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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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총선은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압승으로 끝났다. 국민의힘은 개헌과 탄핵 저지선을 겨우 사수했을 뿐 최악의 참패를 당했다. 여권에 총선 참패 후폭풍이 거세다. 윤석열 대통령은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겸허히 받들겠다고 밝혔다. 국가안보실을 제외한 이관섭 비서실장 등 수석 이상 간부들이 사직서를 냈고, 한덕수 국무총리는 구두로 사의를 표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사실 임기 3년이 남은 윤 대통령의 앞은 산 너머 산이다. 무엇보다 거대 범야권이 총선 승리 여세를 몰아 강공 드라이브를 펼 게 불 보듯 훤하다. 윤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난국을 극복하려면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절박함을 갖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윤석열정부의 국정 기조 변화가 필요하다. 대통령이 참모의 직언과 민심에 귀 기울여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긍정평가 받는 항목은 결단력·추진력·뚝심이고, 부정평가 받는 부분은 독단적·일방적·불통이다. 지지자들에게는 장점으로, 반대자들에게는 단점으로 보이는 것이다. 따라서 윤 대통령은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정치 펴겠다’고 한 약속대로 앞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포용적·양방향적 소통의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길 기대한다.
나아가 실질적인 국정 쇄신 방법이자 제1목표로는 ‘민생 제일주의’를 내걸고 추진하길 바란다. 민생의·민생에 의한·민생을 위한 정부를 위해 체계적이고 정교한 민생정책 프로젝트를 수립하고 국민에게 공개한 후 실행해 나가야 한다. 대통령실의 개편을 통한 정무 기능 강화도 요청된다.
국민의힘 역시 윤 정부의 국정 운영을 제대로 뒷받침할 수 있는 집권 여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협력과 견제의 당·정 관계로 정부의 국정 과제 수행을 뒷받침하고 여소야대의 정치 환경을 주도해 가는 합리적인 여당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국민의힘의 환골탈태가 시급하다.
우려되는 것은 제1야당 민주당이 단독 과반을 넘어 국회와 국정 운영을 주도하게 되면서 여야 갈등이 격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범야권이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을 밀어붙일 수 있는 180석을 넘어 정국은 사실상 무소불위 의회 권력을 쥔 야당의 선택에 달렸다.
당장 민주당의 ‘입법 독주’가 우려된다. 21대 국회에서 시장경제 질서나 사법 질서를 파괴한 많은 법이 국회에서 양산됐는데 이런 악습이 22대 국회에서도 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야당과 강성 정부·여당이 사사건건 맞붙는 격한 대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회의장은 물론 법제사법위원장 등 주요 상임위원장도 민주당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대통령의 거부권까지 무력화할 수는 없다. 하지만 범야권 법안 강행 처리＞대통령 거부권 행사＞최종 부결의 빤한 수순이 22대 국회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정부·여당과 야권의 정치 공방은 격렬해지기 마련이다.
‘친명횡재’ ‘비명횡사’가 말하듯 비이재명(비명)계 현역 의원을 대거 물갈이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총선 승리를 바탕으로 당권은 물론, 야권 대권주자의 입지를 한층 견고하게 다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대표 자신의 사법리스크는 물론 자녀 부동산 논란을 빚고 있는 양문석 후보(경기 안산갑)와 ‘막말 끝판왕’ 논란에 휩싸인 경기 수원정 김준혁 후보를 공천해 당선되게 한 것은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민주당의 부도덕한 정치 현실을 상징하고 있다.
다수당이 된 민주당에 주어진 책무가 크다. 비록 총선에서 압승했지만 그것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여권에 대한 심판이지 이재명으로 대표되는 민주당에 대한 전폭적 지지는 아님을 인식해야 한다. 국민이 염증을 내는 정치권의 구태와도 결별해야 할 것이다. 아무튼 정치권은 국리민복을 최우선시하며 여야 협치를 통해 국민에게 내놓는 밥상을 ‘업그레이드’ 하는 데 힘쓰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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