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 한 달… 무엇을 남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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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재개 한 달… 무엇을 남겼나

한원석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6-03 00:02:50

지난달 3일 공매도가 재개된 이후 한 달이 지났다. 당초 동학개미들을 중심으로 공매도 재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지금까지만 놓고 보면 이러한 우려가 무색하다.

공매도 재개 첫날 유가증권 시장은 전 거래일 대비 20.66p 하락한 3127.20으로 장을 마감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1주일이 지난 10일 코스피는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3249.30을 기록했다. 이후 한 달 가까이 지난 이달 2일 3224.23으로 장을 마쳤다. 오히려 100포인트 가까이 오른 것이다.

코스닥시장도 공매도 재개 첫날 전일 대비 21.64p 떨어진 961.81로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한 달이 지난 2일 981.10으로 오히려 20포인트 오른 상태다.

당초 우려와 달리 공매도 재개의 여파가 그리 크지 않게 느껴졌던 이유는 무얼까. 먼저 시장에 미칠 충격을 고려해 시가총액이 큰 코스피200 및 코스닥150 구성 종목을 대상으로만 부분적인 공매도가 재개된 점을 들 수 있다.

실제로 공매도가 시작된 지난달 3일부터 31일까지 공매도 거래액 상위종목은 삼성전자, LG화학, 셀트리온, 현대차 등의 대형주들이 차지했다.

대형 종목만 풀려서라는 일각의 반론도 있지만 공매도의 효과도 제한적이었다. 공매도 1위인 삼성전자에는 6494억원이 몰렸지만 주가는 이 기간 중 고작 1.2% 떨어지는데 그쳤다. 오히려 두 번째로 많은 4226억원의 공매도가 집중된 HMM 주가는 22%나 올라 대표 급등주로 꼽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 거래대금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4개는 주가가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78% 오르고, 코스닥은 0.17% 하락했다.

다음으로는 강화된 처벌이다. 지난해 말 개정된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불법공매도에 대해선 공매도 주문금액 범위 내, 공매도 이후 유상증자 참여는 최대 5억원 또는 부당이득액의 1.5배 이하의 과징금을 규정하고 있다. 이 밖에도 직전 가격 이하로 공매도 호가 제출을 금지하는 ‘업틱룰’이 강화된 점과 뉴욕 등 글로벌 증시 호조의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특히 개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이 아직 ‘솜방망이 처벌’에 불과하단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불법 공매도에 20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달러(약 55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미국이나 벌금 상한선이 없는 영국 등을 참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외국인과 기관에 대해서도 공매도를 무기한으로 끌고 가지 못하도록 개인처럼 공매도 의무 상환 기간을 적용해야 한다거나 담보비율을 개인과 비슷하게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금융당국은 국내외 증권사를 상대로 공매도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런 보여주기 식 점검보다 개미투자자들의 지탄을 받는 공매도 시장의 ‘기울어진 운동장’이 바로 잡히기를 바랄 것이다.

세계 10위권인 한국의 경제적 위상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공매도 금지를 무작정 유지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공매도에 대한 제도적 보완에 나서는 것은 할 수 있다. 공매도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금융당국의 고민과 노력, 구체적인 대응이 필요한 때다.

[한원석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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