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저가 소금 ‘천일염’으로 둔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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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과 인도산, 국산 소금으로 속여 판매

김승섭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1-11-23 09:33:19

빛과 소금. 성경에도 나오는 말이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되는 기본인 소금을 원산지를 속여 판매해온 일당이 적발됐다. 무려 314톤, 이제까지 서울시민들이 믿고 먹었던 소금들이 중국산천일염을 국내산으로 믿고 먹었다는 말이다. 문제인 것은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이 같은 행위가 빈번히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23일 중국산 천일염을 원산지로 둔갑해 판매한 전문조직 일당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특별 사법경찰은 이날 조사과정에서 친인척이 공모해 조직적인 역할 분담으로 원산지를 둔갑시켜 판매한 주범은 구속, 공범 3명 등을 불구속 입건 조치했다.

또 원산지 둔갑소금 83톤과 범행에 사용할 포장지 1만1330매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적발한 조직은 김장철을 앞두고, 일본 원전 사태 이후 수요가 증가해 국내산과 수입산의 가격 차이가 2배에서 최고 4배 차이가 나는 점을 악용해 지난 2010년 10월부터 중국산과 인도산을 국산 소금으로 원산지를 속여 판매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대규모 운영, 치밀 대담한 범행수법 동원

이번에 적발된 전문 조직의 범행수법을 보면 대담하고 치밀하다.

피의자들은 원산지 둔갑행위 전력이 있는 자들로 단속에 대비하기 위해 서울 인근에 비밀작업장 4개소를 서울 동서 방향에 분산 운영하며 서울 전역 및 수도권 일대에 치밀한 범행수법을 총동원해 판매했다.

피의자들은 또 외부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배밭, 야산 밑, 농작물 경작지에 작업장을 설치해놓아 지금까지 노출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주요 둔갑방법은 중국산과 인도산을 통째로 국내산으로 바꾸거나 국내산과 중국산을 50대 50 비율로 섞어 담는 수법을 사용했고, 적발된 피의자들이 사용한 국내산 포장지는 5개 종류나 됐다.

이 가운데 소비자들이 국내산으로 믿도록 하기 위해 포장지에는 생산자를 신안군 지도읍 탄용리 A모씨로 가공인을 표시하고 연락처는 피의자 이름과 전화번호를 기재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적발된 피의자들은 이렇게 둔갑시킨 소금을 판매해 최고 4배까지 폭리를 취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천연소금 위주 둔갑, 꽃소금(가공소금)까지 영역 확대

기존의 소금 둔갑행위는 천일염을 주 대상으로 범행해 왔으나 이번 수사에서 밝힌 새로운 사실은 서민들이 조리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소포장 꽃소금(가공소금)까지도 둔갑 시켰다.

또 다른 업소에서 원가상승을 이유로 생산을 중단한 국내산 꽃소금 포장지를 구입해 원산지를 허위로 표시, 사용하는 것도 모자라 보다 많은 이익을 남기기 위해 값싼 중국산 정제염을 혼합, 중량을 늘리는 수법을 사용하는 파렴치함을 보였다.

피의자들은 외부 노출과 법망을 피하기 위해 작업장 주변에 2m 높이의 가림막을 설치하는 등 외부인 접근을 차단한 체 작업했으며, 결정적인 증거 인멸을 위해 둔갑 행위가 끝난 후 중국산 천일염 포장지를 매일 피의자 집으로 운반해 100리터 쓰레기봉투에 넣어 집 근처 주택가 쓰레기통에 버리는 치밀함을 보였다.

판매시 거래장부, 영수증을 보관하는 백화점, 대형마트 등에는 거래하지 않고 주로 식당과 서민들이 많이 찾는 식자재 판매업소, 재래시장, 소형마트, 고춧가루 판매점 등에 납품하면서 현금 거래만을 고집했다. 물론, 거래장부는 작성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윤영철 서울시 특별 사법경찰과장은 23일 스카이데일리와의 만남에서 “최근 소금 값이 급등한 틈을타 유통과정에서 원산지를 속이는 행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현재 사법경찰과에서 수사를 통해 밝혀내는 것은 한계가 있는 만큼, 시민들의 신고 등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김승섭 기자 ss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