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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열린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 관련 검찰개혁 입법 청문회가 여야 충돌로 시작조차 못한 채 22일 정회됐다. 청문회는 전날부터 여야 간 격렬한 신경전이 예고됐지만, 회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도 전에 고성과 항의로 얼룩졌다.
이날 회의장에서는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정면 충돌했다. 나 의원은 “여기는 추미애의 법사위가 아니다”라며 지속적으로 의사진행 발언을 요구했지만, 추 위원장은 “일사부재리 원칙상 간사 선임 건에 발언권이 없다”고 맞받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노트북 전면에 “정치 공작, 가짜뉴스 공장 민주당” 문구를 부착하고 항의했으며, 추 위원장이 이를 철거하라고 요구했으나 끝내 응하지 않자 나경원·조배숙·송석준 의원에 대한 퇴장 명령까지 내려졌다.
민주당은 관봉권 띠지 분실을 단순한 수사관 실수가 아닌 검찰 지휘부 차원의 조직적 증거 인멸 가능성으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증인으로 출석한 남부지검 수사관들이 청문회 전 답변을 사전 조율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민주당은 “윗선을 감추려는 조직적 범죄일 수 있다”며 상설특검 도입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증인으로는 당시 사건을 지휘했던 이희동 전 1차장검사, 박건욱 전 부장검사, 김정민·남경민 수사관 등이 소환됐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관봉권 띠지 사건을 ‘검찰 해체 명분’으로 활용한다고 반발했다. 띠지에 적힌 은행명·날짜 등 주요 정보는 압수 과정에서 이미 촬영·보존돼 있어 실질적 수사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증인으로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 등을 신청해 ‘검찰 해체의 부작용’을 부각하겠다고 예고했다.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은 지난해 12월 서울남부지검이 무속인 전성배(일명 건진법사) 씨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현금 1억6500만 원 가운데, 5000만 원에 붙어 있던 띠지가 사라진 데서 비롯됐다. 띠지는 화폐 출처를 추적할 핵심 단서로, 유실 경위를 두고 ‘단순 실수’와 ‘고의적 증거 인멸’ 의혹이 맞서고 있다.
이날 청문회가 정회되면서 본격적인 증인 신문은 차질을 빚게 됐다. 여야 모두 입법청문회라는 형식을 두고 정치적 공방을 이어가는 가운데, 향후 경찰 수사와 특검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관봉권 띠지 분실, 정치적 공세 프레임”
“입법부가 수사에 개입하는 위험한 전례”
건진법사 전성배 씨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된 현금 1억6500만 원 중 일부에 붙어 있던 한국은행 관봉권 띠지가 사라진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회가 입법청문회를 개최한 것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실체적 진상 규명과 별개로 청문회 자체의 정당성을 두고 여러 갈래의 목소리가 나온다.
홍석준 전 국민의힘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관봉권 띠지를 분실한 사실을 두고 마치 검찰이 전 정권을 봐주기 위해 증거를 은닉한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침소봉대”라며 “이미 띠지에 적힌 은행명·날짜 등 핵심 정보는 압수 과정에서 촬영해 보존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리적 띠지가 사라졌다고 해서 수사의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민주당이 이를 청문회로 끌고 간 것은 실체적 진실 규명보다는 검찰 폐지 명분 쌓기, 전 정권을 ‘봐주기 수사’로 몰아가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짙다”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치평론가 이동호 변호사는 “관봉권 띠지 분실은 현재 경찰 공공범죄수사대가 수사 중인 사안인데, 국회가 청문회를 열어 개입하는 것은 입법부가 사실상 수사기관화되는 것”이라며 “삼권분립을 흔드는 위험한 전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 개혁을 명분으로 수사권을 경찰에 넘겨놓고, 이제는 경찰도 못 믿겠다며 국회가 직접 수사처럼 나서는 것은 권력 집중으로 이어진다”며 “이는 단순한 검찰 견제를 넘어 입법 독재로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결국 이번 논란은 “‘관봉권 띠지 분실의 실체적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필요성과, ‘입법부가 수사에 개입하는 전례를 남겨서는 안 된다’는 우려가 맞부딪치며 확산되고 있다”며 “향후 경찰 수사 결과와 국회의 후속 대응에 따라 청문회의 성격과 파장이 더욱 부각될 것”일아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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