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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방정식(方程式)’, 우리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바이든 호(號)의 노선 불투명, 미국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 만만찮아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0-11-18 10:43:50

▲ 김상철 G&C Factory 대표
 예상했던 대로 팬데믹이 글로벌 정치 지형을 점진적으로 바꾸고 있다. 가장 먼저 정권이 교체된 국가가 일본이다. 최장수 총리 아베의 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의 시대를 열었다. 표면상 건강 문제라고 하지만 코로나가 결정적인 원인 제공을 한 것으로 보인다. 스가가 아베의 노선을 계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평적 이동에 불과하지만 크고 작은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이어 세계 최강국인 미국에서도 큰 변화가 생겨났다. 무소불위의 힘을 휘두르던 트럼프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정권의 색깔과 방향이 완전히 달라질 조짐이다. 미국 내에서는 양 진영으로 나누어져 봉합이라는 큰 숙제를 안고 있지만, 미국 바깥 세계에서는 바이든 시대가 몰고 올 파장에 대해 분주하게 주판알을 굴리기 시작했다. 지난 4년간 트럼프의 방식에 익숙해진 국가들의 처지에서 보면 훨씬 복잡해진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난관에 부딪히고 있는 셈이다. 단순하게 유불리를 판단하기 어려운 다양한 변수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벌써 설왕설래와 입방아가 점입가경이다. 섣부른 판단들이 무차별하게 난무한다. 특히 미국의 전통적 동맹국들에서 이런 기류가 더 심하다. 반면 중국, 러시아, 북한 등 미국과 대척점에 서 있는 국가들일수록 오히려 침묵으로 일관한다. 향후 바이든 캠프에서 정리돼 나올 내용을 보고 대응책을 마련해도 늦지 않다는 계산이다. 각국 정상들이 바이든 당선자와 앞다투어 전화 통화를 하면서 각자 유리한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우리 정부도 이에 동승하는 분위기다.
 
바이든 정부 출범 후 조속히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는 의례적 발표까지 나오고 있는 판이다. 한술 더 떠 경제 수장은 우리 경제에 득이 될 것이라고 애써 강조한다. 미국 신(新)정부의 경제 기조가 한국판 뉴딜에도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라고 김칫국을 마신다. 현재 돌아가고 있는 전반적인 금융시장의 분위기도 크게 나쁘지 않다. 그러나 속단은 금물이고, 이럴수록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현 정부 인사들이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내뱉고 있지만, 시장 상황은 정확하게 정반대로 나빠지고 있는 것이 다반사다.
 
바이든 정부의 향후 행보를 읽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바이든 당선자가 오바마 정권 시절 8년간 부통령이라는 2인자 자리에 있었다는 점을 전제로 접근해 보는 방법이다. 오바마 시절의 대외 정책은 거의 실패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전반기에는 미국발(發) 금융위기 이후 발등에 떨어진 미국 경제의 회복에 거의 전력을 쏟았다. 집권 2기에 다소 여유를 찾으면서 대외 문제에 눈을 돌리긴 했지만, 성과 측면에서 보면 미흡했다. 중국의 부상을 저지하고자 아시아로의 회귀를 선언하면서 ‘피벗 투 아시아(Pivot to Asia)’전략을 추진하기는 했지만 그다지 강력하지 못했다. 특히 그가 추진한 전략적 인내는 중국과 북한의 위상을 더 높여주는 결과로 나타났다.
 
문제는 바이든이 과연 오바마의 노선을 계승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답습하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추가 더 실리고 있기는 하다. 두 개의 측면에서 그렇다. 하나는 2인자가 아닌 1인자가 되었고, 바이든의 정치적 성향에서 기인한다. 또 하나는 중국이나 북한의 위협이 과거와는 현저하게 달라졌다는 점이다.
 
미국과 중국 틈새에서 교묘하게 줄타기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판세가 될 듯
 
둘째는 민주당의 정치 이념과 관련한 정체성에서 접근해 보는 방법이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은 공화당과 정반대의 노선을 견지한다. 기업보다는 노동 친화적이며, 감세보다는 증세에, 자유무역보다는 보호무역을 기치로 내건다. 삶의 질, 환경과 인권 등 좌파 진보적 가치를 중시하는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자연스럽게 정부 지출이 증가하고, 국가 채무는 더 늘어나게 된다. 경험적으로 보더라도 공화당보다 민주당 정권이 집권하면 미국 경제가 후퇴한다.
 
오바마 시절에 소득 양극화 심화, 제조업 후퇴, 실업률 증가 등이 심화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결과적으로 공화당 트럼프의 당선으로 연결되었으며, 역설적으로 보면 트럼프의 정책이 미국 경제에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 일시적으로 입증되기도 했다. 최소한 코로나 이전에는 그랬다. 공교롭게도 바이든이 물려받을 미국 경제의 현상도 오바마 취임 때와 꽤 흡사하다. 팬데믹으로 만신창이가 된 미국 경제에서 벗어나야 하는 큰 짐을 지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도전과 갈라진 동맹의 틈을 메워야 하는 이중고까지 첩첩산중이다.
 
셋째로 짚어보아야 할 것은 이런 전제하에서 출발하는 바이든 호(號)가 과연 다수의 예상대로 움직일 것인가 하는 점이다. 미국을 둘러싸고 있는 제반 환경이 그리 녹록치가 않다는 점에서 바이든의 선택에 귀추가 주목된다. 트럼프와 달리 독선적이기보다는 참모 혹은 당과의 조율 속에서 조직적인 행보를 할 것이라는데 초점이 모인다. 이 경우 자칫 미약한 오바마 시대로 되돌아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감지된다.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는 트럼프와 같은 인물이 필요하다는 푸념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바이든의 정치 역정을 보면 그가 결코 만만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라는 점이 감지된다. 약한 대통령이 되면 상대가 얕잡아볼 것이고, 강한 대통령이 되면 진검 승부가 펼쳐질 것이다. 중국이나 북한, 러시아 등 반대 진영들은 미국보다 훨씬 더 교활하고 능란하다. 그들은 미국을 다루는 법을 익히 터득하고 있기도 하다. 미국의 힘이 강력하거나 압박이 정교하지 않으면 피해 나갈 수 있는 수(手)를 다양하게 구사할 수 있는 경험과 지략을 갖추고 있다.
 
이렇듯 우리가 짚어보아야 할 바이든 방정식은 간단하지가 않다. 전체적 구도를 보면 트럼프 시대보다 우리에게 유리한 국면이 절대 아니다. 미국 경제회복을 위해 보호무역으로 시장을 틀어막으면 미국 시장 진입 공간이 좁아진다. 재정 지출을 확대하거나 금리를 인하하면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서 우리 수출에 불리한 영향이 나타난다. 중국에 대한 압력이 거칠어지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수출이 어려워진다. 미·중 충돌이 악화할수록 바이든 정부의 동맹 챙기기는 더 강화될 것이다. 미국은 동맹에게 어느 편에 설 것인지를 강요할 것이 분명하다.
 
중국은 미국 동맹의 가장 약한 고리인 한국 건드리기에 더 피치를 올릴 것이다. 중국에 등을 돌리면 어떤 피해가 돌아갈 것인지를 주변국에 경고하기 위해서 한국을 희생양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돌연 시진핑 주석의 한국 방문 가능성을 띄우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가 않다. 바이든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한국의 셈법이 더 딜레마에 빠질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원칙과 명분을 중시하는 바이든 호와 경제적 이익을 빌미로 옥죄는 시진핑 정부의 사이에서의 줄타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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