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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수수료 상한제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정치권이 해당 제도를 ‘온라인 플랫폼법(온플법)’에 포함할지 여부를 본격 논의하기로 하면서, 소상공인과 플랫폼 업계의 이해 충돌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를 온플법에 포함할지를 논의할 예정이다.
온플법은 거대 플랫폼의 독점적 지위 남용을 막고 입점업체와의 공정한 거래 질서를 확립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특히 정치권은 해당 법안 중 ‘플랫폼 공정화법’에 수수료 상한제를 포함시켜 신속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는 외식업주가 배달앱을 통해 음식을 판매할 때 부담하는 수수료가 일정 비율을 넘지 않도록 제한하는 제도다. 중개 수수료, 결제 수수료, 배달비 등을 모두 포함한 총수수료가 대상이며, 소상공인들은 현재 최대 40%에 이르는 수수료 부담을 문제 삼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를 최대 15% 수준까지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17일 열린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공정거래위원회의 간담회에서도 관련 논의가 오갔다. 공정위는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는 온플법이나 공정거래법보다 외식산업진흥법을 통한 접근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또한 수수료 규제가 모든 플랫폼에 일괄 적용될 경우 통상 마찰과 ‘과잉 규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플랫폼 업계와 라이더 업계는 상한제 도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배달 라이더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상한제가 도입되면 플랫폼사가 수익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새로운 수수료 항목을 신설할 가능성도 있다”며 “결국 소비자나 라이더에게 피해가 전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도 “수수료 상한제는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뿐, 본질적인 경쟁 구조 개선 없이 도입할 경우 시장 왜곡만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해외 사례에서도 유사한 논란이 있었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 당시 미국 78개 주에서 배달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한 바 있다. 뉴욕, 뉴저지 등은 우버이츠, 도어대시 등 배달앱의 최대 35% 수수료 부과에 반발해 상한선을 10~15%로 제한했다. 그러나 이후 시카고, 덴버, 샌프란시스코 등은 해당 정책을 철회하거나 완화했다.
이유는 ‘풍선 효과’였다. 음식점의 부담은 줄었지만, 플랫폼이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면서 오히려 주문이 감소하는 부작용이 발생한 것이다. 우버이츠는 뉴욕에서 배달비 2달러를 추가 부과했고, 도어대시는 2.5달러를 더 받았다. 마이크 설리번 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상한제 지역의 소비자 수수료는 오히려 7~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과 정부는 소상공인의 고통을 해소하면서도, 산업 성장 동력까지 꺾지 않는 절충점을 찾는 데 고심하고 있다. 소상공인 측은 “입점 수수료, 광고료, 배달비, 결제 수수료 등을 제하고 나면 실제 수익은 거의 없다”며 고통을 호소하지만, 플랫폼과 라이더 업계는 “정책의 실효성보다 시장 전반의 파장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를 포함한 온플법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정치권은 여야 협의를 통해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경우에 따라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회가 배달앱 수수료 부담 완화를 국정 과제에 반영하겠다고 한 만큼, 수수료 상한제는 어떤 형태로든 입법·도입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어느 법안에 수수료 상한제를 포함할지를 정치적으로 합의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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