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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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과 ‘을’의 심각한 불공정 문제가 사회 여론화 되면서 ‘갑’의 위치에서 횡포를 부리는 기업들이 국민들의 따가운 논총을 받고 있다. 특히 경제민주화 기조와 상생협력 및 동반성장 등이 새 정부와 정치권의 바람을 타면서 이른바 ‘갑의 횡포’는 반드시 뿌리를 뽑아야 할 ‘반시장주의적 관행’으로 지적되고 있다. 갑의 횡포 중에서도 하도급 불공정 관행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하도급 불공정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깊이 박힌 뿌리가 온전히 뽑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하반기 하도급 거래에 대한 서면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대금결제 조건은 비교적 양호해 졌지만 구두발주, 부당 발주취소, 부당 단가인하 등의 악습은 여전했다. 을의 위치에 있는 수급사업자는 불공정한 하도급거래가 1년 전에 비해 전년과 유사하게 어느 정도 개선된 것으로 체감(73.4점 → 72.8점)하고는 있었다. 72.8점은 7점 척도 중 상위 2등급(83.4점, 대체로 개선)과 3등급(66.7점, 약간 개선) 사이에 위치한다. 하지만 수급사업자는 원 사업자의 무시와 거래단절이 두렵다는 의견을 적지 않게 내고 있어 하도급 불공정 관행이 실제 어느정도 개선이 되고 있는지는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장에서 ‘갑의 위치’는 ‘을’에게 전횡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실태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자진시정을 요구하는 한편 현장조사를 거쳐 엄정 조치할 계획으로 있지만 의도처럼 제대로 시정이 될지는 미지수라는 반론이 많다. 스카이데일리가 공정위의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하도급 관행 뿌리뽑기가 어려운 상황을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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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의 횡포’는 하도급 거래에서 여전히 관행화 된 채 만연하는 것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결과 밝혀졌다. 공정위는 이를 뿌리 뽑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그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있다. 사진은 정치권에서 ‘갑의 횡포’를 막기 위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오는 11월 29일 ‘3배 손해배상제’ 원칙 강행
‘갑의 횡포’의 상징처럼 된 ‘하도급 불공정 행위’와 관련해 오는 11월 29일에 하도급법 개정에 따라 시행되는 ‘3배 손해배상제’ 및 ‘중소기업 협동조합의 납품단가 조정협의제’ 시행이 예정대로 추진될 예정이다.
또 이들 새 제도에 ‘을’의 위치에 있는 수급 사업자의 이용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3배 손해배상 소송 시 중소기업들이 증거를 용이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공정위가 조사자료 활용을 제공하는 등 다각적인 지원활동까지 전개한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노대래)는 13일 지난 2011년 7월부터 12월까지 조사·분석한 ‘하도급 거래 서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하도급 대책과 관련해 이 같은 추진계획을 재확인했다.
▲ 제315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이 재석 225, 찬성 171로 통과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날 공정위는 “새 제도의 차질 없는 시행과 더불어 지난 6월 13일 발표한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위한 부당 단가인하 근절대책’ 또한 차질없이 추진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특히 공정위는 ‘구두발주 관행’이 불공정 하도급 거래의 출발점이 된다고 보고 이를 근절하기 위해 상습적인 ‘서면 미발급 혐의 사업자’를 선별, 금년 하반기에 곧바로 직권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과징금 부과 및 형사고발 등을 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올해 안 해 소방시설 공사업 제정과 디자인업 세분화를 비롯해 광고업, 자동차업, 조선업, 조선 제조 임가공업 및 엔지니어링업을 개정해 표준 계약서의 현실 부합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앞서 어제(13일) 공포돼 하도급법에 부당특약 금지규정이 마련됨에 따라 부당특약을 제재할 수 있는 근거가 확보되자 공정위는 향후 관련 실태조사를 강화하고 엄중 조치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현금성 결제비율 개선 불구 불공정 관행 여전
이 같은 공정위의 초치들은 제조·용역·건설업종 등에서 원사업자 2000곳 수급사업자 5만8000곳 등 6만여개 업체를 대상으로 ▲하도급 공정거래 실태 ▲원·수급 사업자 간 동반성장 추진 실태 ▲수급 사업자의 체감도 등을 조사한 결과에 따라 이뤄지게 됐다.
