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살겠다’ 하면서 해외 카드사용 ‘펑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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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13-08-31 00:02:06

▲신용카드가 도입되기 시작할 무렵 우리나라 국민들은 ‘카드사용=빚’이라고 생각하고 사용을 주저했다. 실제로 카드 사용액은 ‘일시적인 빚’이 맞지만 한 달 안에 갚는 ‘신용’이란 이란 표현이 지금은 더 정확하다. 카드로 돌려막기를 하는 등의 실제 빚이 아닌 이상 카드는 다가올 결제일을 미리 알고 먼저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굳이 현금다발을 갖고 다니지 않아도 재화나 서비스의 거래가 가능토록 한 것은 자본주의 시장 활성화에 매우 중요한 기폭제로 작용했다. 물물교환 시절에서 화폐로 넘어간 신용의 혁명처럼 카드는 화폐에서 다시 플라스틱 하나로 상호 믿고 거래하는 ‘제2의 신용혁명’을 만들어 냈다. ▲하지만 카드도입 초기 적지 않은 사람들이 결제능력을 감안하지 않고 충동구매나 즉흥소비 등으로 수입 이상을 사용해 많은 부작용을 야기했다. 심지어 카드를 사용하면 속칭 ‘집안이 거덜 난다’는 표현까지 거침없이 나올 정도가 됐었다. 그 과도기를 지난 지금은 카드의 전성시대가 됐다. 주머니에 소위 종이화폐를 몇백만원씩 갖고 다니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수입만 예상된다면(결제능력) 카드 하나로 하루 수백만원의 지출이 가능하다. 특히 법인들은 접대시 굳이 ‘현금 뭉치’를 갖고 다니는 불편함이 사라졌다. 예전에는 유흥주점 등에서 고액 접대시 많은 돈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불현함이 많았다. ▲카드는 또 돈의 투명한 흐름에 크게 일조하고 있다. 사용처가 명확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국고 수입의 기반이 되는 세원이 맑아지고 세수수입이 늘어나는 기반이 됐다. 카드 사용이 많아지면 잦은 화폐발행 비용도 절감할 수 있는 이점까지 있다. 이처럼 카드는 이제 현대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자 ‘자본주의의 총아’로 부상했다. 카드 사용은 특히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음껏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환전을 많이 할 필요를 없게 만들었다. 비자카드는 전 세계 많은 나라에서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국제 공동신용(화폐)’과 다르지 않게 됐다. 재화와 서비스 거래를 보다 용이하게 하면 할수록 시장이 더 활발해지고 커진다는 점에서 보면 카드는 매우 유익한 수단임이 분명하다. ▲지난 2/4분기 중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에서 쓴 카드사용 실적이 25억2500만달러(약 2조8000억원)로 분기 중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전 분기에 비해서는 1.6% 증가했고 전년 같은 분기에 비해서는 10.9%나 늘어난 수치다. 불경기 속에 해외에서 쓴 사용금액이 최고라는 것에 국민들은 너나없이 의아해 한다. 평소 못살겠다고 아우성치면서 정작 해외카드 사용실적이 최고를 기록한 것은 궁금한 대목이다. 가계수입이 정체이거나 줄고 있는 마당에 해외에서 카드 사용량을 늘렸다면 분명 문제가 있는 소비지출이다. 내국인 출국자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카드 사용 비중이 실제로 증가했다. 우리 국민들의 카드 씀씀이는 국내든 해외든 과도한 부분이 분명히 있다. 2분기 중 국민들의 1인당 해외카드 사용액은 436달러에 달했지만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이 국내에서 쓴 카드 1인당 사용금액은 378달러로 많이 적었다. 우리 국민들은 아직도 해외만 나가면 ‘뒷일은 모르겠다’는 식으로 쓰고 보는 행태에 여전하다. 국내 카드 사용시에는 절제를 하면서 유독 외국만 나가면 마구 꺼내는 잘못된 카드사용 심리가 걱정이다. ‘외상은 황소도 잡아먹는다’는 한물 간 속담패를 ‘레드카드’로 다시 꺼내들고 경고를 해야 할 듯 싶다.

▲ 내국인 출국자 수가 줄어들면서 해외 여행지급 총액도 감소했으나 카드의 사용비중(2013.1/4분기 중 47.9% → 2013.2/4분기 중 51.0%)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카드의 해외사용 금액이 증가했다.

▲ 올해 2/4분기 중 현금 및 카드 사용 등을 통한 해외 여행지급 총액(국제수지통계)은 49억6000만달러로 전 분기 51억9000만달러 보다 감소했다. 최근 3년간 분기별 여행지급 총액 추이를 보면 소폭의 변동은 있었지만 증감률이 크지는 않았다. 반면 카드 사용금액 비중은 상대적으로 커졌다.

▲ 2/4분기 중 국내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금액은 25억2500만달러로 전분기 24억8400만달러에 비해 1.6% 증가했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다. 직전 최고치는 2012년 4/4분기 중 기록이었던 25억2000만달러였다. 2분기 중 1인당 사용금액은 436달러를 보였다.

▲ 2분기 기간 동안 해외 사용금액을 카드별로 보면 신용카드(전분기 대비 +3.9%)와 체크카드(+1.0%)는 증가한 반면 직불카드(-10.2%)는 감소했다. 카드 종류별 해외 사용비중은 신용카드 70.2%, 직불카드 10.6%, 체크카드 19.2% 등의 순을 나타냈다.

▲ 외국인 등 비거주자의 카드 국내 사용금액은 12억달러로 전분기 11억2000만달러 대비 7.5% 증가했다. 이는 외국인 입국자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카드 국내 사용이 증가한 데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2분기 중 외국인 입국자수는 295만명으로 전분기 258만명에 비해 14.4%나 증가했다. 이들의 1인당 사용금액은 378달러로 집계됐다.

▲ 자료:한국은행

▲ 도표: ⓒ스카이데일리 최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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