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자는 돈 벌기위해 빵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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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자는 돈 벌기위해 빵을 만든다

문용균 기자페이지 + 입력 2020-12-04 00:02:00

김현미 국토교통부(국토부) 장관은 최근 아파트 공급을 당장할 수 없다는 입장을 빗대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중들은 그를 ‘빵 장관’, ‘빵투와네트’라 부른다. 조롱은 부동산 정책이 시장을 무시한 채 산으로 가면서 국토부 장관에 대한 불신이 빚은 결과다.

이에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현미 장관의 발언에 대해 “김 장관은 아파트는 빵과 다르기 때문에 더 정부 정책이 체계적이어야 하고, 국민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줄곧 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윤 의원은 “아파트가 빵이 아니라도 시장원리는 비슷하게 작동한다”며 “오전에 빵집에 사람이 몰려 빵 값이 오른다면 그 원인을 없애야 한다. 그 빵집에 오후에도 맛있는 빵이 있다면 아침부터 빵집에서 아우성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윤 의원은 “각자 좋아하는 빵이 다른데 신도시에 빵집 많으니 안심하라고 우기지 말고 풀빵 기계로 찍어낸 레트로빵을 들이밀며 ‘어른과 어울려 먹는 재미’를 강요하지도 말라”고 했다. 또 “가장 미욱한 것이 갖고 있는 빵을 다 내놓으라고 빵세금을 높이 물리는 것이다”며 “이런 대책으로 사람들은 앞으로 빵이 더 귀해지겠구나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 그 자체인 경제, 그 것을 관통하는 시장논리를 이해한다면 윤 의원의 말을 정치논리에 점철된 부동산 정책을 쏟아내는 정부 측 입장보다 더 공감할 수밖에 없다.

한비자의 말처럼 관을 짜는 사람이 악해서 사람들이 일찍 죽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애덤 스미스의 설명대로 제빵업자가 이타적이어서 맛있는 빵을 만드는 게 아니다. 그들은 자신이 돈을 벌기 위해 움직일 뿐이다. 선과 악이 없다.

경제는 경제법칙에 의해 움직인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어긋나면 가격이 움직이고 시장에 돈을 많이 풀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경제가 문제다’라는 말이 그냥 나오는 게 아니다. 정치의 최종 목표는 국리민복(國利民福), 부국강병(富國强兵)이 아닌가. 경제법칙에 충실해야 한다.

경제 원리를 무시하면 반드시 위기가 찾아온다. 시장의 법칙을 거스르면 반드시 시장의 철저한 보복이 뒤따른다. 2017년 5월 이후 수없이 쏟아낸 부동산 대책이 이제는 집주인과 세입자, 은퇴자 모두에게 크나큰 고통을 안기고 있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김 장관은 빵을 아파트에 비유했고 대중들의 조롱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빵이 싫어질 만도 하다. 그러나 결코 빵이 주는 교훈은 잊지 않아야 한다. 집에서 가족을 먹이기 위해 빵을 만들지 않는 한 빵을 만드는 이유는 남에게 팔아 돈을 벌기 위함이다. 더 맛있는 빵을 만들려 노력하는 것도 더 많은 돈을 벌어 행복하게 살기 위함이다. 경제는 정부의 통제가 아니라 경제법칙에 의해 움직인다.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문용균 ykm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