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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MA스토리는 작은 규모지만 챔피언을 2명이나 배출시킨 종합격투기 팀이다. 챔피언을 향한 뜨거운 열정을 지닌 청년들이 모여 매일 같이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도봉구 창동의 MMA스토리 체육관에서 만난 선수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지난 1월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샤오미 로드FC 028’ 미들급 타이틀전에서 차정환(31) 관장은 일본의 후쿠다 리키를 쓰러트리는 반전 경기를 펼쳐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차 관장은 선수이면서 MMA스토리 체육관을 운영하고 있다.
로드 FC(ROAD Fighting Championship)는 우리나라를 기반으로 하는 종합격투기 대회 단체 이름인데, 중국의 샤오미가 후원에 나서면서 ‘샤오미 로드FC’ 대회가 됐다.
MMA는 Mixed Martial Arts의 약자로 태권도, 합기도, 쿵푸 등이 혼합된 무술을 뜻한다. 흔히 종합격투기로 불린다. 서울 도봉구 창동에 위치한 MMA스토리는 일반인들에게 주짓수(브라질 유술·柔術), 킥복싱, MMA를 가르치고 선수들도 함께 훈련시키는 체육관이다. 지난 2012년 3명의 인원으로 창단된 MMA스토리는 소속된 선수가 올해 16명으로 늘어났다. 5년 새 챔피언 벨트를 2개나 거머쥐며 작지만 저력 있는 체육관으로 성장했다.
지방출신 선수 위한 기숙사 마련…“어려운 경제적 여건 불구 선수양성 힘써”
MMA스토리는 열정만 갖고 무작정 상경한 몇몇 선수들을 위해 기숙사를 제공하고 있다. 체계적으로 운동을 배워 프로 선수로 진출하고 싶지만 생활 형편이 넉넉지 않은 이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로드FC 페더급 챔피언 최무겸(28) 선수도 운동이 하고 싶어 경북 구미에서 서울로 무작정 올라온 사례다.
“가족들의 반대가 있어서 서울에서 일한다는 핑계로 올라왔습니다. 여기저기 알아본 결과 이곳이 주짓수가 유명하다고 해서 배우러 오게 됐죠. 차 관장님의 사부였던 이수용 사범님이 같이 계셨을 때라 더 오고 싶었기도 했고요”
이수용 사범은 한국인 최초로 주짓수의 대가 존 프랭클에게 블랙벨트를 사사 받은 주짓수 전문가다. 주짓수 블랙벨트는 경력 10년이 넘고 각종 대회에서 입상 이력이 있어야 받을 수 있다. 주짓수가 주특기인 차 관장 역시 지난해 10여 년간 이어온 수련을 인정받아 블랙벨트를 두르게 됐다.
차 관장은 체육관 운영비 일부를 보태고, 지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며 후배들을 위해 숙식을 제공하고 있다.
“사실 체육관 운영도 쉽지 많은 않죠. 그나마 최근에 챔피언 벨트를 따고 주목받으면서 가끔 스폰서 문의도 오긴 하지만 그 전까진 정말 어려웠습니다. 기숙사 애들한테 밥이라도 먹이기 위해서 주변 사람들한테 하도 부탁을 많이 하다 보니 나중엔 전화를 피하기까지 하더라고요”
▲ 지방 출신 선수들을 위해 숙식을 제공하는 MMA스토리는 같이 훈련하고 생활해 선수들은 마치 가족 같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사진은 최무겸 선수(왼쪽)와 차정환 관장. ⓒ스카이데일리
MMA소속 선수들은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도 버거운 훈련을 소화해내며 좋은 경기 성적으로 조금씩 주목받기 시작했다.
최 선수도 운동을 하면서 경제적인 면이 가장 힘들었지만 열심히 훈련한 결과 지난 2014년 열린 페더급 타이틀전에서 챔피언 벨트를 손에 넣었다.
