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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은 범현대그룹 내 계열사 중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정통성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그룹으로 평가 받아왔다. 고 정 명예회장의 3남인 고 정몽헌 회장이 1998년 그룹을 물려받았다. 그러나 고 정 회장은 대북 불법자금 송금 의혹이 불거지면서 진행하던 대북사업에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2003년 8월 투신자살로 숨을 거뒀다. 그룹은 아내인 현정은 회장이 이어받았다. 경영일선에 등장한 현 회장은 우리나라 여성기업인의 대표주자로 불리며 별 탈 없이 꾸준하게 그룹을 이끌어 나갔다. 하지만 현대그룹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 닥친 2008년 이후 실적악화와 더불어 유동성 위기에 내몰렸다. 이 같은 사실은 도하 언론 매체를 통해 현대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지속 거론됐고, 투자자들 또한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해 왔다. 현대그룹은 결국 지난해 12월 22일 고강도의 자구책을 내놨다. 자구책의 골자는 금융3사 매각과 계열사 구조조정, 주요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약 3조3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한다는 내용이다. 자구책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 등을 매각해 7000억원에서 최대 1조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한다. 또 현대상선항만터미널 등 일부 사업부문을 매각해 약 2조원을 확보하고 현대상선 외자유치 추진, 현대로지스틱스 기업공개 등 자기자본 확충을 통해서도 약 32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상선 등 계열사 구조조정, 반얀트리호텔 매각 등을 통해 3400억원 이상을 마련할 계획도 세웠다. 현대그룹의 고강도 자구책은 그룹 계열사들의 유동성 위기 극복에 그치지 않고 있다. 현정은 회장은 실적 부진에 빠진 계열사들의 경영 혁신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급기야 ‘CEO 교체’라는 승부수까지 꺼내 들었다. 이러한 현대그룹의 최근 행보는 “비장하다”는 말로 표현된다는 것이 재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정은 회장의 최근 행보 중 기존과는 사뭇 다른 점이 드러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현 회장은 지난해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 계열사인 ‘현대유엔아이’를 통해 손실을 기록했음에도 배당금을 지급받았다. 현 회장은 앞서 2012년과 2011년에도 적지 않은 손실을 기록한 현대글로벌과 현대로지스틱스로부터도 배당금을 챙겼다. 재계에서는 이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스카이데일리가 현대그룹의 고강도 자구책과 현정은 회장을 둘러싼 최근의 논란들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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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정은(사진 원, 뉴시스) 현대그룹 회장은 주력계열사들의 실적 하락으로 그룹 전체가 위기에 빠지자 지난해에 비상경영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행보에도 불구하고 순손실을 기록한 비상장계열사들로부터 고액의 배당금을 챙겨 ‘이중적 행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은 현대그룹 본사 전경. ⓒ스카이데일리
유동성 확보 위한 비상경영에 ‘알짜 줄줄이 매각’
현대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비상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룹 내 대부분의 계열사들이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실적 악화 및 유동성 위기 등의 몸살을 겪으면서 ‘위기설’마저 공공연하게 나돌자 자체적으로 고삐를 바짝 움켜쥔 것이다.
현대그룹은 특히 지난해 12월 22일 고강도의 자구책을 내놓으며 위기 극복의 의지를 드러냈다. 자구책의 골자는 금융3사 매각과 계열사 구조조정, 주요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약 3조3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한다는 내용이다.
자구책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 등을 매각해 7000억원에서 최대 1조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한다. 또 현대상선항만터미널 등 일부 사업부문을 매각해 약 2조원을 확보하고 현대상선 외자유치 추진, 현대로지스틱스 기업공개 등 자기자본 확충을 통해서도 약 32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상선 등 계열사 구조조정, 반얀트리호텔 매각 등을 통해 3400억원 이상을 마련할 계획도 세웠다.
▲ 자료:현대그룹 ⓒ스카이데일리
현대그룹의 자구책은 계획에 그치지 않고 곧바로 실천에 옮겨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현대그룹은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 현대오일뱅크와 KB금융지주 등 보유 지분 매각 등을 통해 1조5400억원 가량을 마련했다.
또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현대증권의 매각자문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매각작업에 착수했다. 지난달 23일에는 투자안내서 배포를 시작으로 연내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을 공고히 했다.
현대그룹이 고강도 자구책을 현실화 시키는데 점차 속도를 높이자 산은도 2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자산담보대출 방식으로 선지원 하는 등 유동성 해소에 적극적인 지원의사를 내비췄다.
또한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진행하던 현대상선의 LNG 사업부문 매각도 지난달 30일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올 2월부터 추진된 매각을 통해 현대그룹은 1조1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예정이다.
