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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년부채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20대 청년들이 빚에 내몰리는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 및 시민단체 등에서는 20대 청년들이 빚더미에 내몰리는 이유로 학자금 대출, 취업난과 높은 청년실업률, 값비싼 보증금·월세 등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주로 꼽고 있다. 그런데 적지 않은 청년들은 불법 도박, 성형 대출, 명품 중독 등 개인의 일탈로 인해 빚에 내몰리고 있다. 심지어 소득이 없는 20대들이 ‘작업대출’ 등의 불법 대출에 빠져 있는 것으로 취재결과 드러났다. 스카이데일리가 금주의 이슈포커스 주제로 ‘청년부채 실태와 원인’을 주제로 선정하고 빚에 내몰린 청년들의 실태를 밀착 취재하는 한편 이들의 대출 과정에서 드러난 과소비 행태와 부작용 등에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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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20대 청년들의 부채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 및 시민단체 등에서는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원인으로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청년들의 개인적 일탈이 빚더미에 내몰리는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PC방에서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하는 모습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20대 1인당 부채 규모는 2203만원이다. 20대 청년들의 경우 안정적인 소득 창출이 어렵다는 점에서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런 상황에서 저축은행·대부업 등 제2·3금융권들이 ‘중금리 대출 상품’을 앞세워 공격적으로 청년층 대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저축은행·대부업 상품 이용 시 신용도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나중에라도 1금융권 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려는 벌써부터 현실화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제1금융권의 20대 청년 신용대출 비중은 약 5%에 그치고 있다. 반면 저축은행이나 대부업 등 고금리 금융권에서의 청년층 비중은 각각 16.3%, 13.6% 등을 각각 기록했다. 신용실적이 없어 낮은 신용등급을 보유한 20대 청년들이 제2·3금융권을 향하는 것이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20대 청년층이 소액의 부채만으로도 신용불량자로 내몰리는 이유가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청년 워크아웃을 신청하는 20대 청년 숫자가 지난 2년 동안 37%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특히 대학 졸업 전부터 고금리 대출로 파산 위기를 맞는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됐다.
현재 전문가 및 시민단체, 일반 국민들 까지도 20대 청년들이 빚더미에 내몰리는 이유로 학자금 대출, 높은 청년실업률, 값비싼 보증금·월세 등 사회의 구조적 문제만을 꼽고 있다. 하지만 스카이데일리가 다수의 전문가 및 실제 빚에 내몰린 청년들의 사례를 취재한 결과, 비단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단정 지을 문제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청년들이 빚에 내몰리게 된 데는 개인의 일탈이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확천금 꿈꾸다 빚더미, 인관관계 단절 및 우울증 등 패배자 전락
20대 청년 차모 씨(26·남)는 한 때 소위 ‘사설토토’로 불리는 불법 스포츠도박에 빠져 심각한 위기에까지 내몰린 일이 있다. 그는 지금까지도 1000만원 가량의 빚을 지고 있다. 현재 원금은 갚지 못한 상태고 지인이나 부모님에게 거짓으로 돈을 비려 이자 정도만 근근이 갚고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
차 씨에 따르면 이들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는 ‘총판(도박 사이트 홍보하는 사람)’에게 추천 코드(일련번호)를 제공 받아야만 사이트에 가입할 수 있다. 보통 축구, 야구, 농구, 배구 등 스포츠 경기 종목에서 특정 팀의 승패 여부를 맞히면 베팅금액에 배당이 곱해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외에도 사다리, 달팽이 등으로 불리는 확률형 게임도 이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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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 = 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현우] ⓒ스카이데일리 |
주변 친구들의 권유로 처음 토토를 시작하게 됐다는 차모 씨는 “처음에는 스포츠 경기 종목으로 시작을 했지만 누구나 다 그렇듯이 한번 빠져들고 나니 자연스레 확률형 게임까지 손을 대게 됐다”면서 “보통 한번 베팅할 때 3~4경기씩 묶어서 최소 10~20만원, 최대 50~60만원 정도의 금액을 베팅하곤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단 베팅을 하고 나면 경기 결과가 궁금해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까지 된다”며 “유럽 경기는 한국 시간으로 새벽에 진행되기 때문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날도 허다하다”고 토로했다.
차 씨는 “가진 돈을 다 탕진하고서도 경기에 베팅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대부업체 등 여기저기서 돈을 빌리다보니 현재 1000만원 가량의 빚을 지고 있다”며 “현재는 원금 상환은 생각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자를 갚기 위해 다른 지인에게 돈을 빌리는 등 돌려막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불법 도박을 끊기 위해 가입된 사이트도 탈퇴했지만 당시 적중했을 때의 느낌을 잊을 수가 없었다”며 “현재도 불법도박사이트는 아니지만 ‘프로토(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허가한 건전한 스포츠 베팅게임)’를 통해 스포츠 도박을 계속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모씨(32·남)는 10대 후반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타지생활을 해오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도박에 빠지게 된 케이스다. 그는 “처음 도박에 손을 댄 지 10년이 넘게 지난 지금까지도 도박을 끊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 놓았다.
박 씨는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이용 가능한 ‘사다리 게임(일반적으로 알려진 사다리 게임과 비슷, 단 차이점은 단 2개의 경우의 수만 존재)’ 등과 같은 확률형 게임을 즐기는 편이다”며 “한 게임 당 10만원 가량을 베팅하는데, 게임이 단 몇 초 만에 끝나기 때문에 전체 베팅금액은 상당한 수준에 달한다”고 말했다.
