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상계좌 실태 점검해 청소년 대상 범죄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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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가상계좌 사전·사후통제 강화 등 청소년 피해 예방 대책 마련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18 10:14:50

▲ 18일 금융감독원은 은행의 가상계좌 발급 실태점검 및 업무절차 정비, 인터넷뱅크 불법거래 의심계좌 탐지 고도화, 자금세탁방지 관련 내부통제 강화 등을 통해 은행 계좌를 악용하는 청소년 대상 범죄를 차단한다고 밝혔다. 게티이미지뱅크

결제대행회사(PG) A사는 OO은행과 가상계좌 발급계약을 체결하고 일반 가맹점을 모집해 가상계좌를 재판매했다. 도박사이트 B사는 일반 쇼핑몰로 가장해 A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가상계좌를 도박자금 집금용으로 써먹었다. C군은 SNS를 통해 도박사이트를 인지하고 B사 홈페이지 회원가입 후 가상계좌를 안내받아 총 19차례에 걸쳐 120만 원의 도박자금을 집어넣었다.

금융감독원이 은행 계좌를 악용하는 청소년 대상 범죄를 차단하는 데 팔을 걷어붙이기로 했다. 사전통제·사후모니터링 강화 등 가상계좌 발급 실태를 점검하고 인터넷전문은행의 불법거래 의심계좌 탐지를 고도화하며 자금세탁방지 관련 내부통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18일 금감원은 “최근 청소년을 대상으로 불법도박 및 마약거래 유인 등 악성범죄가 증가하는 가운데 은행이 발급한 가상계좌와 인터넷전문은행 모임통장 등이 이러한 범죄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예방 대책을 보면 우선 은행의 가상계좌 발급서비스 운영실태를 점검하고 PG사 및 하위가맹점 관리상 미비점에 대해 개선을 유도한다. 그중에서도 PG사 하위가맹점이 개설하는 가상계좌의 경우 범죄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상대적으로 커서 보다 세밀하게 점검할 예정이다.

은행이 PG사와 가상계좌 발급계약을 체결할 땐 PG사가 하위가맹점의 업종·거래이력 등을 제대로 관리하는지도 확인한다. 가상계좌에서 이상징후가 발견되면 계좌 이용을 즉시 중지시키고 불법거래가 의심되는 경우엔 계약 해지 등 신속 조치하도록 한다.

또 은행이 가상계좌 발급 상황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이 과정에서 PG사가 가상계좌를 면밀하게 관리하도록 한다. 불법도박, 마약 관련 민원･압수수색 등을 확인하면 즉시 가상계좌 이용을 중단하고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뜻이다. 아울러 PG사 가상계좌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를 기초로 주기적으로 가상계좌 발급 자격을 재심사할 예정이다.

불법거래로 의심되는 계좌를 사전 탐지하는 작업도 고도화한다. 은행이 외부 탐지정보, 내부 FDS(이상거래탐지시스템)를 통한 이상거래 정보 등을 활용해 불법용도 이용 의심계좌 리스트를 선별한다. 미성년자가 본인 계좌에서 의심계좌로 송금을 시도하는 경우 송금하기 전 미성년자에게 법령 위반, 처벌 가능성 등을 포함한 유의사항을 안내할 방침이다.

미성년자가 본인 계좌에서 의심계좌로 송금을 실행하는 경우엔 부모 등 법정대리인에게 문자, 앱알림 등을 통해 송금 사실이 즉시 통지되도록 절차를 마련한다. 또 다수 이용자로부터 집금하기 쉬운 모임통장 등 입출금계좌의 불법 용도 이용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발급 횟수 제한, 해지 후 재개설 유예기간 설정 등도 추진한다.

자금세탁방지 관련 내부통제도 강화하기로 했다. 은행에서 신규로 가상계좌를 발급받는 PG사에 대해 은행이 자금세탁 위험평가를 보다 철저히 수행하도록 지도한다. PG사의 하위가맹점에 대한 자금세탁방지 관리의 적정성 여부도 중점 항목으로 고려하고 계약 변경 및 심사 시에도 PG사의 가맹점에 대한 고객확인의무 이행실태를 점검해 자금세탁 위험관리를 강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