더불어 지난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최근 산업은행과 벌크 전용선 사업부 매각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달 30일 LNG전용선 사업부 매각 본 계약 체결에 성공하면서 유동성 확보 작업에 깃발을 올린 가운데 후속 작업 또한 빠른 시일 내 본격화해 유동성 확보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주요 계열사 ‘CEO 교체’ 승부수로 경영쇄신 의지
현대그룹의 고강도 자구책은 그룹 계열사들의 유동성 위기 극복에 그치지 않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지속해서 실적 부진에 빠진 계열사들의 경영 혁신을 강조하고 나선 가운데 급기야 ‘CEO 교체’라는 승부수까지 꺼내 들었다. 이러한 현대그룹의 최근 행보는 “비장하기까지 하다”는 말로 대신 표현된다는 것이 재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우선 현대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은 지난 3월 12일 이석동 현대상선 전무를 신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사는 전임 유창근 사장이 취임한 지 1년 만에 단행된 개편이었기 때문에 재계는 놀라운 반응들을 나타냈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상선의 실적(개별)은 매출액 약 6조9083억원, 영업손실 약 3514억원, 당기순손실 약 5859억원 등을 기록하며 실적 부진에 시달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그동안 숱한 CEO 교체를 겪었던 현대아산도 다시 한 번 CEO 교체를 단행, 조건식 전 현대아산 사장을 다시 사장 자리에 앉혔다. 앞서 조 사장은 2008년 현대아산 사장자리에 올랐지만 얼어붙은 남북관계 탓에 실적을 내지 못하고 결국 2010년 물러난 바 있다.
현대그룹 내 물류회사인 현대로지스틱스도 지난 2월 새로운 선장이 키를 잡았다. 현대로지스틱스는 그룹 내 ‘물류 전문가’로 꼽히는 이재복 부사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됐다고 밝혔다. 현정은 회장은 신규 취임한 이 대표에게 단순한 택배사업을 넘어서 물류 전반으로 영영 확장을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현대유엔아이, 현대경제연구원 등도 사장이 교체됐다.
재계 관계자들은 현대그룹이 계열사 CEO를 대거 교체한 배경으로 ‘부진한 실적’을 꼽았다. 현대그룹 내 직원들 또한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던 사장들은 거의 다 바뀌었다”고 말했다. 현정은 회장의 실적 개선 의지가 그만큼 확고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이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사장이 교체되지 않은 사실을 통해 간접적으로 증명되기도 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액 약 1조647억원, 영업이익 약 1031억원, 당기순손실 약 1866억원 등을 각각 나타냈다. 약 3264억원에 달하는 금융비용으로 인해 순손실을 기록하긴 했지만 사업 실적을 나타내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의 9156억원과 493억원 대비 각각 약 16.3%, 약 109% 각각 증가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현재 업계에서는 유동성 확보로 막대한 금융비용만 해소한다면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언제든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돌아서는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배수진 다이어트 현 회장, 여기저지 고액 배당 논란
▲ 현정은 회장은 지난해 순손실을 기록한 현대유엔아이로부터 고액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계열사에 대한 엄정한 태도와는 달리 현 회장 본인에게는 너무 관대한 것 아니냐”는 쓴 소리가 나오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이처럼 현정은 회장의 ‘분위기 쇄신’ 의지는 과거 어느 때보다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현 회장 본인은 고강도 자구책을 펼치는 계열사들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여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현 회장은 지난해 자신이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 계열사인 ‘현대유엔아이’를 통해 배당금을 지급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그룹 전체가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배당금을 챙긴 사실만으로 현 회장은 비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현대유엔아이가 지난해 손실을 기록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현재 재계에서는 “겉으로는 위기를 타개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뒤로는 손실을 기록한 회사로부터 배당금을 받았다”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계열사에 대한 엄정한 태도와는 달리 현 회장 본인에게는 너무 관대한 것 아니냐”는 쓴 소리가 회자되고 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유엔아이는 지난해 매출액 약 1434억원, 영업이익 약 75억원, 당기순손실 약 92억원 등을 기록했다. 현대유엔아이는 지난해 영업이익을 능가하는 손실을 기록했지만 무려 20억2667만원의 배당금(주당 배당금 200원, 배당성향 -22.1%)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유엔아이의 지분구조는 현정은 회장 59.21%(600만주), 현 회장의 장녀인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 7.89%(80만주), 현대상선 27.28%, 에이치유에스 5.62% 등이다. 이로 인해 현 회장 모녀는 지난해 현대유엔아이로부터 13억6000만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현 회장은 지난 2012년에도 큰 손실을 낸 현대글로벌로부터 배당금을 받은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현대글로벌은 2012년 약 13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지분의 68%(300만주)를 보유했던 현 회장은 4억9500만원(주당 165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앞서 2011년에도 현대글로벌은 약 6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지만 같은 기간 지분의 59.21%(300만주)를 보유하고 있던 현 회장은 역시 4억9500만원(주당 165원) 배당을 받았다.
정지이 전무도 2011년과 2012년 각각 지분 9%(40만주) 및 7.89%(40만주)를 보유해 두해에서 걸쳐 연속 6600만원 배당금을 수형했다.
현대글로벌은 지난해에도 238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결국 전년 말 기준 262억원에 달하던 미처분이익잉여금은 남지 않게 됐고, 지난해에는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더불어 지난 2011년 큰 손실을 본 현대로지스틱스로부터 약 11억원 가량(총 배당금 91억3000만원, 주당 500원)의 배당금을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현 회장은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12.04%(219만8819주)를 보유하고 있다. 2011년 당시 현대로지스틱스는 약 92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이유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배당 가능한 이익잉여금이 남은 계열사에 대해 실적에 상관없이 배당금 형식으로 곳간(자금)을 축내고 있는 형국 아니냐’는 강도 높은 비난이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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