박 씨는 “도박 때문에 부모님 통장에서 몰래 300만원 가량의 돈을 뺀 적도 있다”며 “또 주변 친구들이나 지인들에게 10~20만원 가량의 소액을 빌리고 갚지 않아 현재는 어지간한 인간관계가 다 끊긴 상태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그는 “최근에는 ‘도박빚’, ‘인간관계 끊김’ 등으로 우울증까지 심해져 마약에도 손을 대고 있는 상황이다”면서 “이 사실을 알게 된 부모님과 여자친구가 애원했지만 도박을 끊을 수 없어 한강 다리에 올라 자살기도를 한 적도 있다”고 호소했다.
▲ 많은 20대 청년들은 학자금 대출, 청년실업률 등의 이유보다 ‘불법 도박’ 등의 개인적 일탈을 이유로 빚에 내몰리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20대 청년들은 소위 ‘사설토토’로 불리는 불법 스포츠 도박 등에 빠져 수백·수천만원의 빚을 떠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불법 도박으로 빚더미에 내몰린 한 청년과의 인터뷰 모습 ⓒ스카이데일리
그러면서 그는 “마지막에는 돈이 없어 도박을 못하는 상황에 처했는데, 그 때 대부업체에서 직장이 없어도 손쉽게 돈을 빌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결국 돈을 빌려가며 다시 도박을 즐기게 됐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빚이 5000만원까지 쌓였다”고 털어 놓았다.
최윤희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주임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불법 토토 외에도 경륜·경마 등의 도박 피해 사례들로 센터를 방문한다”면서 “심지어 최근에는 10대들의 도박 피해 사례들까지 접하기도 하는데, 10~20대 어린 청년들이 불법 도박으로 빚더미에 내몰리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더 이상 두고만 봐서는 안 될 사안이다”고 강조했다.
부채상환 능력 없어도 수천만원 대출의 어두운 단면 ‘불법 작업대출’
각종 일탈 행위로 인해 빚더미에 나앉은 청년들이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는 돈을 빌리기 위해 불법행위까지 서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도를 최대한 끌어 올리기 위해 사전에 대부업체와 말을 맞춰 불법 작업대출을 시도하는 것으로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밝혀졌다.
소득증빙서류가 없는 대학생들이 어떻게 대출을 받는지 알아보기 위해 스카이데일리는 직접 소득이 없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대출을 시도하는 대부업체들과의 접촉을 시도했다. 충격적이게도 청년들은 오로지 돈을 빌리기 위한 목적으로 대출에 필요한 서류를 구하기 위해 불법을 자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일정한 소득이 없는 이들은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부업체를 통해 돈을 빌리기까지 했다. 대부업체들은 대학생들에게 ‘가직장(허위직장)’을 잡도록 강요한 뒤 관련 증빙 서류를 허위로 위조해 대출 한도를 높여 돈을 빌려주는 ‘불법 작업대출’ 방식으로 청년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캡처화면]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대학생들은 ‘가직장(허위직장)’을 잡고 허위 소득 신고를 통해 대부업체에서 높은 한도의 대출을 받고 있었다. 한 대부업체 상담원은 대출 상담과정에서 ▲이름 ▲나이 ▲거주지 ▲군 제대 여부▲ 기대출사항 ▲연체현황 ▲소득여부 등 기본적인 인적사항 등을 캐물었다. 그후 얼마 지나지 않아 “소득이 없어도 최대 3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대출 한도를 더 올릴 수 없냐는 질문에 상담원은 “대학생은 소득이 없기 때문에 대출 한도가 정해져 있다”면서도 “다만 대출 한도를 임의로 끌어 올리는 방법이 있긴 한데, 대부분 허위로 직장을 잡는 방법을 주로 이용하는 편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체 측과 미리 말을 맞추고 형식상의 전화 통화 한 번이면 대출 한도를 높일 수 있다”며 “가령 예전에 아르바이트 했던 곳에 미리 연락해서 ‘신용카드를 만들고자 하는데 이 곳에서 현재 1년 정도 재직 중이라고 허위로 말을 맞춰달라’고 부탁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상담원은 “급여는 통장이 아닌 현금으로 받고 있다고 말만 맞춰지면 대출 이용자와 대부업체 측에서 서로 합의해 필요한 관련 증빙 서류를 위조하면 원하는 금액만큼 대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가직장 대출’은 직장이 없어서 상환능력이 없는 사람을 직장을 갖고 있는 상환능력이 있는 사람처럼 꾸며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방법이다. 대출 이용자는 신용이 낮아도 거액을 빌릴 수 있고, 대부업체 측은 고액의 이자를 챙길 수 있어 최근까지도 암암리에 이뤄진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불법 행위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작업대출(대출자와 대부업체 간에 사전에 말을 맞춰 불법적으로 이뤄지는 대출)은 공·사문서 위·변조로 이뤄지는 사기대출이다”며 “작업대출 의뢰자도 ‘여신거래와 관련해 허위, 위·변조 또는 고의 등으로 부실자료를 금융기관에 제출한 사실이 확인된 거래처’로 분류돼 금융질서 문란자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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