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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분명 처방에 대한 국회 논의가 본격화되며 의사와 약사 간 주도권 다툼이 재점화됐다.
대한약사회는 17일 상임이사회 브리핑에서 "성분명 처방에 대한 국민적 이익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앞선 16일 전국의사대표자 궐기대회를 열고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개혁 법안을 ‘악법‘이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일각에서는 ’제 2의 의료사태‘ 가능성도 제기된다.
개편안 중 특히 성분명 처방을 두고 논쟁이 크다. 성분명 처방은 의사가 성분 이름으로 처방하면 약사가 해당 성분 약 중 하나를 선택해 조제할 수 있는 제도로 오리지널 약이 아닌 카피약 ‘제네릭’을 사용할 수 있다.
의협은 “이는 의약분업 원칙을 파괴하는 행위”라며 “성분이 같아도 약이 바뀌면 효능이 달라져 국민의 건강에 위험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의사회는 13일 전국민을 대상으로 성분명 처방 반대 공모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제네릭과 오리지널의 차이가 민감하게 나타나는 약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항간질제는 제네릭 변경 후 발작 재발 사례가 있었고, 항우울제나 항정신병제는 방출 프로파일이 약간만 달라져도 혈중 농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약품은 다수의 임상 연구에서 효과 차이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제네릭은 출시 전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거쳐 성분·함량·작용이 오리지널과 높은 수준 일치해야만 시장에 나올 수 있다. WHO(세계보건기구),FDA(미국 식품의약국),EMA(유럽의약품) 모두 “제네릭은 오리지널과 동등한 효능을 가진다” 라는 같은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
이번 개편안은 모든 약품이 아닌 일부 약품에 한해서 성분명 처방을 허용한다. 실제로 해외 선진국에서도 성분명 처방은 일부 약품에만 적용되고 있다.
지난달 17일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30년 의사 경력의 정기석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환자에 따라 약효 차이를 느낀 사례가 있다”면서도 “성분명 처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성분명 처방 도입 이유로 의약품 수급 불안정과 건강보험 재정 건전화를 들고 있다. 저렴한 제네릭 약으로 약제비를 절감하고 리베이트 관행을 타파해 건보재정 누수를 막겠다는 것이다. 성분명 처방이 가능해지면 고객 편의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성분명 처방이 시행되면 리베이트 권한이 의사에서 약사에 게 넘어가 이를 방지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의료개편안에는 한의사 x레이 허용과 병원과 검사기간에 비용을 분리지급하는 검체검사 제도 개편 등도 포함하고 있다. 기존 검체검사는 병원이 전문기관에 검사를 의뢰하면 건보공단이 검사비 전액을 병원에 지급하고 병원이 관리료를 가져가는 구조였다. 이를 두고 의협은 의원과 환자 모두 피해를 볼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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