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고’ 증강현실의 무한 잠재력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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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16-07-18 00:01:31

전 세계가 ‘포켓몬 GO(포켓몬 고)’ 열풍에 휩싸였다. 서비스 지역이 아닌 우리나라도 게임이 가능한 속초가 포켓몬 고 성지가 됐을 정도다. 포켓몬 고 게임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연일 속초로 대거 몰리고 있는 탓이다.

포켓몬 고 이용시간은 이미 페이스북, 스냅챗,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굴지의 기존 SNS 업체들보다 많아져 가히 포켓몬 고 신드롬을 넘어 ‘홀릭 현상’으로 전 세계가 급격히 빠져들고 있다.

포켓몬 고 열풍은 앞으로 서비스 지역이 늘어나면 어디까지 번질지 예상조차 불허케 하고 있다. 서비스 지역이 극히 제한된 우리나라만 해도 벌써 이용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포켓몬 고는 인간의 심리를 붙잡는 묘한 마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광풍에 가까운 인기를 누리다 보니 전 세계적으로 각종 사건·사고가 잇따르면서 포켓몬 고 몸살을 앓고 있기까지 하다.

포켓몬 고 인기의 기술적 배경은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에 있다. 그리고 구글이 그 자리에 있다. 개발업체는 바로 구글의 스타트업 컴퍼니로 시작해 독립한 ‘나이앤틱’이다. 구글DNA가 그 배경에 있는 셈이다. 신생 창업기업으로 출발한 회사가 증강현실로 세상을 단숨에 휘어잡았다. 창의와 혁신의 마인드가 있지 않고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같은 포켓몬 고 열풍에 넋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증강현실이 얼마만큼 파급력이 있는지를 똑똑히 목도한 만큼 우리도 관련기술 개발과 서비스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영국 투자은행 디지캐피탈에 따르면 증강현실 시장이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 시장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불과 4년 뒤인 2020년 가상현실 시장은 약 300억 달러(약 34조원)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증강현실 시장은 4배가 넘는 1200억 달러(약 136조원)로 예측되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시장 규모의 증가세다. 올해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시장은 각 30억달러, 10억달러가 될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가상현실 시장이 4년 후 큰 변동이 없는 반면 증강현실 시장은 무려 10배 이상 폭풍 성장이 전개된다는 얘기다.

이 같은 무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증강현실 시장에서 우리는 완전히 뒤쳐져 있는 것이 큰 걱정이다. 인터넷 강국이자 게임 대국인 우리나라가 PC와 모바일 플랫폼이라는 기존의 현실에 안주해 있는 사이 증강현실의 문을 먼저 열지 못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금 증강현실을 활용한 업체가 사실상 전무해 눈앞의 무한 잠재시장을 방치한 채 버려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기업들은 현재 구글의 알파고 이후 가상현실에 더 매몰돼 있다. 가상현실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것은 틀리지 않지만 그 사이 증강현실이 슬쩍 사이드로 밀렸다. 가상현실은 현실과 단절되는 것이기에 무한 폭발력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현실과 상호작용을 하는 증강현실 또한 포켓몬 고가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가상현실 못지않은 폭발력을 지녔다.

기술개발 기간이나 투자규모 등을 비교했을 때 증강현실보다는 가상현실이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역설적으로 가상현실이 더 매혹적인 미래투자라는 인식을 갖게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증강현실이 오히려 틈새시장을 엿보면서 폭발력을 기대할 수 있다.

일례로 신약의 경우를 보면 혁신적인 블록버스터 신약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는 폭발력이 있지만 성공 가능성은 그만큼 떨어진다. 반면 개량신약은 그 틈새에서 많은 실리를 얻을 기회가 있다.

물론 우리나라가 증강현실에 무관심한 것은 아니다. 관광, 의료, 교육 등의 분야에서 일부 이용되고 있다. 가령 관광에서는 ‘박물관 투어’, 의료에서는 ‘가상 해부 테이블’, 교육에서는 ‘색칠놀이 게임’ 등이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상용화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제한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서비스 개념의 성격이 강한 탓에 기업차원의 수익창출을 노리는 상업화 업체는 그래서 전무하다고 보는 것이 틀리지 않는다.

상업화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실패한 전력도 있다. KT가 포켓몬 고와 유사한 ‘올레 캐치캐치’를 서비스 한 바 있지만 불과 1년 반만에 접었다. 증강현실에 기반한 것이었기에 우리가 포켓몬 고 보다 먼저 선점할 수 있는 호기를 놓친 격이다. 후속 개발이나 서비스만 이뤄졌다면 우리 기업이 증강현실의 선봉에 설 수 있는 기회였기에 안타까운 대목이다.

증강현실 시장은 사실 무궁무진 한 소재들이 있다. 이를 어떻게 상용화 하느냐가 관건이다. 무엇보다 포켓몬 고 같은 방식의 상용화를 위한 전제는 콘텐츠가 선행돼야 한다. 포켓몬만 해도 8비트(bit) 비디오 게임으로 출발했다. 이후 영화를 비롯해 TV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 등으로 확대되면서 이미지를 확산시켜 갔다. 이런 강력한 콘텐츠가 기반이 된다면 우리도 실패한 전력을 거울삼아 증강현실 시장에 과감한 도전을 해볼 만 하다.

게임 업체들도 증강현실 게임 개발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국내 대표적인 업체들이 구체적으로 내놓은 계획은 아직 없다. 게임 시장 역시 강력한 콘텐츠만 있다면 얼마든지 포켓몬 고 이상의 제품을 개발할 여력이 있다고 본다.

우리는 과거 애플이 스마트폰을 전격 출시하면서 핸드폰 강국의 입지가 한 순간에 흔들린 일이 있었다. 당시 우리 기업들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아 충격에 빠진 상황이었다.

포켓몬 고도 이와 유사한 상황의 재탕처럼 다가온다. 비록 우리 기업들이 한발 늦기는 했어도 증강현실 시장에 과감한 도전을 해 나간다면 제2의 포켓몬 고 열풍을 이끌 수 있다고 본다.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증강현실 시장을 선도할 기회는 아직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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