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절친 금감원장 “금융소비자 보호 최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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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용 원칙으로 금융범죄 대응…AI·디지털 전환도 감독체계 혁신”

주경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8-18 13:33:14

▲ 이찬진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14일 취임사를 통해 금융감독의 혁신을 약속했다. 사진제공=금융감독원

전면적 혁신과 소비자 보호, 그리고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 시민단체 출신인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감독 혁신을 앞세웠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진보 성향 시민단체에서 활동해온 법조인이 금융감독원장이 되자 금융권 긴장도 커지고 있다.

이 원장은 14일 오전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금융산업이 국가 경제의 대전환을 지원하고 핵심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감독원 본연의 책무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 절친으로 알려진 그는 “모든 경제 주체가 공정한 과실 배분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혁신에 동참할 수 있도록 금융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할 시기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경제가 수출주도형 산업 모델을 통한 고도성장의 시대를 지나 저성장 고착화라는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과거의 모방과 추격 전략에서 벗어나 창의적 아이디어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새 국가 역량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이 원장은 이를 위한 금융감독 방향으로 다섯 가지 축을 제시했다. 먼저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고 자본시장의 자금공급 기능을 강화해 민간의 혁신역량이 제 역할을 하도록 뒷받침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모험자본 공급펀드’와 ‘중소기업 상생지수’ 도입 등을 통해 금융권의 자금 공급 유인을 높이고, 자본시장 중심의 성장 기반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신기술 활용과 디지털 전환에 대응하기 위한 금융부문 혁신도 강조했다. 이 원장은 “AI 활용과 디지털 자산 생태계 육성에 필요한 법·제도적 기반을 조속히 마련하겠다”며 “금융이 시대의 흐름을 앞서갈 수 있도록 감독원이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두 번째 과제로는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을 들었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의 성공적 안착을 위한 지원과 함께, 대주주와 일반주주의 권익이 균형 있게 보장되는 지배구조 정착을 돕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주가조작, 내부정보 이용, 독점지위 남용 등 시장질서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무관용의 원칙으로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 과제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부실 정리를 통한 금융시장 안정화가 꼽혔다. 그는 “과도한 PF 부실이 주택공급 지연과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며 “정상 사업장에 대한 자금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잔존 부실은 신속히 정리하고 제도적 미비점은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네 번째는 가계부채와 금융안정에 대한 대응이다. 이 원장은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대출 확대 간의 악순환을 차단하기 위해 총량 관리 기조를 유지하고, 대출 건전성을 지속 점검하겠다”며 “금융권 채무조정 활성화와 취약계층 지원 확대를 통해 민생금융 안정을 도모하겠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소비자보호처의 기능과 전문성을 재정비하고, 감독·검사 권한을 적극 활용해 소비자 피해를 사전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민생을 위협하는 금융사기에 대해서는 수사당국과 협조해 모든 자원을 동원, 강력 대응하겠다”며 기존 조직보다 더욱 공세적인 감독 정책을 예고했다.

이 원장은 금융감독원의 조직문화 혁신도 과제로 제시했다. 18일에는 을지연습 참석을 계기로 내부 직원들과의 첫 만남에서 “일방적 지시가 아닌 경청과 소통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하겠다”며 “독단적인 운영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금감원 내부의 경직된 문화에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조직 쇄신의 첫 단추로 ‘소통하는 감독원’을 지향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날 점심 시간에는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 소속 금융위원회, 금감원, 한국거래소 직원들과 식사를 함께하며 현장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앞서 거래소와 금감원 간 잡음이 불거졌던 만큼 갈등 조율과 조직 안정화를 위한 첫 행보로 해석된다.

한편 1964년생인 이 원장은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하고 제28회 사법시험에 합격, 이후 검사·변호사로 활동해왔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로, 연수연시절 '노동법학회'에서 함께 활동했다.

이후 이찬진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등 주요 재판에서 변호인단으로 활동한 바 있으며 최근까지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 사회1분과장을 맡아 정책 현안을 다뤘다.

주경준 기자 gjju@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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