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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파기 공사중인 내곡동 부지
이명박 대통령이 내곡동 사저 입주계획을 백지화하고 강남 논현동 자택으로 돌아가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내곡동 사저 구입과 관련한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17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국회의장, 대법원장 등 5부 요인 및 여·야 대표 오찬간담회에서 내곡동 사저 입주 계획 백지화를 밝혔다고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홍 대표는 이날 오찬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문제의 내곡동 사저부지를 국고에 귀속시키기로 했다”며 “이 부지에 대한 활용방안을 포함한 후속 절차는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이 같은 결정에도 불구하고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부동산 불법거래 및 편법증여 등의 개인비리 문제로 의혹을 확산시키고 있어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시가 80억원 S식당 부지 54억원에 헐값매각 의혹
17일 이용섭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시형씨와 대통령 실에서 매입한 부지는 80억원짜리임에도 불구하고 부지에 위치한 한정식집 S식당의 소유주는 올해 계속영업을 하려다 이 부지를 54억원이라는 헐값에 매각했다.
서울시는 지난 2003년부터 전통음식문화를 대표하는 한식당으로 ‘서울의 자랑스러운 음식점’을 지정, 홍보하고 있으며 2009년부터는 서울시 통합인증제로 엄격한 기준에서 188개소를 지정, 관리하고 있다.
내곡동 사저부지 내 S한정식집은 올해 서울시 자랑스러운 한국음식점으로 지정돼 영업을 계속할 의사가 있었지만 갑작스럽게 S한정식집 소유주는 80억원을 호가하는 부지 터를 지난 5월 13일 시형씨와 대통령실에 매각했다.
▲ 부동산 홈페이지의 매매가격
이 의원은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에 의하면 내곡동 주변 시세가 대지의 경우 3.3㎡당 1000만원에서 2000만원 수준이며, 밭의 경우 3.3㎡당 100만원에서 800만원 수준으로 전체 9필지를 54억에 매입한 것은 비상식적인 저가 거래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청와대는 계속 영업할 의사가 있던 S한정식집 소유주에게 부지를 매각하도록 어떻게 설득했는지, 그리고 저가로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어떤 특혜를 제공했는지 밝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부동산중개업소 홈페이지에는 내곡동 사저부지에 대해 “서울에서 볼 수 없는 넓은 대지와 정원과 뒷산이 바로 연결되어 있어서 자연과 하나된 집, 맑은 공기를 느낄 수 있는 자연환경, 강남까지 20분이면 갈 수 있는 편리한 교통환경, 내곡IC와 양재IC 5분거리, 바로 옆에 집들이 없어서 사생활 침해가 전혀 없고 보안도 유지할 수 있는 곳 등”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 팀장 관련 의혹도 제기
이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신축에 서울시정개발연구원 팀장이 관계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도 있다.
이용섭 의원은 “내곡동 대통령 사저부지 중 20-30번지 등기부등본을 살펴보면 지난 1968년 8월 최모씨와 문모씨가 2분의 1씩을 공유하고 있고, 1978년 5월 문모씨 지분은 자녀들이 상속해갔다”고 밝혔다.
2004년 12월 박모씨는 문모씨 자녀들에게 지분을 매입했고, 2005년 1월 박씨는 최씨에게 지분을 매입(20-30번지 지분 완전 매입)했다.
이어 지난해 1월 박씨는 유모씨에게 20-30번지 지분을 증여했으며 시형씨와 청와대가 구입한 내곡동 20-30번지의 등기부등본에는 2010년 1월 박씨가 유씨에게 토지를 증여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의원은 “박씨는 현재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유씨는 내곡동 사저 부지를 시형씨와 대통령실에 매각했던 원소유자로 박씨와 유씨는 특수관계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 부동산등기부등본 매매현황
이 의원은 “청와대가 매입한 내곡동 대통령 사저부지의 비상식적인 계약도 이해가 안되지만 매입한 일부 부지의 원소유자가 서울시 산하 연구기관 근무자여서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청와대는 연일 터져 나오는 의혹들에 대해 동문서답하지 말고 하루빨리 사건의 전말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 현장 답사 후 편법증여·불벌행위 진상조사 밝혀
참여연대는 17일 “이명박 대통령이 사저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편법증여, 불법행위에 대해 철저히 진상이 파악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장정욱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선임간사는 이날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 대통령이 공적인 일과 사적인 문제를 구별하지 않아 사저논란이 벌어진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또 “공사구분과는 상관없이 법적인 문제가 걸려있고 편법증여 등 불법적인 범법행위가 드러나지 않았느냐”며 “이는 시민단체 차원에서라도 철저히 밝혀야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도 서울시 서초구 내곡동 사저를 이날 현장 방문 후 진상조사를 벌인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저 매입 논란은 법적인 문제”라며 같은 주장을 펼쳤다.
홍준표 대표, “당 요청에 대통령 수용, 국민에 죄송” 입장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이 대통령의 백지화 결정과 관련, “이번 일은 당의 판단을 청와대에서 즉각 수용한 것으로 더 이상 내곡동 사저 문제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어 “청와대에서 경호처 예산 70억원을 요청했을 때 좀 부적절하고 과하다는 생각을 처음부터 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대통령 사저 문제이고 해서 말하기가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해 말하지 않았다”고 한나라당에는 책임이 없다는 식의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또 “결국 시비과정에서 40억원으로 축소된 것”이라며 “아울러 경호동 부지 대폭 축소 요구에도 여러 문제점이 제기되는 것을 보고 내곡동 사저 이전 자체가 국민정서에 반한다는 생각을 해 재검토 통보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내곡동 사저 신축 추진에 이 대통령은 개입을 하지 않고 아들 시형씨와 경호처 간에 이뤄진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장남 시형씨 명의로 사들인 대통령 사저논란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대통령실장을 중심으로 빠른 시간 내에 전면 재검토 해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후 박희태 국회의장, 양승태 대법원장, 이강국 헌법재판소장, 김황식 국무총리, 김능환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5부 요인이 참석한 가운데 이어진 오찬회동 자리에서 내곡동 입주 백지화 입장을 전격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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