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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투어가 여행의 한 장르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카페(Café)는 커피를 뜻하기도 하지만 커피 파는 상점을 가리키기도 한다.
카페 투어는 말 그대로 근사한 카페를 찾아다니는 여행이다. 유명 관광지가 아니어도 괜찮은 카페를 확보한 지역은 방문객이 모여들면서 삽시간에 핫플레이스로 등극한다.
카페 투어가 이처럼 활성화되는 데는 SNS가 큰 역할을 했다. 누군가 괜찮은 카페를 발굴해 SNS에 사진을 올리면 또 다른 이가 그곳을 방문하고 다시 SNS에 올린다. 이 일이 몇 번만 반복되면 그곳은 단번에 유명 여행지가 되어 전국에서 손님이 몰려드는 것이다.
과거 괜찮은 카페의 기준이 첫째 커피가 맛있고, 둘째 분위기도 좋은 곳이었다면 지금은 커피 맛은 거의 따지지 않는 추세다. 커피의 맛과 향기는 SNS로 보여 줄 수 없기 때문이다.
대신 커피 아트가 예술인 카페라떼를 선보이는 집 혹은 실내 인테리어가 카디프에 와 있는 듯 모로코로 날아온 듯 환상적인 곳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식당 선택에 있어 그곳을 다녀온 사람의 후기나 별점이 선택에 영향을 준다면 카페는 잘 나온 사진 한 장이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경남 하동 화개면 차밭 로드에 자리한 베이커리 카페 ‘더로드 101’은 최근 카페 투어로 큰 인기를 얻는 곳이다. ‘더 로드’는 영어 ‘티 로드’의 변형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앞에서 말한 바와 같다.
카페 통창을 통해 바깥 정원을 실내로 들이고 외부 개천까지 실내로 끌어들여 물줄기를 흐르게 하니 자연스럽게 안과 밖의 경계가 사라져 사진상으로나 실제로나 꽤 독특하게 느껴진다. 주말이면 2000명 이상이 방문한다고 하니 화개면 전체 주민의 수와 맞먹는 사람이 매주 이곳을 들락거리는 셈이다.
차를 생산하는 지역인 만큼 녹차라떼 같은 메뉴라도 하나 걸어 놓으면 좋으련만 이곳에서는 오로지 커피만 취급한다. 지역민 입장에서 서운할 법도 한데 또 그렇지가 않다.
관광객이라곤 눈을 씻어도 찾아볼 수도 없던 곳에 한 주에 몇 천 명씩 방문해 녹차밭에서 사진도 찍고 인근 식당도 이용하니 지역 홍보는 물론이요, 경제적으로도 득이 되는 것이다.
과거에는 유명 관광지 카페에 손님이 들끓었다면 요즘에 유명 카페가 있는 지역이 관광지로 등극하고 있다. 재미난 주객전도 현상이다.
시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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