▲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조사결과 제조업의 현금 결제비율은 2009년 하반기 38.6%에서 2010년 하반기에는 40.7%로 증가하고 2011년 하반기는 56.7%로 또다시 크게 증가해 주목됐다.
현금성 결제비율의 경우는 같은 기간 ‘91.7% → 92.2% → 92.6%’ 등으로 소폭 개선됐다. 반면 법정지급기일 초과업체 비율은 ‘9.8% → 8.4% → 6.1%’ 등으로 줄었고, 장기어음 지급업체 비율은 ‘23.6% → 21.5% → 12.6%’ 등으로 역시 감소했다.
결제조건 이외에 구두발주 및 부당 단가인하 등에서는 불공정 관행이 아직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부당특약 방지 등 하도급 공정거래 인프라 조성도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스카이데일리
주요 법 위반 혐의 비율을 보면 서면 미발급 6.7%, 부당 발주취소 6.8%, 대금조정 협의의무 불이행 6.4%, 건설업종 부당 감액 22.8% 등이다.
이는 하도급 공정거래 인프라가 전반적으로 확충되고 있지만 개선의 여지가 많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원 사업자의 ‘4대 가이드라인’ 도입실태 개선
인프라 중 ‘기술자료 예치제’에 대한 인지도 및 원 사업자의 ‘4대 가이드라인’ 도입실태는 전년도에 비해 좋아졌지만 수급 사업자의 ‘납품단가 조정협의 의무제 인지도’가 소폭 하락해 개선의 여지가 여전했다.
▲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스카이데일리
기술자료 예치제 인지도(제조업)는 지난 2011년 21.8%에서 지난해 32.3%로, 4대 가이드라인 도입실태는 40.6%에서 44.3%로 각각 올라지만 납품단가 조정협의 의무제 인지도(제조업)는 같은 기간 50.6%에서 49.7%로 소폭 줄어들었다.
표준 하도급 계약서는 원 사업자의 58.6%가, 수급사업자는 68.3%가 각각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원사업자 무시·거래단절 우려 ‘을의 입장’ 여전
하도급 대금 지급과 관련, 전체 원 사업자 답변 결과에 따르면 현금 결제비율은 57.7%, 현금성 결제비율은 92.5%, 어음 결제비율은 5.6% 등으로 각각 조사됐다.
▲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스카이데일리
이는 현금 및 어음 대체 결제수단을 이용한 결제비율로 어음 및 기타 대물변제는 제외된 수치다.
제조업종의 원사업자 답변 결과에 따르면 현금이나 현금성 결제비율 모두 2009년 하반기 하도급거래를 저점으로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법정 지급기일(목적물 수령일로부터 60일) 초과업체 비율, 장기어음(60일 초과) 지급업체 비율 등 대금 지급기일도 동일한 추세를 시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긍정적인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스카이데일리
또 단가인하를 실시한 원 사업자 비율은 21.0%, 단가인하를 경험한 수급 사업자 비율은 9.3%로 각각 조사됐다.
단가인하 요인으로 원 사업자가 ‘생산성 향상·원가 절감’(34.5%)과 ‘구매물량 증가’(21.4%)를, 수급 사업자는 ‘제품가격 인하경쟁’(42.6%)을 각각 많이 들었다.
단가인하 방법으로 수급 사업자는 상호 합의해 결정(85.5%), 일방적 인하(5.7%), 일정금액 할당 후 인하(5.0%) 순으로 답했다.
납품단가 조정과 관련해 수급 사업자의 29.2%가 2011년에 원재료 가격이 인상됐다고 응답했으며, 이중 48.5%가 원 사업자에게 하도급 대금의 인상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요청한 수급 사업자 중 97.3%가 대금인상 요청분의 일부라도 반영 받았다고 했다.
▲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스카이데일리
수급 사업자가 대금인상을 요청하지 않는 사유에는 원재료 가격 상승폭이 미미(51.3%)해서라는 답변이 많았으나 원 사업자로부터 무시되거나 거래단절 등이 우려돼 포기한 사례가 18.1%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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