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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조·명문 후손 건물<25>]-정곡빌딩 남·동·서관(해주정씨)

권력성지 법원·검찰청 코앞 빌딩 4채에 뒤엔 땅

금싸라기 알짜 부동산 수천억…조상 묘 잘 쓴 강남땅 500년 ‘터줏대감’

이경엽기자(yeab123@skyedaily.com)

기사입력 2016-12-07 00: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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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주정씨 시조는 고려 신종 때 문과에 급제해 전법정랑과 시중평장사의 관직을 지낸 정숙(鄭肅)이다. 정숙은 출생년도는 기록이 없어 알 수 없다. 다만 고려 신종조에 문과 급제했거나 또는 급제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정숙의 윗세대는 기록이 남아 있지 않으나 황해도 해주 수양산 아래에서 살던 집안으로 고려 때에 정(鄭)씨로 사성(賜姓, 임금이 내린 성) 받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해주정씨는 시조 이후로 3~4대 정도 계보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고려후기에 시조 정숙의 후손으로 알려진 정언(鄭琂)을 중시조로 삼아 세 아들인 정윤규(鄭允珪), 정윤경(鄭允卿), 정윤진(鄭允珍)을 통해 세 분파를 이뤘다. 정언은 고려 말 종4품 관직인 소부소윤(少府少尹)을 지냈다. 해주정씨는 조선에 들어와 현재 서초구 서초동 법원단지 인근에 모여 살았다. 이 일대는 정씨들이 모여 살았기 때문에 과거 정곡(鄭谷)으로 불렸다. 해주정씨 후손들은 강남 요지인 서초동 일대 법원과 검찰청 코앞에 대형빌딩들을 대거 소유했다. 스카이데일리가 해주정씨 가문이 소유한 강남일대 금싸라기 부동산을 취재했다.

 
 ▲ 강남 금싸라기 땅에 위치한 해주정씨 대종회의 정곡빌딩 3채는 대한민국 권력성지로 불리는 법원·검찰 단지 바로 앞에 각각 자리잡았다. 이 일대는 약 500년전부터 해주정씨가 대대로 살아오던 곳이다. 이곳은 정씨들의 고을이라는 뜻으로 ‘정곡’이라고 불렸다. 사진은 정곡빌딩 동관(위)과 서관 ⓒ스카이데일리

해주정씨대종친회(이하·대종친회)는 서초동 법원(서울고법·서울중앙지법) 및 검찰청(서울고검·서울중앙지검) 바로 코앞에 약 1500억대에 달하는 금싸라기 대형건물 3채와 검찰청 뒷편 땅을 소유했다.
 
법원·검찰청 바로 앞 노른자 빌딩 3채에 검찰청 뒷편 땅까지 시세 1500억대
 
현재 서초구 서초동 법원단지와 그 남쪽 일대를 과거에는 정곡(鄭谷)이라고 불렀다. 옛날부터 정씨가 모여 살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해주정씨가 소유한 서초동 내 빌딩은 총 4개다. 이중 대종친회는 법원·검찰청 바로 앞에 있는 빌딩 3개와 검찰청 뒤편 야산을 소유했다. 해은빌딩은 해주정씨 일파인 해주정씨생원공파은률종회(이하·은률종회)가 소유했다.
 
법원·검찰청 바로 앞에 위치한 빌딩 3채의 이름은 모두 ‘정곡빌딩’이다. 이는 지명 정곡에서 따온 것이다. 대신 위치에 따라 남관, 동관, 서관으로 나눠 부른다.
 
과거에는 본관까지 포함해서 정곡빌딩이 총 4채였다. 그러나 본관은 지난 1998년 SK브로드밴드(구·하나로통신)에게 매각해 지금은 IDC센터로 사용되고 있다.
 
서초대로에서 가장 가까운 정곡빌딩은 남관이다. 지하철 2호선 서초역과 교대역 한 가운데로 양쪽 모두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다. 남관은 대지면적 3371.8㎡(약 1020평), 연면적 2만1602.44㎡(약 6535평), 지하 5층, 지상 5층 규모다.
 
정곡빌딩 남관은 전체가 집합건물로 등록돼 있다. 지하부터 5층까지 총 38개의 호실이 등록돼 있다. 이중 19개 호실만 대종친회 소유다. 나머지 11개 호실은 개인 소유이고, 8개호실은 통칭 ‘모르몬교’로 불리는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 소유다.
 
대종회 소유 호실의 주요 임차인은 웨딩홀이다. 2층에는 대종친회 사무실이 있다. 건물 나머지 층에는 로펌 등 법무사와 변호사 사무실 등이 임차해 있다.
 
 
 ▲ [그림=한지은] ⓒ스카이데일리
 
남관 바로 옆에는 동관이 있다. 지난 1989년 12월 완공됐다. 대지면적 2879.3㎡(약 871평), 연면적 1만1249.6㎡(약 3403평),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다.
 
동관의 길 건너편에는 동관과 비슷하게 생긴 서관이 있다. 지난 1991년 7월 완공됐다. 대지면적 4056㎡(약 1227평), 연면적 1만6378.7㎡(약 4954평),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다.
 
검찰청과 법원 바로 앞에 있기 때문에 건물에는 모두 로펌 등 법무사와 변호사 사무실 등이 들어와 있다.
 
정성진 어반에셋매니지먼트 대표에 따르면 남관은 650억원(해주정씨 소유분 약 300억대), 서관은 700억원, 동관은 500억원이다.
 
