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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의 글로벌 포커스

코로나 사태로 흔들리고 있는 각국의 리더십

정치는 표류·정책은 실수 연발…경제 나빠지면 견뎌낼 수 없어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0-07-26 23:41:15

▲ 김상철 G&C Factory 대표
 코로나 팬데믹이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정치가 요동을 치고, 정책이 갈팡질팡한다. 우리만이 아니고 글로벌한 현상이다.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반전(反轉)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우선적으로 눈에 띄는 것은 각국 정치 지도자들의 인기가 대부분 급락하는 현상이다. 정부 의존도가 커지면서 큰 정부가 대세가 되고 있으나 그에 걸맞은 대가도 치러야 하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방역과 경제 활동 정상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타이밍 포착에 실수를 연발하면서 정부 혹은 리더십에 대한 불만을 키우고 있는 판이다.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경제가 회복되지 않는 딜레마가 연속되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국가 간의 갈등과 마찰이 빈번해지고, 내부적으론 정치와 정책에 대한 냉소와 불신의 골이 깊어지고 있기도 하다. 잇따른 실수와 헛발질로 인한 리더십의 변화가 여러 군데서 감지된다. 우리가 교훈적으로 알고 있는 것은 철벽 리더십이라 하더라도 무너지는 경제 앞에선 속수무책이라는 점이다. 
 
우선 미국으로 가보자. 재선 가도에 거칠 것이 없어 보이던 트럼프의 정치 행보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상대인 바이든 후보와의 격차가 두 자릿수에서 좁혀지지 않고 간격이 더 벌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방역과 경제에서 공회전과 실패를 거듭하면서 미국인의 고통지수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거친 언행으로 실수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의 순항이 트럼프의 지지율을 지탱해 주었지만, 코로나 변수가 이를 완전히 뒤엎었다.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한방’이 없다는 점이 트럼프 진영을 곤혹에 빠트리고 있다. 최강국 미국이지만 경제가 악화되면 어떠한 리더십도 견뎌낼 수 없다는 것은 익히 검증된 사실이다. 넉 달도 채 남지 않은 현 상황에서 지지율 역전을 위해 백방의 노력을 하겠지만 연임 가능성에 대한 회의감이 더 지배적인 것으로 바뀌고 있다. 소위 말하는 10월 변수, 즉 ‘옥토버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가 없으면 역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각국은 바이든 당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미국과의 관계 설정에 고심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일본도 비슷한 상황이다. 2012년 말 집권해 3연임을 하면서 역대 최장수 총리로 승승장구하던 아베 정권의 지지율이 최근 20%대 초반으로 추락하면서 최대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미숙한 코로나 대응으로 정권 지지 거품이 일시에 걷히고 있는 것이다. 아베 정권을 지지해준 기반은 일본 경제가 오랜 불황에서 탈피, 미래에 대한 가냘픈 희망을 품게 된 점이었다. 측근 비리 등 여러 구설수에도 불구하고 불안하게 이어온 아베 정권이 코로나19 대응 실책 연발로 오점과 허점이 더 크게 두드러지고 있는 판이다. 
 
지난해 10월 1일 소비세율을 8%에서 10%로 인상에 연이어 연말에 받아든 과거 5년 이래 최악의 4분기 경제 성적표가 도화선이 됐다. 올해 들어서도 1분기 마이너스 3.4%에 더해 2분기에는 마이너스 20% 성장이 예고되는 최악의 터널에 들어서고 있다. 일본 정치판에서 소비세율 인상은 ‘정권의 무덤’이라고 할 정도로 민감한 사안이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와 이에 따른 경제 낙제점은 아베 정권의 몰락을 재촉할 것으로 예측된다.
 
성난 민심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에다 백약이 무효, ‘바꿔보자’라는 군중심리 요동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 철옹성같이 보이던 시진핑의 리더십에도 균열이 생겨나고 있는 흔적이 군데군데서 감지된다. 감췄던 발톱을 드러내면서 미국에 사사건건 대들었던 중국의 위세가 코로나 사태와 겹치면서 뒤엉키고 있는 모양새다. 외부와의 잡음이 그칠 날이 없지만 최근 내부에서조차도 비난의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다. 미국에 너무 성급하게 도전장을 내밀어 오히려 화(禍)를 자초하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공공연하게 새어 나온다.
 
중국 편에 서는 나라가 없을 정도로 사면초가에 내밀리고 있다. 경제 회복 해법과 관련해서도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 간의 충돌이 밖으로까지 유출되고 있을 정도다. 경제만 잘 돌아가면 이런 구설수가 묻히겠지만 삐걱거리고 있다 보니 생겨나고 있는 다양한 현상들로 이해된다. 홍콩 보안법, 대만과 얽힌 하나의 중국 문제 등 중국이 당면하고 문제들이 결코 작아 보이지 않는다. 10년 집권을 넘어 3연임(15년) 통치를 준비 중인 시진핑 주석의 입지가 흔들리는 조짐을 보이면서 다양한 변수들이 생겨나기 시작하고 있다.
 
지구촌을 더 둘러보더라도 흠집이 가지 않은 성한 리더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코로나로 개혁이 암초에 부딪히면서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 만신창이가 된 유럽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서 7500억 유로의 경제회복기금 설치에 EU 회원국들이 전격 합의한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브라질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 방역 과정에서 연이은 부정적 해프닝으로 15년 만에 집권한 우파 정부의 앞날이 그리 순탄해 보이지 않는다.
 
중동의 맹주 이란의 최고지도자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31년간 휘두르던 하메네이도 코로나 사태로 국가가 마비되면서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 러시아의 푸틴이나 사우디의 무함마드 왕세자는 강권 통치로 위기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1965년 독립 이후 지난 2분기 역대 최악의 마이너스 41% 성장률을 기록, 세습 3대 통치를 하고 있는 리센퉁 총리의 위상이 과거와 같지 않다. 인도의 모디 총리도 휘청거리는 경제난으로 인기가 시들하다. 경제가 악화하면 그 어떤 맷집 좋은 리더도 견뎌낼 재간이 없다는 말이 틀리지 않다.
 
한국은 어떤가. 코로나 이전부터 바닥을 헤매던 각종 경제 지표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치명적으로 높은 해외의존도가 악재투성이로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형국이다. 서민들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정치는 표류하고, 정책은 실수 연발이다. 세금 폭탄에다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삶에 대한 희망이 좌절로 바뀌고 있다. 실업률·실업자·청년실업 등 일자리 창출 또한 역대 최악이다. 현 정부가 승부수로 ‘한국판 뉴딜’ 추진에 명운을 걸고 있지만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민간의 참여가 필연적이지만 정부의 규제와 일방적 드라이브로 좀처럼 투자 의욕이 생겨나지 않고 있는 점이 문제이다. 촛불의 위세로 기세 당당하게 출정을 했지만, 경제가 악화되면서 정권 재창출 가능성마저 묘연해지고 있다. 경제 살리기만이라도 진영 논리에서 탈피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움직여야 했는데 실기(失期)를 하고 만 꼴이 되고 말았다. 버스는 이미 지나갔고, 성난 민심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에다 백약이 무효인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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