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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관련법을 입법예고한 가운데 대한상공회의소를 비롯한 경제5단체와 한국철강협회 등 주요 업종별 17개 협회가 뜻을 모아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의 시행과 관련 청와대에 의견을 제출했다.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는 국가마다 할당된 온실가스 감축량 의무를 달성하기 위해 기업별, 부문별로 배출량을 할당한다.
기업들은 할당된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다른 기업으로부터 할당량을 매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정부안에 따르면 한국은 2015년부터 배출권거래제를 시작한다.
처음 시작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배출권을 전액 무상으로 할당하며, 2018년부터 2020년까지는 배출허용량의 3%를 유상으로 구입해야 한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는 유상 구입량이 10% 이상으로 늘어난다.
산업계는 배출권 무상할당 기간을 2015~2017년이 아닌 2020년까지로 연장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배출권거래제 도입 자체도 부담인 상황에서 배출권의 유상할당은 원가상승으로 제품가격 경쟁력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며 “과중한 비용부담은 국내 생산기지의 해외이전이나 외국인 투자기피로 이어지고 고용감소, 물가상승 등 국민경제에도 부담이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똑같은 사안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전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논평을 통해 “제도의 유명무실화을 넘어 기득권 집단의 투기와 잉여자본의 획득을 위한 머니게임으로 활용하려는 게 우리나라의 배출권 거래제의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또 “시행초기부터 무상할당으로 인해 시장자체가 형성이 되지 않거나 심각한 시장 왜곡이 예측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산업계는 비용증가를 우선 걱정하지만 환경계는 배출권 거래제가 가장 적은 비용으로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사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도 어떤 인센티브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는 기업은 있을 리 없다.
감축이 배출권 판매로 연결돼 기업의 이윤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는 가장 합리적이고 기업에도 이익이 되는 제도임은 명확하다.
다수의 기업들이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에 거부감을 표하고 있는 사이 포스코는 지난해 1월부터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의 31개 부서 및 공장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사내 배출권거래제를 이미 시행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률과 거래참여 성과를 평가해 우수한 성과를 거둔 부서에는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시대에 뒤쳐진 기업들이 새로운 제도의 도입을 늦추기 위해 노력하는 사이 시대를 앞서가는 기업들은 새로운 제도에 맞게 체질을 바꾸고 공격적으로 이익을 추구한다.
최종 승자가 누가 될 지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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