대종친회는 검찰청과 법원 뒤쪽에 위치한 서리풀공원이 있는 야산도 소유했다. 서초동 산185-11번지와 산185-1번지인 이곳은 현재 법적으로 개발이 금지된 그린벨트 구역이라 매매가 이뤄지지 않는 곳이다.
 
 ▲ 정곡(鄭谷) 표석ⓒ스카이데일리
정성진 대표는 “만약 정부에서 해당 토지를 수용할 경우 야산의 시세는 약 85억원이다”며 “대종친회가 검찰청과 법원 근처에 소유하고 있는 빌딩과 야산의 총 가치는 약 1935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해주정씨가 소유한 빌딩은 또 있다. 서초역 3번 출구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해은빌딩은 지난 1980년 10월 완공됐다. 대지면적 867㎡(약 262평), 연면적 2829.58㎡(약 856평),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다. 정성진 어반에셋매니지먼트 대표에 따르면 이 건물의 시세는 160억원이다.
 
해은빌딩의 소유주는 은률종회다. 은률종회는 정도공(貞度公) 정역(鄭易)의 손자 정변(鄭忭)을 파시조로 하는 가문이다. 1층에는 NH농협은행 서초동 지점이 자리해 있다.
 
태종 이방원 과거 동기 ‘정역’, 그의 딸 효령대군 배필로 ‘왕실과 돈독’
 
정역(鄭易)은 해주 정씨 중시조 중 한명인 찬성공(贊成公) 정윤규(鄭允珪)의 아들이다. 고려 말기 정역은 태종 이방원과 같은 해 과거를 봤던 동기다.
 
정역은 조선왕조 초기 국정 운영에 참여하면서 친구였던 이방원이 개국 초반의 정치적 혼란을 수습하는 것을 도왔다. 이방원은 정역의 딸을 숙의옹주로 삼아 효령대군의 배필로 들인다. 해주정씨 가문은 조선왕실과 끈끈한 유대를 맺었다.
 
해주정씨들은 정역 사후에도 약 500년 동안 그의 묘지 밑에 마을을 이루고 살았다고 한다. 때문에 이 일대를 정곡이라고 불렀다. 지금도 정곡빌딩 서관 뒤편에는 ‘정곡’이라는 표지석이 있다.
 
그러나 지난 1979년 당시 정역의 묘소 자리에 서울중앙지방검찰청과 서울중앙지방 법원 등이 들어오기로 결정되면서 정역의 묘소는 지금의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해주정씨 집안의 사당인 대령사로 이장을 했다. 대령사에는 현재 해주정씨의 시조인 정숙과 3세조 정역의 영정 및 신주를 모신 사당과 묘소가 함께 위치해 있다.
 
 ▲ 정곡빌딩 남관(사진), 동관, 서관 건물 가격을 모두 합치면 약 1850억원에 달한다. 해주정씨대종친회는 정곡빌딩뿐만 아니라 검찰청 뒤쪽의 야산까지 소유했다. ⓒ스카이데일리

임진왜란 때 ‘가등청정’ 물리친 북관대첩비 주인공 정문부 장군 후손들
 
정(鄭)씨는 김씨, 이씨, 박씨, 최씨에 이어서 우리나라에서 인구가 다섯 번째로 많은 성씨다. 지난 2015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국내 정씨는 약 21만명이다.
 
정씨의 본관은 40여개로 알려졌다. 이중 인구 1만명 이상의 본관은 경주, 동래, 진주, 초계, 하동 등 17개이며 해주정씨는 전체 정씨 중 2.1% 수준인 4만5101명이다. 이는 지난 2000년 3만5434명보다 약 1만명 증가한 수치다.
 
해주정씨 후손 중 유명한 인물로는 북관대첩비의 주인공인 정문부 장군이 있다. 북관대첩비는 임진왜란 때 가토 기요마사(가등청정,加藤淸正)가 이끄는 왜군을 무찌른 대첩을 소상히 기록한 전승비로 지난 1707년 함경북도 길주군 임명면(현 김책시 임명동)에 세워졌다.
 
북관대첩비는 지난 1905년 러·일 전쟁 당시 일본으로 반출됐다. 야스쿠니 신사에서 보관돼 있었던 것을 해주정씨 대종친회 등의 노력으로 지난 2005년 10월 20일 환국했다. 이듬해인 2006년 북한으로 북송돼 원래 소재지에 복원됐다.
 
 ▲ 해은빌딩(사진)은 정역의 손자인 정변을 파시조로하는 해주정씨생원공파은율종회가 소유했다. 부동산 전문가에 따르면 지난 1980년에 지어진 이 빌딩의 가치는 약 160억원이다. ⓒ스카이데일리
  
해주정씨 출신 기업인으로는 정태수 전 한보그룹 총회장이 있다. 한보그룹 창립자인 정 전 총회장은 세무 공무원으로 일하던 중 한보상사와 한보철강을 설립했다. 그는 은마아파트 건설 사업 등으로 큰 성공을 했다. 그러나 시베리아 가스전개발과 당진제철소 건설 사업 등을 무리하게 추진해 도산했다.
 
숙명여대 출신 정미선 아나운서는 SBS에 공채 11기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지난 2008년 SBS 방송연예대상에서 아나운서 상을 받는 등 승승장구했다. 지난 2014년 7월부터 SBS 8 뉴스의 앵커로 활약하고 있다.
 
그 외에도 자유당 소속으로 제2·3대 국회의원을 지낸 고 정기원 전 의원과 신한국당 소속으로 제14대 국회의원을 지낸 고 정필근 전 의원 역시 해주정씨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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