“권배용 선수랑 싸웠을 때 배당률이 거의 8:2일 정도로 제가 질 것으로 예측됐죠. 마음을 비우고 ‘그냥 그동안 준비해왔던 것들 다 하고 내려오자’는 자세로 경기에 임했는데 노력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최 선수에 이어 지난 1월에는 차정환 관장까지 챔피언 벨트를 획득했다. 강북의 허름한 지하 체육관에서 챔피언 벨트를 2개를 가져가면서 실력파 MMA 선수 양성소로 인정받고 있다.
내달 열리는 로드FC 29회 대회에 MMA스토리 선수 3명이 출전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에서 챔피언 최무겸 선수는 방어전을 치른다. 챔피언 유망주로 떠오른 로드FC 밴턴급 김민우 선수는 이전 경기에서 ‘발등 테이핑’ 논란이 있었던 문제훈 선수와의 복수혈전을 벼르고 있다.
프로선수 예능출연·로드FC 인기 상승…“팬들 체육관 찾아오기도”
종합격투기를 폭력성이 강한 스포츠라고 하며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선도 아직 존재한다. 하지만 김동현, 추성훈 선수 등이 방송 예능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고 격투기 대회인 로드FC가 점차 알려지며 종합격투기도 점점 대중적인 운동으로 변모하는 과도기에 놓여있다.
▲ MMA스토리 소속 김민우 선수(사진)는 내달 열리는 로드FC에서 문제훈 선수와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김 선수는 자신을 누른 문 선수와의 재경기를 위해 그동안 복수의 칼날을 갈았다고 환하게 웃었다. ⓒ스카이데일리
차 관장은 MMA스토리를 찾는 일반회원들의 연령대가 다양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금은 자기방어 수단으로 무술을 배우러 오는 경우도 늘고 있어요. 예전에 초등학생들을 태권도장에서만 흔히 볼 수 있었지만 MMA스토리에도 7살 어린이가 있습니다. 가장 나이 많은 60대 어르신까지 운동을 배우시죠. 이젠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스포츠가 된 셈입니다”
차 관장은 경기 방송을 보고 찾아오는 팬들의 수도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부분 남성 팬 분들이 응원해 주러 오시면서 먹을 것을 주시고 가곤 했습니다. 지난해 김민우 선수가 일본에서 열린 경기에 승리한 후 일본 여성 두 분이 체육관으로 직접 찾아온 적도 있습니다. 이래서 선수도 얼굴이 잘생겨야 하나 봅니다”
최무겸 선수는 선수들이 SNS 소통을 통해서도 거리감을 좁히며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편견을 가진 분들도 물론 아직 꽤 남아 있죠. 그래도 체육관 블로그나 선수들의 경우 개인적 SNS를 통해서 팬들과 소통합니다. 딱딱하고 자칫 무섭게 느껴질 수 있는 이미지를 순화시켜 주는 듯 합니다”
스폰서들이 강남으로 자리를 옮기라는 권유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동안의 노력이 녹아있는 이곳에 아직 애착이 있어 선수들을 양성하고 챔피언을 배출해내기 위해 관장과 선수들 모두 매일 같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차 관장은 장기적 목표가 챔피언 벨트를 체급별로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2개지만 로드FC가 갖고 있는 체급별로 챔피언 벨트를 갖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챔피언 방어를 하는 것도 중요하겠죠”
MMA스토리의 특색은 일반 회원과 선수부 들의 주짓수 수업을 따로 구분 짓지 않는다는 점이다. 차 관장은 다른 체육관에서 온 회원의 경우 선수들과 함께 수업을 배우는 것에 놀라기도 한다고 전했다.
“대부분 신기해 하더라고요. 보통 다른 체육관의 경우 선수들하고 보이지 않는 벽이 있는데 그런 경계를 저희는 원치 않아 주짓수 수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회원들의 반응은 좋더라고요”
가족 같은 분위기를 자랑하는 MMA스토리 소속 선수들은 ‘스승과 제자’가 아닌 ‘형과 동생’같은 사이라고 한다. 그들은 좁은 공간에서 함께 뒹굴고 땀 흘리며 훈련하는 생활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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