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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의 아트&컬처
가장 넓지만 가장 좁은 집, ‘집 속의 집’
올해 제41회 맞은 서울무용제 최우수상 수상
에너지 넘치는 군무, 흡입력 있는 음악 압권
사는 집과 마음 속 집 연결…‘행복 공간’으로
이주영 필진페이지 + 입력 2020-12-24 11:30:03
 
▲이주영 세종시문화재단 이사・문학박사
대한민국 대표 무용 축제인 서울무용제. 한국무용협회 주최로 올해 41회째를 맞았다. 무용제 프로그램 중 단연 관심을 끄는 것은 경연부문이다. 서류 및 영상 심사, 안무자 인터뷰 심사를 모두 통과한 팀이 참여한다. 올해 인터뷰 심사를 2차 심사에 도입한 것은 최종 선정 팀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통상 8팀이 4조로 나눠 하루에 2팀씩 공연한다. 올해는 한 팀의 급작스런 사정으로 인해 총 7팀이 열띤 경연을 펼쳤다. 이 중 최우수상 수상작 ‘집 속의 집’(2020년 11월 15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은 에너지 넘치는 강렬한 군무와 흡입력 있는 음악, 집에 대한 철학성을 무용미학으로 담아내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가장 넓지만 가장 좁은 집, 나만의 집을 찾아가는 탐색의 여정을 독창적 시각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 2020년 서울무용제 최우수상 수상작 ‘집 속의 집’ 공연 장면. [사진=필자제공]
 
무대 막 앞에 남자 무용수가 등장하다. 객석을 바라본 후 퇴장한다. 재등장 후 두리번거린다. 뭔가를 찾는 듯하다. 무대 막이 오르면 집 속의 집 풍경을 느낄 수 있는 세트가 보인다. 여자무용수들이 그 안에 들어가 있다. 경계를 탐색하는 듯하다. 군무의 움직임이 시선을 끌기 시작하고, 심장 박동수를 서서히 끌어올린다. 8개 집 모양의 구조물에서 무용수들이 나온다. 갑자기 몸을 긁는 등 극적인 반응을 보인다. 거친 파열음이다. 얼음 같기도 하고 때론 화산 같은 매력이 연신 뿜어져 나온다. 중독성 있는 음악 비트는 움직임에 숨과 쉼을 주기도 하고, 움직임을 한없이 공간 속으로 밀어 넣기도 한다. 장단과 리듬을 적절하게 균형 잡으며 공간을 창출하는 모습이 인상 깊다.
 
▲ 2020년 서울무용제 최우수상 수상작 ‘집 속의 집’ 공연 장면. [사진=필자제공]
 
무대 후방에서 허리를 숙인다. 흔든다. 격렬한 군무 후 상의를 벗어 던진다. 태초의 자연을 연상케 하는 음악은 객석의 공감대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무대 중앙의 안무자 서연수를 필두로 하나 되는 움직임이 연신 이어진다. 음악은 더욱 더 극적으로 치닫는다. 무대 후방부터 앞으로 나오며 격렬함과 여운을 동시에 남기며 마무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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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서도호 작가의 작품에 모티브를 두고 출발했다. 작가가 뉴욕 생활에서 이방인으로 가지는 향수(鄕愁). 그 향수를 안무자만의 시선으로 증폭시켜 자신만의 집을 탄생시킨다. 특히 집의 형태성(House)을 내면성(Home)으로 연결시킨 것은 현대춤에서 요구되는 지점을 정확하게 포착하고 담아낸 용기 있는 시도다. 이를 풀어내기 위해 집이란 공간에 착안해 공간과 심리를 새롭게 연결시켜 작업한 것이다. 무브먼트 질감을 높여 무대 공간 속에 용해시킴으로써 공간의 파동은 박동수를 높이고, 영혼마저 고도를 높이게 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마음 속 각자의 집을 짓고 싶어 한다. 하지만 현실과 이상은 다를 수 있다. 현재의 집과 마음 속의 집. 이 거리를 좁히고자 안무자는 물리적 공간을 넘어 공간의 기억을 통해 집을 무대에서 새롭게 지은 것이다.
 
▲ 2020년 서울무용제 최우수상 수상작 ‘집 속의 집’ 공연 장면. [사진=필자제공]
 
집은 공간이다. 그 공간은 낯섦과 익숙함이 때때로 교차된다. 낯설음을 익숙하게 하는 것은 나만의 공간일 때 가능하다. 우리네 삶 또한 마찬가지다. 삶의 여정을 닮고 담은 이 작품은 그래서 의미 있다. 꿈꾸는 자를 위한 또 하나의 집을 선물했기 때문이다. 원하는 공간, 나만의 집을 그리고 짓기 위해서는 갈등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심리 변화, 단계별로 변화하는 심리를 공간 심리학 관점에서 화두를 던진 것은 무용의 공간성을 심리적 기제를 동원해 영리하게 이끌어간 것으로 볼 수 있다. 인간이 갈망하는 심리 변화를 직면, 갈등, 변화, 적응이라는 단계를 통해 작품에서 보여줬다.
 
누구나 꿈꾸는 나만의 공간은 가장 나다운 옷을 입을 때 가능하다. ‘집 속의 집’은 그 공간을 채색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가장 넓지만 가장 좁은 집을 향한 행복한 공간 줄다리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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