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재정정책 강도·백신접종에 경기회복 좌우돼”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거시경제

해외경제포커스 보고서… “팬데믹 이후 유로지역 경기회복, 미국에 비해 느리게 진행”

한원석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7-18 16:15:16

▲ 미국과 유로지역을 비교한 결과 코로나 사태 이후 경기 회복은 재정정책 강도와 백신접종 속도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코로나 사태의 일선에서 싸운 필수 근로자들이 코로나로부터의 회복을 알리는 색종이 테이프 행렬에 참여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미국과 EU 사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경기 회복에 격차가 나는 원인은 재정정책 규모와 백신접종 속도에 좌우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18일 한국은행(한은)이 펴낸 해외경제포커스에 실린 '팬데믹 이후 유로지역과 미국의 경기회복 격차 발생 원인 및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로지역과 미국에서 코로나가 확산되기 시작한 시기(2020년 3~4월중)가 비슷하고, 정책대응 시점과 방향도 유사했으나 두 경제의 실물경기 위축 정도와 회복 양상은 서로 다르게 나타났다. 이후 미국은 꾸준한 회복 흐름이 이어진 반면 유로지역은 부진이 지속됐다.

두 지역 간 경기회복 격차의 요인으로 보고서는 먼저 재정정책의 규모 차이를 들었다. 지난해 유로지역 주요국의 GDP 대비 재정부양책 규모는 4.1~11.0%로 미국(16.7%)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이는 국가별로 상이한 재정상황, 세부내용에 대한 이견 등으로 유로지역 차원의 신속한 정책대응이 제약된 데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백신공급 지연으로 유로지역 접종률이 미국보다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는 점을 들었다. EU집행위가 충분한 양의 백신을 확보했으나 올해 1분기 중 실제 백신 공급량은 예상수준을 크게 밑돌았다. 이는 백신도입 초기 미국에 비해 백신승인이 늦고 접종의향이 낮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원인으로 유로지역의 대외의존적 산업구조가 지목됐다. EU는 수출과 여행산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전염병 확산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미국에 비해 심각했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유로지역이 더 큰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유로지역이 미국보다 강력한 코로나 확산방지 조치를 더 오래 시행하면서 경제활동 위축 정도도 컸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로 인해 코로나 확산 이후 대부분의 기간 중 유로지역 주요국 소매점포 기준 유동인구의 감소폭이 미국을 웃돌았다.

보고서는 “향후 유로지역은 백신접종 가속화, 재정정책 확대 등으로 금년 하반기부터 성장세가 확대돼 내년 1분기에 팬데믹 이전 경제성장률(GDP) 수준을 회복하고 내년 성장률이 미국보다 높을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유로지역 백신접종이 4월부터 점차 가속화되면서 서비스업 업황도 꾸준히 회복되는 모습이며 경제회복기금이 금년 하반기부터 집행돼 경기회복에 기여할 것이란 전망이다. 아울러 글로벌 수요 개선, 접종률 상승 등으로 역내 교역 및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수출 및 관광업도 점차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팬데믹은 유로지역과 미국 간 잠재 GDP 괴리도 일시 확대시킨 것으로 평가되나 향후 유로지역 경기 회복세가 빨라지면서 두 지역 간 잠재 GDP 괴리는 점차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로지역의 경제성장 확대는 우리나라 수출에도 직간접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원석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한원석 기자 wsha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