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여가부 장관 정영애 “강선우, 예산 삭감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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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임명 강행 vs 野 “장관 인정 못 해” 강행 기류에도 논란 가속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강선우, 과거 장관에게도 '예산 갑질'
與 “전문성 있다” 엄호… 野 “이재명 정부의 도덕적 파산” 비판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7-21 17:48:22

▲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가 오전 질의를 마치고 정회되자 청문회장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 기류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 당시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정영애 전 장관이 21일 강 후보자의 ‘예산 갑질’정황을 폭로하고 나섰다. 야권은 강 후보자의 자격을 정면으로 문제 삼으며 “임명돼도 장관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은 보류된 상태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제자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된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은 철회하면서도 강 후보자에 대해서는 임명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권 안팎의 논란은 계속 확산되는 모양새다.

정영애 전 장관은 최근 지인들과 공유한 글에서 강 후보자와 관련된 과거 경험을 상세히 소개했다. 정 전 장관에 따르면, 강 후보자는 초선 의원이던 2021년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관악구에 ‘해바라기센터’(성폭력 피해자 통합지원센터) 설치를 요청했다. 센터 설치를 위해서는 산부인과 전문의를 포함한 여러 분야의 전문 인력 확보가 필요했다.

정 전 장관은 이에 따라 지역 내 의료 인프라를 검토한 뒤, 관악구 인근 이대서울병원에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당시 병원은 개원 초기로, 산부인과 레지던트 정원이 단 한 명뿐이었고, 병원 운영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유로 “향후 기회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 같은 사정을 설명하자, 강 후보자는 “하라면 하는 것이지 무슨 말이 많냐”며 강하게 반발했고, 이후 여성가족부 기획조정실 예산 일부를 삭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장관은 이를 “명백한 갑질”로 규정하며, “결국 의원실에 직접 찾아가 사과하고, 질책을 들은 후에야 예산을 복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의원이 부처 장관에게까지 민원을 관철시키기 위해 예산을 압박한 사례는 유례없는 일”이라며, “장관이 된 이후 권한을 어떻게 사용할지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한국 최초의 여성학 박사이자 노무현 정부 청와대 인사수석을 지낸 정 전 장관의 이 같은 증언은, 기존의 ‘보좌진 갑질’ 의혹에 이어 강 후보자의 권력형 민원 압박 의혹까지 더하며 파장을 키우고 있다.

국민의힘은 즉각 강하게 반발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강선우 임명은 이재명 정부의 도덕적 파산 선언”이라며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 할 여가부 수장 자리에 ‘갑질 여왕’을 임명하는 것은 국민 눈높이와 동떨어진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강 후보자를 전제로 한 어떠한 국회 활동에도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며 장관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진우 의원은 페이스북에 “제자 논문 표절로 낙마한 이진숙 후보자는 감싸는 이들이 있었지만, 강 후보자는 갑질 폭로만 이어지고 있다”며 “이불을 덮어줬다는 공로로 장관이 되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이어 “강선우식 갑질은 습성에 가깝다”며, “정치적 사익을 위해 타인의 고통에는 무감각한 인물”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반면, 여당은 강 후보자를 적극 엄호하고 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강 후보자는 가족학 박사로서 여가부 장관에 필요한 전문성을 갖췄다”며 “보좌진 갑질 의혹도 사실과 다른 부분들이 확인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부 보좌진은 강 후보자에 대해 ‘친구 같았다’, ‘보람 있었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전문성과 도덕성을 겸비한 인사”라고 평가했다.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도 “대통령의 인사권은 존중돼야 하며, 국민과 야당에 양해를 구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자세는 이전 정부에서 보기 어려웠던 것”이라며 “야당도 대승적 차원에서 협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 역시 “강 후보자가 대통령과 가까워 임명됐다는 주장은 근거 없는 소문일 뿐”이라며, “최종 결정에는 여당 지도부의 의견이 크게 작용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강 후보자는 2023년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가 단식 투쟁을 벌일 당시 이불을 덮어주는 장면이 언론에 포착되며 주목받은 바 있다. 이를 두고 야권 일각에서는 “이부자리 위력 인사”라는 조롱이 이어지고 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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