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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내에서 몇몇 흥미로운 관전 지역 중 가장 후끈한 선거구는 단연 ‘화성을’이다. 개혁신당의 미미한 지지율 3~4%에 비해 후보자 개인으로서 선전하고 있는 이준석 후보의 출마로 화성을은 거대 양당 속 3파전 양상을 띠며 관심 선거구로 지목되고 있다.
화성을 관련 최근에 나온 여론조사는 OBS경인TV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20~21일 만 18세 이상 513명을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로 공영운 더불어민주당 후보 44.1%, 한정민 국민의힘 후보 17.4%,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20.2%를 보여주고 있다(응답률 14.7%,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4.3%P).
화성을은 한때 ‘살인의 추억’이라는 오명도 있었지만, 지금은 경기도 내 어느 곳보다 인기 있는 지역이다. 서울처럼 덕지덕지 전깃줄이 밖으로 드러나 있지 않아 깔끔한 도시의 전경을 자부심으로 자랑할 만큼 잘 정비된 지역이기도 하다.
특히 동탄역 SRT와 롯데백화점 등이 위치한 동탄에서도 상권이 특히 발달한 곳이다. 기흥 등 인근 지역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도 많아 가구수가 매머드급 아파트 단지들이 밀집하고 있다. 다만 교통 문제와 커가는 아이들의 수에 비해 학교 및 인프라가 부족한 게 현실이다.
개혁신당이 전반적으로 저조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음에도 이 후보가 다른 개혁신당 후보들(양향자·금태섭 등)에 비해 선전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출산율이 높고 젊은 세대가 많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 특성 때문이다.
화성을은 상대 당협 조직이 거의 전무하던 시기 민주당 출신 이원욱 의원이 경쟁 없이 19·20·21대를 연이어 3선을 하던 곳이다. 하지만 화성을의 독보적인 위치에 있던 이 의원이 민주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자 개혁신당으로 당적을 옮기고 그 자리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비집고 들어왔다.
화성시 인구가 100만 명을 돌파함에 따라 22대 총선에서는 화성을이 을·정으로 분구됐다. 이원욱 의원이 지난 21대 총선에서 64.53%라는 득표율로 임명배 미래통합당 후보(34.55%)를 압도적인 격차로 이겼던 지역구다.
선거구가 확대되고 화성을 일부 지역(동탄1동·동탄2동·동탄5동)이 새로 생긴 화성정 선거구에 편입됐지만 정치 지형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화성을 주변엔 삼성전자 화성캠퍼스·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기아차 화성공장·SK하이닉스 본사·LG전자 등의 연구소와 공장들이 자리하고 있다.
젊은 직장인과 맞벌이 부부가 많은 화성을은 전국에서 가장 젊은 지역구로 꼽히고 있다. 이 지역 평균 연령은 34.7세다. 하지만 지역주민들의 표심은 지지하는 정당이나 후보자에 따라 크게 갈렸다. 특히 교육 문제나 지역 발전에 앞장설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지겠단 의지를 밝혔다.
동탄호수공원 인근 베이커리에서 인터뷰에 응한 40대 여성은 “현재 동탄은 늘어나는 학생 수에 비해 학교가 부족해 내신에서 밀리면 멀리 화성·용인·안성 등 다른 지역으로 등교를 해야 한다”며 학군 개선을 잘해주겠단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탄대로 시범길 행정4동 주민센터에서 만난 60대 초반 남성은 “동탄을 무슨 호구로 보는 건지 살아보지도 않고 날파리처럼 날아오는 건 반대”라며 “여러 지역구를 돌다가 동탄이 젊다는 이유만으로 화성을에 출마한 후보들에 대해선 반대한다”고 날을 세웠다.
SDI 배터리 사업부에 근무하는 40대 남성은 “후보들이 내걸고 있는 공약이 시간 경과에 따라 실제 얼마나 지켜지는지 시민들이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며 “핵심성과지표(KPI)로 의원들을 평가해야 하고 허울만 좋은 공약은 내세우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강의 알바를 하며 코딩을 익히고 있다는 20대 남성은 “무지성으로 지지하는 것은 늘 경계하고 있다”며 “공약을 끝까지 자세히 보고 실용적인 공약을 갖고 있는 분한테, 그리고 사표가 되기보단 의미 있는 한 표가 되길 바라며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정당별 후보자들의 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한정민 국민의힘 후보는 ‘반도체 패권국가, 교육 수도 동탄’이란 기치를 걸고 직접 살고 있고 살아온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 후보는 △동탄시 화성 분리론 △조세제한특례법 개정으로 원가 경쟁력확보 △여성·청소년을 위한 인프라 확충 등 여당 원팀을 내세우며 화성정 유경준 후보와 연대하고 있다.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 후보는 “동탄맘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결국 여성·어머니들이 갈 곳이 없기 때문”이라며 “호수공원 근처 도시공사 부지에 여성·청소년 센터를 지어 동탄맘에 대한 잘못된 의미를 불식시키고 싶다”고 했다. 또 지역 연고에 대해선 “저는 이곳에서 결혼도 하고 가정도 꾸리고 애도 낳고 앞으로도 계속 이곳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적을 낸 후보’라고 자임하는 공영운 후보는 △M버스를 비롯한 광역버스 노선 신설 △수요응답형 AI 버스 및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스템 구축 △동탄 대학병원 유치 △동탄 예술의 전당 건설 등 교육 ·문화도시 공약을 내걸고 뛰고 있다. 민주당 인재영입 9호인 그는 경남 산청 출생으로 문화일보에서 기자를 하다 현대차 임원을 거쳐 사장까지 쾌속 승진한 인물이다. 공 후보는 “동탄의 산업이 커지고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해 봤다”며 “일을 해본 사람이고 성과를 내본 사람이니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실력으로 입증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친자 확인 의무화를 꺼내며 이슈 선점을 했던 이준석 후보는 지금 선거판은 “정책이 실종된 정치”라며 △동탄에서 출발하는 SRT △청주공항까지 34분 만에 주파하는 수도권내륙선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동탄~부발선 △동탄과학고 추진 등 중앙 이슈화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지금 2위로 굳건히 가고 있으니 남은 20일 동안 차별화된 공약과 정권심판론에 대한 후보의 역할을 캠페인에 잘 담으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선거 전략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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