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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 건설사업

“옆 마을 죄다 암이라던데”…시골마을 휩쓴 송전탑 괴담

한전 송전탑 공사 두고 홍천군 주민들 집단 반발

“직접 피해지역 교묘히 피해다니며 찬성표 골몰”

한전측 “주민의견 수렴하지만 마냥은 못 기다려”

김진강기자(kjk5608@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08-06 14: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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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력공사는 동해안 지역의 화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 전량을 수도권에 공급하기 위해 ‘500kV HVDC(초고압 직류 송전) 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 건설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사업 추진과정에서 주민의견 배제는 물론 주민들 간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강원 홍천군 남면 신대2리에 위치한 기존 765kV 송전탑 모습. ⓒ스카이데일리
  
한국전력공사의 송전선로 공사를 둘러싼 잡음이 일고 있다. 해안과 신가평을 잇는 송전선로 건설사업 추진과정에서 주민의견 배제는 물론 주민들 간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무리한 송전선로 공사로 지역 주민들의 재산권 침해는 물론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불거져 나와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한전의 불도저식 송전선로 공사…암 발생 위협 등 직접 피해지역 피해다니며 여론몰이”
 
2008년 제4차·2016년 제7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라 추진되는 ‘500kV HVDC(초고압 직류 송전) 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 건설사업’은 동해안 지역의 화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 전량을 수도권에 공급하는 사업이다. 현재 강원도에는 삼성물산의 강릉 안인 화력발전소와 블루파워의 삼척 화력발전소가 건설 중이다.
 
송전선로 길이는 220㎞, 송전철탑 440기가 들어서며 동부구간(울진~평창)과 서부구간(횡성~가평)으로 구분돼 진행된다. 당초 2021년 12월까지 완공을 목표로 했으나 송전선로가 지나는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2025년 6월까지로 완공 목표가 미뤄진 상태다.
 
그러나 한 차례 늦춘 완공일까지도 공사를 마무리 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해당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재산권·건강권 침해는 물론 주민들 간 갈등까지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홍천군에서는 한전 측이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송전선로 건설 찬성 측 인사들로 채우는가 하면 ‘마을발전기금’을 명목으로 마을과 마을, 주민과 주민 간의 갈등을 유발시키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음성적인 금전 지원과 매수, 악의적인 유언비어 배포 등 마을공동체를 파괴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 홍천군에서는 ‘마을발전기금’을 명목으로 마을과 마을, 주민과 주민 간의 갈등을 유발시키고 있다며 한전의 송전선로 공사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홍천군 남면에 걸려있는 한전을 규탄하는 내용의 플래카드. ⓒ스카이데일리
 
홍천군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한전이 들어오면 제일 먼저 마을이 분열되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A마을에는 발전기금으로 1억을 준다고 하고 B마을에 가서는 2억을 준다고 하면서 결국 마을 주민들 간 싸움을 만들고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한전은 송전선로가 지나가는 주변 주민들에 대한 주민설명회는 한 번도 없었다”며 “대신 송전탑과 멀리 떨어진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곁들인 마을발전기금 액수를 제시하는가 하면 노인회 분들을 상대로 접대를 진행하는 등 송전선로로 인한 피해와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전선로 경과대역에 위치한 홍천군 남면 주민 이학성(65·남·가명) 씨는 “정작 송전선로로 인해 재산과 건강 피해를 입게 되는 이들은 이곳 주민들인데도 한전 측은 설명회 한 번 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이곳과 동 떨어져 있는 마을에 가서는 농기계를 사주겠다거나 5억원 가량을 마을발전기금으로 주겠다 등의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홍천군 주민들은 이미 20여년 전 765kV 송전탑이 들어서면서 많은 고통을 고스란히 감당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주민들과의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또 다시 500kV 송전탑을 세우겠다는 사실에 주민들의 분노가 매우 크다”고 토로했다. 현재 765kV 송전탑이 지나가는 남면 신대2리의 경우 전체 140가구 중 100가구 이상이 암 발생 등 심각한 건강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천군 일부 주민들은 경과대역 입지선정위원회 위원선정을 두고도 한전 측이 주민들 간 갈등을 유발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부구간 입지선정위원회는 가평·양평·횡성·홍천군에서 각 5명, 강원도 2명, 전문가·교수·언론계 인사 등 총 28명 정도로 구성된다. 각 군은 군의원·군청직원 각각 1명, 주민대표 3명 등 5명으로 구성된다.
 
현재 홍천군 입지선정위원 5명 중 현재 남아있는 사람은 홍천군청 경제과장 1명뿐이다. 그동안 군 의원 1명을 비롯해 주민 5명이 입지선정위원으로 위촉됐지만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모두 사퇴했다.
 
▲ 한전 측은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사업을 추진하겠지만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주민 의견수렴을 위한 주민협의체를 만들고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입지 선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한국전력공사 본사. ⓒ스카이데일리
 
권성진 홍천군 송전탑반대대책위원장은 “주민들은 누가 위원에 선정됐는지도 모르고 위원들도 주민들과 교류도 없는 사람들이었다”며 “주민들이 나중에 ‘주민대표가 아니다’고 이의를 제기하자 선정된 위원들이 모두 사표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한전에서 선정한 위원들은 실제 송전선로로 인한 피해와 무관한 사람들이다”며 “주민 분열 조장하는 입지선정위원회를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 “안전 담보 없으면 물러설 수 없어” vs 한전 “공사지연 마냥 두고 볼 수 없어”
 
한전 측은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사업을 추진한다면서도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최규택 한전 동해안-신가평 특별대책본부 본부장은 “사업 추진과정에서 주민과의 갈등을 유발하는 것보다 사전 주민동의를 얻어서 진행하려고 한다”며 “주민 의견수렴을 위한 주민협의체를 만들고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입지 선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어 “2025년 6월 준공목표인데 물리적으로 그때까진 쉽지 않지 않겠느냐”며 “그렇다고 기다릴 순 없어 현재까지의 계획은 주민과의 협의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다”고 피력했다. 최 본부장은 “경과 예상지역이 어느 정도 발표가 된 만큼 주변 주민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홍보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현재 주민들은 송전선로 공사로 인한 건강 피해가 해결되지 않는 한 협의는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홍천 남면 주민 송대복(59·남·가명)씨는 “주민들이 제일 걱정하는 것은 건강문제다”며 “송전탑 주변지역의 땅은 팔리지도 않는데다 귀농을 원하는 사람들도 송전탑이 있으면 발길을 돌린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직류송전방식은 전자파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런 부분들은 오해가 좀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도 홍보를 잘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중화를 홍천과 횡성만 하게 되면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최대한 주민의 가시권에서 벗어나는 산지를 이용해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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