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창작물,일본행 문화로열티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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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창작물,일본행 문화로열티 줄인다

스카이데일리 기자수첩

이경엽 기자페이지 + 입력 2015-10-07 12:00:36

▲ 이경엽 기자(취재4팀)

일본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일본 오타쿠 연관 시장 규모는 1조5억엔(약 10조50억원)이다. 직접적으로 서브컬처와 관련된 분야의 시장 규모 역시 8372억엔으로 우리 돈 8조원이 넘는 금액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3년 문화산업 현황’에 따르면 2013년 한해 우리나라의 서브컬처 문화와 가장 밀접한 만화와 애니메이션 부문 매출액은 총 1조3200억원이다. 일본의 약 13% 수준에 불과하지만 2012년 기준 1조2800억원에 비해서 성장했다.

서브컬처 관련 상품을 온·오프라인에서 판매하는 회사인 사보텐 스토어의 한경철 대표는 “매장의 잠재 고객으로 수치화하자면 한국 수요는 10만 명 정도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대표는 이들이 구입하는 주요한 상품의 예시를 들며 “일본에서 정식 발매된 캐릭터 상품과 국내 동아리나 개인이 제작한 제작물 그리고 자체 오리지널 캐릭터 상품이 주로 판매된다”고 전했다.

일본에서 정식 발매된 캐릭터 상품을 일본에서 수입해 들어오면 일본으로 로열티 등이 지급된다. 그러나 국내 동아리나 개인이 제작한 제작물과 자체 오리지널 캐릭터 상품의 경우 그렇지 않다.

저작권법 제5조에는 “원저작물을 번역·편곡·변형·각색·영상제작 그 밖의 방법으로 작성한 창작물은 독자적인 저작물로서 보호된다”는 내용이 있다. 이 조항에 따르면 국내 서클이나 개인이 제작한 제작물은 2차 창작물로 분류된다.

2차 창작물은 일본의 콘텐츠를 소재로 한 제작물이어도 일본과 아무런 연관이 없이 제작자에게 저작권이 귀속되도록 규정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한 캐릭터 역시 국내 저작자에게 저작권이 귀속된다. 당연히 로열티 역시 국내 저작자에게 돌아간다.

한국무역공사의 수출입통계에 의하면 피규어·프라모델 등 서브컬처 산업에 의한 대일 무역 적자는 지난해 기준 44만6000달러(약 5억2000만원)다. 올해 8월말까지는 36만3000달러(약 4억2300만원)다. 올해 8월까지의 전체 대일 무역 적자액 138억9200만달러(약 16조2200억원)에 비하면 0.00002%에 지나지 않는 미미한 수치다.

한 대표는 “한국은 시장 규모는 일본에 비해서는 작은 편이만 잘 알려진 메이저 콘텐츠 시장에서는 개개인의 구매력이 일본 못지않게 크다”며 “앞으로도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향후 우리나라의 오타쿠 시장도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이다. 그렇다면 대일 무역적자를 줄이면서 서브컬처 시장을 규모를 키울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자체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다. 실제로 사보텐스토어의 경우 ‘사토리’와 ‘사보리’라는 자체 캐릭터를 만들어 판매해 수익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가 자체적으로 콘텐츠 시장을 키우는 것은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지난 2013년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중독물 관리법’ 등 서브컬처 문화의 성장을 가로막는 정책들을 감안하면 자체 시장을 키우는 것은 암담해 보인다. 때문에 성장하는 서브컬처 시장을 보호·발전시키는 혜안을 찾아야한다.

방법은 2차 창작물 시장을 키우는 것이다. 일본의 콘텐츠를 이겨낼 한국의 자체 콘텐츠 시장이 충분히 성숙하기 전까지 우리가 사용 할 수 있는 전략이다. 일본 콘텐츠가 그 대상일지라도 2차 창작물은 일본에 로열티를 지불 할 필요가 없다.

서브컬처 시장은 주요한 콘텐츠가 일본에서 온 까닭에 대중에게 이미지가 안좋은 측면도 있다. 하지만 2차 창작물 시장의 활성화 그리고 한국 자체 콘텐츠의 개발·애용으로 사회적 이미지를 쇄신하고 서브컬처 시장의 규모를 키울 수 있다.

이경엽 yeab123@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