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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동국제강 소유의 퍼블릭 골프장인 ‘페럼클럽’이 인근 주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어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페럼클럽이 야간 조명시설을 설치한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는 빛 공해 피해를 우려하는 여론이 높게 일고있다. 사진(위)은 페럼CC 클럽하우스와 입구 모습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현재 페럼클럽 측은 조명 시설 설치를 위해 주민들과 ‘협의중’이라는 입장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인근 지역 주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앞서 골프장 건설 초기, 수도관 매설을 위한 도로점용 문제를 두고 이미 한 차례 인근 지역 주민들과 갈등을 겪었기 때문이다. 주변의 피해는 외면한 채 또 다시 골프장 이익만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성토의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동국제강 소유 페럼클럽 야간조명 설치 움직임, 인근 주민들 “잠도 자지 말란거냐”
‘페럼클럽’은 경기도 여주시 점동면 일대 116만㎡ 부지 위에 18홀 규모로 세워진 퍼블릭골프장이다. 지난 2014년 6월 개장했다. 세계 4대 건축가인 안도 다다오가 골프장 클럽하우스를 설계해 개장초부터 유명세를 탔다.
페럼클럽은 동국제강 계열사인 페럼인프라가 소유·운영 중이다. 페럼인프라 최대주주는 지난 3월 말 기준 지분의 87.06%를 보유한 동국제강이다. 페럼인프라는 당초 건물관리업과 골프장 운영업을 병행했지만 지난해 동국제강 본사 사옥인 ‘페럼타워’가 팔린 후부터는 골프장 운영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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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
최근 페럼클럽(페럼인프라)은 인근 지역주민들과의 갈등을 겪고 있다. 골프장 내 일부 코스에 조명 시설을 설치한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인근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빛공해’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기 때문이다.
페럼인프라 관계자 및 점동면 개발위원회 등에 따르면 페럼클럽은 골프장내 동쪽 7·8·9번홀과 서쪽 16·17·18번홀을 비출 수 있는 규모의 조명시설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점동면 사곡1리 마을주민회관 노인정 회장을 맡고 있는 윤현노(73)씨는 “골프장에 조명 시설을 설치한다고 해서 마을 주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그 넓은 코스에 조명을 설치하면 아무리 신경을 써도 밝은 빛이 새어나올 수밖에 없는데, 골프장 바로 옆에 사는 주민들은 밤에 잠도 자지 말란 소리 아니냐”고 성토했다.
특히 지역 주민 대다수는 조명 시설이 설치되면 농작물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골프장 코스를 비출 정도의 규모를 갖춘 조명 시설은 수많은 벌레를 불러 모으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조류 등 농작물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동물들도 모여든다는 게 주민들의 지적이다.
환경단체 “골프장 야간 조명으로 인한 빛 공해 피해 충분…주민 생존권 위협”
환경운동연합 및 한국환경정책 등에 따르면 골프장 야간 조명은 ‘빛공해’ 피해를 유발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생태계 교란은 물론 수확량 감소 등 농가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농작물이 네온사인 등 과도한 인공조명에 노출되면 생육에 지장을 받아 수확량이 감소하고 상품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환경부 산하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역시 지난 9월 ‘빛공해’에 따른 농작물 피해 발생 사실을 인정하고 이에 따른 피해 배상기준을 마련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조도가 2.1lx(럭스, 빛 밝기의 측정 단위)일 때 들깨 수확량은 33% 감소한다. 20.0lx면 무려 98%가 감소한다. 우리 국민들의 주식인 벼도 마찬가지다. 20.0lx의 조명을 받을 경우 생산량이 21%나 줄어든다.
▲ 페럽클럽이 위치한 점동면 사곡리 일대는 인근 주민들이 대부분 농업에 종사하고 있어 야간 조명 설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골프장 야간조명은 농업 생산량 감소와 생태계 파괴 우려 등 직간접적인 피해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사진(아래)은 페럼클럽과 맞닿아 있는 사곡1리 논밭 모습 ⓒ스카이데일리
페럼클럽 인근 지역 주민들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만큼 골프장 야간 조명이 들어선다면 주민 생존권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역 주민은 “이 지역 주민들은 죄다 농사꾼들 뿐인데 환경 파괴로 수확량이 감소하면 결국 죽으란 소리 밖에 더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환경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산속에 위치한 야간 조명은 생태계 교란 등을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크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환경전문가에 따르면 골프장 조명은 주로 ‘경기장용 조명’으로 불리는 ‘메탈할라이드’를 주광원으로 사용한다. 에너지 효율도 높고 태양광과 유사한 파장범위를 갖고 있어 시야확보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메탈할라이드’란 금속 증기의 혼합체와 할라이드 계통 원소(나트륨, 탤리엄, 황 등)의 분리에서 발생하는 복사열이 가시광을 발생시키는 고압방전을 말한다.
하지만 메탈할라이드는 자외선 발생 비율이 가장 높아 빛을 따라 움직이는 곤충류를 불러 모으는 부작용이 있다. 원래 서식지를 떠난 곤충들은 빛 주변을 맴돌다가 땅바닥에 떨어지거나 그 주변에서 죽음을 맞는다. ‘진공청소기 효과’라 부르는 이 현상이 일어나면 곤충 개체군 감소와 생태계의 종 다양성 감소까지 초래한다.
이에 대해 페럼인프라 관계자는 “당초 골프장내 일몰시간 2시간 가량을 이용할 수 있는 전등 시설 설치를 계획했지만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며 “지역 내 개발위원회가 있는 만큼 지역 주민들과 협의를 거쳐 추진할 것이다”고 말했다.
여주시 관계자는 “골프장내 야간조명 시설 설치는 인근 지역주민과의 거리나 위치가 중요하다”며 “규모에 따라 허가나 승인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지역 주민들이 반대하는 민원이 많을 경우 의견을 수렴해 페럼클럽측과 중재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경제시민단체 “만성적자 페럼클럽, 주민반발 불구 이익 위해 야간조명 포기 안할 것”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여주시청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재계 및 동국제강 등에 따르면 페럼클럽 야간 조명 설치는 골프장 운영을 위한 필수불가결인 작업이라는 시각이 많다. 페럼클럽은 수년째 경영난을 겪고 있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야간 운영이 필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주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서라도 조명 설치를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로 페럼클럽의 운영법인인 페럼인프라는 2014년부터 적자를 거듭해왔다. 최근 2년간 실적은 △2014년 매출액 39억원, 영업손실 16억원, 당기순손실 11억원 △2015년 매출액 97억원, 영업이익 13억원, 당기순손실 4억원 등이었다. 꾸준히 자금수혈도 받았다. 지난 2014년 이후 실시한 유상증자만 5번이나 됐다. 유상증자를 통해 모은 금액만 총 449억원이나 됐다.
이와 관련,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페럼클럽의 운영법인인 페럼인프라는 수년 째 경영난을 겪고 있고, 페럼타워 매각으로 사업 규모도 쪼그라들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야간운영을 추진한다는 의미는 물러설 수 없는 벼랑 끝 판단을 한 것으로 비춰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야간운영을 위해서는 조명설치가 필수적인 만큼 주민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만약 설득이 실패하면 강경책으로 나설 가능성도 적지 않아 주민들의 원성은 더욱 높게 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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