던데, 그거 좀 부탁합시다.” “아, 예, 선배님. 그 즈음에 전화 한통 주시면...” 일단 뒤로 미루고 전화를 끊는 것이 급하다. 다다다다. 회의실로 잰걸음을 하면서 맹 팀장은 생각한다. ‘아니, 저 양반은 돈이 없는 거야, 할 일이 없는 거야! 내가 아직도 자기 부하직원인가.’
 
곽 부장님에게 텅 빈 시공간이 한 아름 안겨 있다
 
돈과 시간이 남아돌 때 사람은 무엇을 할까. 한국에서 재산 보유고가 가장 높은 계층이 지금 은퇴를 준비하거나 은퇴한 베이비 붐 세대다. 이들은 본의 아니게 한국 사회의 경제적⋅물질적 시공간을 돌발적으로 확장시킨 풍운아다. 이들은 교육열 1세대이기도 하다. 어지간하면 고교 교육 정도는 이수했고, 어지간하면 취직할 수 있었다. 그런 그들의 은퇴 품목에 ‘텅 빈 시공간’이 들어가 있다.
 
곽 부장님들이 몰려온다. 그들은 여전히 체력이면 체력, 지력이면 지력이 젊은이 못지않다는 믿음이 있고, 곰삭은 인생의 깊은 맛이 이제서야 피부에 와 닿는 것 같다. 어느 자리에서든 입은 다물고 지갑을 열기만하면 존중과 존경 딱지를 뒤통수에 붙이는 데 어렵지 않은 줄 알지만, 후회하고 말지언정 침묵할 수 없다. 어쩌다 반창회에서 족구 시합에 들어갔다가 공 따로 발 따로 팔 따로 노는 현상에 남몰래 경악하기도 한다.
 
살아보진 않았지만, 100세 시대다. 경험치로 볼 때 어디선가 이런 이구동성이 합송되면 대개 현실이 된다. 이 사회 중심 주인공으로 40년 살았다면, 이 사회 어른 혹은, 애물단지로 40년이 남았다. 어떻게 할 것인가. 정치판이든 경제판이든 곽 부장님들이 괴성을 지를 때마다 완강했던 기존 질서가 썩은 어금니처럼 흔들리곤 했던 기억. 시대의 중심에서 탈락하는 허전함과 중심에서 타올랐던 기억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기기묘묘한 심리가 혹시 유년기 추억부터 오롯이 소환해주는 트롯 열풍도 만들어내지는 않았을까.
 
맹 팀장은 바쁘다. 그에게 곽부장은 선배이기도 하고 상처이기도 하다. 나보다 더 좋은 선배 있으면 나와보라고? 쌔고 쌨다, 곽부장이여! 착각하지 마시길. 바쁘신 후배 화장실 가는 시간이나 보장해주라. 인생 1막 이켠과 저켠의 온도는 현저히 다르다. 인생 2막에 든 곽 부장님을 합리적 지성의 관점에서 보면, 위기다. 한 평생 쌓아왔던 자존감과 자긍심이 허무하게 무너질 위기. 새까만 후배 맹 팀장이 카운트 하지 않더라도 당신 안에서 지금 막 오작동이 시작된 인연의 톱니와 40년 묵은 서열과 권위의 자동화 시스템이 빠지직거리고 있다.
 
이런 부작용을 치료하는 치료제가 있다. 명상이다. 7만 환자에게 직접 명상 프로그램을 적용해본 존 카빗진이라는 미국 의사가 권했다. 어지간하면 자신의 내면에 자동화된 의식을 가만히 지켜보시라고. 우리나라에 ‘마음챙김을 기반으로 한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MBSR)’이라는 품명으로 알려진 그의 권유는 단순하다. 일단, 자신의 몸 감각만이라도 잘 지켜봐다오, 그러면 당뇨, 류마티스, 고혈압, 심장병 따위가 현저히 좋아진단다. 미국의 여러 주정부에서는 이 프로그램을 의료보험 체계 안에 넣기도 한다.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는 베스트셀러로 알려진 차드 멩탄이라는 구글 출신 명상 지도자가 있다. 그 또한 곽 부장님에게 권한다. 진중하고 느긋하게 자기 관찰할 절호의 기회가 지금 온 것이다. 한 평생 온 존재를 던져 구축해온 존엄을 깨트리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당신의 자긍과 자존을 위해서라도 이제 마음의 시선을 자신에게 돌려야 한다고 권한다. 그동안은 자신에게 집착했음을 먼저 인정해보자. 어쩌다보니, 가족과 먹고 사는 일이 삶의 전부였고, 불문율이었으며, 우선 가치였다. 이제,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공간이 열렸다. 나에게서 나를 거리두고 바라보는 일. 헐떡이며 달려온 길을 돌아보면서 이래저래 상처입은 자신을 위로해주는 시공간 속에 고요히 머물러보기.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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