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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사람들]-블랙풀(20·30 댄스스포츠)

“춤을 추며 밀고 당기는 긴장감에 깊이 빠져들죠”

카페 회원만 2만2000명…낮에는 공무원·요리사에 밤엔 ‘열정 댄서’ 변신

하보연기자(beha@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4-01 05: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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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로 13년째를 맞은 블랙풀은 20~30대를 위한 댄스스포츠 동호회다. 현재 카페 회원수만 2만2000여명에 달하며 매주 100명 이상 모여 댄스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직장 건물 엘리베이터에서 저도 모르게 스텝을 밟은 적이 있어요. 동료들이 박장대소했죠. 때때로 화장실에서 거울 보며 연습을 하곤 해요. 마치 영화 ‘쉘 위 댄스’ 주인공들처럼 춤 속에 빠진 제 모습을 보게 되더군요”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조은상(34) 씨는 댄스스포츠의 매력에 흠뻑 젖어 있다. 그는 20·30 댄스스포츠 동호회 ‘블랙풀’에서 2년째 활동 중이다. 낮에는 평범한 공무원이지만 퇴근 후에는 열정적인 댄서로 변신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매주 100명 이상 오프라인서 모여…“오래 춤 출수록 품격 높은 아우라 생겨”
 
올해로 13년째를 맞은 블랙풀은 20~30대를 위한 댄스스포츠 동호회다. 블랙풀이라는 이름은 영국 중서부 지방의 작은 휴양 도시 ‘블랙풀(Blackpool)’에서 따왔다. 1920년 이후 매년 5월이면 ‘블랙풀 댄스페스티벌’이 열리는 도시다.
 
현재 카페 회원이 2만2000여명에 달하는 블랙풀은 매주 출석하는 오프라인 회원 숫자만 100~120명에 이른다. 10년이 된 회원도 10여명에 달하는데, 그들 중 한 명이 올해 블랙풀 회장을 맡은 조병모(일식요리사·43) 씨다. 그가 댄스스포츠의 매력과 10년 넘게 이어져 온 동호회 역사에 대해 설명했다.
 
“댄스스포츠는 오래 추면 출수록 그 사람만의 아우라가 뿜어져 나와요. 나이가 들수록 연륜이 더해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매력을 발산하게 되죠.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왈츠’의 경우 연세 지긋하신 분들이 종종 대회에 나오기도 하는데 그 자신감과 품격은 넋을 잃게 만들기도 합니다”
 
 ▲ 10년 넘게 동호회 활동을 해온 조병모(43·사진 왼쪽) 씨는 올해 블랙풀 회장을 맡았다. 조 씨는 댄스스포츠의 매력을 오래 추면 출수록 뿜어져 나오는 그 사람만의 품격이라고 설명했다. 조은상(34) 씨는 파트너십을 이뤄 춤을 추면서 서로 밀고 당기는 ‘텐션’을 느낄 때마다 더 깊이 춤에 빠져들게 된다고 말했다. ⓒ스카이데일리
 
왈츠는 댄스스포츠 ‘스탠더드’ 종목 중 하나로 4분의 3박자의 경쾌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장르다. 남녀 파트너가 한 쌍을 이뤄 추는 춤인데, 18세기 오스트리아 일대 민속춤에서 유래했다. 19세기 무렵에는 유럽 귀족들 사이에서 파티 춤으로 널리 유행했다.
 
동호회에 등록한지 2년이 넘었다는 조은상(공무원·34) 씨는 왈츠에 관심이 생겨 블랙풀을 찾게 됐다. 그는 20대까지만 해도 축구, 야구, 골프, 스노보드 등 다양한 운동을 즐기는 편이었지만 최근에는 댄스스포츠만의 마력에 흠뻑 빠졌다고 했다.
 
“댄스스포츠의 매력은 서로 밀고 당기는 ‘텐션’에 있다고 생각해요. 파트너와 손을 맞잡고 서로에게 전달되는 힘을 느낄 때마다 긴장감을 느끼며 더 깊이 춤에 빠져들게 되죠. 특히 왈츠는 우아해서 좋아해요. 옛 귀족들이 단체로 즐기던 춤이어서 그런지 실제로도 기품이 느껴져요. 서로 예의를 지키며 추는 춤이에요”
 
조 씨는 이전에 다니던 회사 사장님 부부가 춤추는 걸 보고 댄스스포츠에 뛰어들었다. 그는 “워크샵에서 사장님 부부가 춤추는 걸 보고 심장이 마구 뛰었죠”라며 “춤이 두 분을 연결해주는 끈처럼 보였어요. 저도 배우자가 생기면 함께 하리라 마음 먹었죠”라고 춤꾼이 된 계기를 소개했다.
 
