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7兆 시장 열린다… 증권사 토큰증권 사업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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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타·하나·교보·IBK 연초 조각투자·플랫폼과 토큰증권 MOU 체결
총선 후 토큰증권 법제화 가능성 커… 새 먹거리로 떠오를지 주목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14 09:47:06

▲ 증권업계는 연초 플랫폼·기술회사 등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토큰증권 서비스 시행에 대비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이 코스콤과(왼쪽), 교보증권이 루센트블록과(오른쪽) 토큰증권 MOU를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유안타증권·교보증권

증권사들이 토큰증권(ST) 사업 진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초대형사가 주도하던 작년과 다르게 중형사도 적극적이다. 조각투자 업체 등과 협약을 맺고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인프라 동맹’을 맺는 모습이다. 시장에선 토큰시장 시장 가치를 367조 원으로 예상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익이 줄어든 가운데 토큰증권이 증권업계의 수익원으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유안타증권은 12일 금융기술 전문기업인 코스콤과 토큰증권 사업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블록체인 플랫폼 및 기술 부문을 협의하고 토큰증권 관련 신규 비즈니스모델을 발굴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시스템 구축과 참신하고 매력적인 상품을 준비해 토큰증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나증권도 지난달 28일 블록체인 플랫폼 데이터젠과 토큰증권 사업 MOU를 맺었다. 토큰증권·NFT 관련 신규 사업모델을 개발하는 데 협력할 것이란 계획이다. 교보증권은 지난달 18일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소유’ 운영사인 루센트블록과 전용 투자상품 출시 등의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는 MOU를 체결했다. 1월 말엔 IBK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이 각각 코스콤과 손을 잡았다. 한국투자증권도 아트 플랫폼 ‘아투’의 운영사 아비투스 어소시에이트와 동맹을 구축했다.

증권사는 금융·비금융을 혼합한 토큰증권 사업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서비스 시행을 앞두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티브’ 및 ‘토큰증권 워킹그룹’ △한국투자증권의 ‘한국투자 ST프렌즈’ △KB증권의 ‘ST 오너스’ △NH투자증권의 ‘STO 비전그룹’ △신한투자증권의 ‘STO 얼라이언스’ △삼성증권의 ‘파이낸스 3.0 파트너스’ 등이 대표적인 협의체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이 같은 움직임은 토큰증권이 조만간 법제화될 것이란 기대로 읽힌다. 여야는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토큰증권 법제화를 신속 추진한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국회에 계류 중인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시행해 토큰증권 발행·유통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법안 통과 시 증권사는 토큰증권 장외시장을 개설하는 라이센스를 획득해 중개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는 토큰증권 발행·유통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정치권의 관심은 관련 법안에 대한 답답함을 해소하고 총선 이후 토큰증권 관련 법 개정 추진과 시장 개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PF 리스크 등의 여파로 실적이 꺾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24곳 중 16곳이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이들 24곳의 당기순이익은 -6593억 원으로 전년동기(-3614억 원) 대비 적자 폭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부동산 PF 관련 대손비용, 해외부동산펀드 관련 손상차손 등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그간 증권사 대부분이 PF 중심의 사업전략을 펼친 만큼 부동산 침체에 따른 실적 공백을 피하기 쉽지 않다.

시장에선 토큰증권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추정한 국내 토큰증권 시장 규모는 2026년 119조 원, 2028년 233조 원, 2030년 367조 원으로 나타났다. 국내 총생산(GDP)의 14.5%에 달한다. 이 중 금융업 시장이 7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은 안정적으로 이익을 성장시킬 새로운 먹거리가 필수적인 상황인데 STO(토큰증권발행) 시장은 증권사에 브로커리지 수수료뿐 아니라 IB(투자은행)·신탁·운용·WM(자산관리) 각 부문에서 모두 성장할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다”며 “토큰증권 시장의 성장은 장기적으로 증권업 수익 다변화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고 평가했다.

상품 소싱이 토큰증권 사업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토큰증권의 경우 대체투자의 특성상 같은 종류의 자산일지라도 개별 자산 간 투자 매력도가 매우 다를 수 있어 투자자들을 유인할 수 있는 적절한 상품 소싱은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며 “이러한 관점에서 경쟁력 있는 상품을 소싱할 수 있는 플랫폼 사업자와의 제휴는 필수적이고 향후 토큰증권 컨소시엄의 성패 여부는 이러한 상품 소싱에서 갈릴 것이다”고 분석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