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시장, 위험 취약성 주요 선진국보다 5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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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충격 시 환율·금리 과도 반응…정책조합 대응 필요

이선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22 12:00:00

대외충격에 대한 국내 금융시장의 취약성이 선진국보다 최대 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현·김민 한국은행 국제국 국제금융연구팀 과장은 22일 ‘금융·외환시장 심도를 고려한 정책대응 분석’ 보고서를 통해, 한국 금융시장이 대외충격에 대한 내성을 갖추기 위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외충격 발생 시 환율과 금리의 변화를 나타내는 유위험 금리평형 프리미엄(UIP 프리미엄) 반응계수는 한국이 2.11%p로 나타났다. 이는 주요 선진 8개국 평균(0.41%p)의 5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해당 수치가 높다는 것은 한국 금융·외환시장의 심도가 상대적으로 얕고, 글로벌 리스크 충격 시 시장이 이를 흡수하지 못하고 과도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글로벌 리스크가 커질 경우 투자자들이 위험을 회피하려는 성향에 따라 UIP 프리미엄이 상승하고, 그 결과 환율 절하와 단기금리 스프레드 상승이 동반된다.

실제로 심도가 얕은 국가에서는 글로벌 리스크 충격 발생 시 환율이 급격히 하락하고 금리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반면, 일본·스위스 등 시장 심도가 높은 국가는 환율이 크게 변동하지 않고 단기 금리 스프레드가 오히려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 같은 시장 반응이 실물경제로도 확산된다고 지적했다. 금융시장이 대외충격에 취약할수록 소비 위축, 자본 유출, 금리 급등 등의 경로를 통해 경기 둔화가 심화된다는 것이다. 특히 자본 유출과 국내 금융스프레드 확대 간 동조성이 높을수록 경기 위축 효과가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시장의 견고함을 높이는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화정책(MP)뿐 아니라 외환시장 개입(FXI), 거시건전성정책(MPP) 등을 병행하는 정책조합을 활용할 경우, 환율과 금리의 과도한 변동을 줄이고 후생 손실을 18.3%까지 완화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외환시장 심도 제고를 위한 현행 구조개선 방안과 2026년 예정된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은 외국인 자금 유입을 확대해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1년간 일평균 현물환 거래량은 전년 대비 16.3% 증가했다.

보고서는 금융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을 완화하기 위해선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 심도를 높이고, 단기적 충격에 대해서는 정책수단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정책조합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선주 기자 sj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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