취미로 스트레스 해소, 새로운 목표의식까지…자연스런 다이어트 효과는 덤
 
블랙풀 회원들은 동호회가 단순 취미 활동으로 끝나지 않는다고 했다. 댄스스포츠가 한층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준다고 입을 모았다.
 
 ▲ 블랙풀은 정기적으로 MT, 크리스마스 파티 등을 열어 파트너와 함께 댄스스포츠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틈틈이 동호회 대회, 아마추어 대회 등 다양한 경연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블랙풀 제공]
 
현재 패션업계에서 종사하고 있는 정가영(30) 씨는 일이 끝나면 댄스스포츠에 열정을 쏟고 있다. 그는 학원보다 다양한 블랙풀의 프로그램이 마음에 들어 등록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 씨는 “이제 막 3개월 된 초보지만 용기를 내보려구요. 이번 4월 MT 때 있을 동호회 내 대회에서 ‘자이브’라는 종목에 파트너와 함께 나갈 거에요”라며 출전 계획을 밝혔다.
 
“동호회인데도 불구하고 다양한 클래스가 있고 또 직장인을 배려한 타임테이블 구성이 마음에 들었어요. 첫 날 신발, 연습복 등을 고르는 법부터 수업 진행 방식까지 친절하게 알려주셨죠. 동호회 활동을 통해 업무 스트레스를 해소하면서 회사 내에서 밝아졌다는 얘기도 많이 들어요”
 
한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박광민(34) 씨는 퇴근 후 주 4~5회 동호회 수업을 들을 만큼 열정이 넘친다. 대학 때 교양 과목으로 댄스스포츠를 수강한 뒤 교내 동아리를 만들어 운영한 적도 있다.
 
“일반 댄스와는 달리 댄스스포츠는 ‘스포츠’라는 말이 붙죠. 그래서 그런지 스포츠 정신이 담겨 있어요. 스스로 노력해야 이룰 수 있는 경지가 있답니다. 처음 동호회 활동을 했을 때는 딱히 목표가 없었지만 이제는 여러 대회에 나가고 싶다는 의욕이 생겼어요. 실제로 최근 서울시내 댄스스포츠 동호회끼리 겨루는 ‘LNB 대회’ 룸바 종목에 출전하기도 했죠”
 
박 씨가 빠져있는 ‘룸바’라는 종목은 쿠바의 전통 춤에서 유래했다. 주로 남녀 사이의 애절한 사랑과 이별 노래에 맞춰 춤을 추기 때문에 파트너와의 감정 교류와 연기가 중요하다. 그만큼 춤과 음악에 깊이 빠져들 수 있다는 게 매력으로 꼽힌다.
 
 ▲ 패션업계에서 종사하고 있는 정가영(30·사진 왼쪽) 씨는 동호회 활동을 통해 업무 스트레스가 해소돼 더 밝아졌다고 말했다. 한혜민(31·가운데) 씨는 동호회 활동 반년 만에 BMI 수치가 10이나 줄어드는 등 다이어트 효과를 덤으로 누리고 있다. 박광민(34·오른쪽) 씨는 남녀 사이의 애절한 사랑을 표현하는 ‘룸바’ 종목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스카이데일리
 
회장 조병모(43) 씨는 “룸바는 음악과 춤을 고스란히 느끼는 게 중요해요. 하지만 사람마다 표현 방법, 감정선, 표현력 등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춤을 춰도 누가 추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죠. 특히 연륜에 따라서는 같은 곡도 달리 해석할 수 있어 더 매력적인 춤이에요”
 
현혜민(임상심리사·31) 씨는 지난해 여름부터 동호회에 나오기 시작했다. 그 또한 여성스러운 매력이 도드라지는 룸바를 좋아한다. 처음에는 왈츠에 관심이 있어 왈츠 수업을 주로 들었지만 지금은 신나는 리듬감의 자이브, 분위기 있는 룸바 수업 등 2~3개의 클래스에 참여하고 있다.
 
“댄스스포츠를 시작한지 반년 조금 넘었는데 가장 좋은 점은 다이어트에요. 얼마 전에 몸무게를 재보니 5kg이 빠졌더라구요. 신기해서 검사해봤는데 BMI(체질량지수) 수치도 10이나 줄었어요. 다이어트 외에 좋은 점은 친목 도모에요. 수업 후 뒤풀이 자리에서 춤 얘기를 하면서 춤출 때 받은 부담도 털어낼 수 있어요”
 
블랙풀에는 따로 주인이 없다. 회장 및 운영진은 매년 교체된다. 그런 블랙풀이 10년 넘게 유지되고 있다. 그 비결은 바로 동호회를 위해 열정을 쏟는 강사와 운영진, 회원들 간의 끈끈한 유대 관계에 있었다. 국가대표 출신 강사가 10년 넘게 회원들을 가르쳐 왔고 고참 회원들이 수업에 참여해 초보 회원들에게 꼼꼼하게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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