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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경영 금융업<39>]-교보생명보험

고객기만 당당, 본인피해 납작 신창재 ‘결국 벼랑’

자살보험금 지급 관련 각종 잡음 무성…수익성 악화에 자본확충 여부 불투명

하보연기자(beha@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5-26 14: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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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적 부진으로 상당한 부담감을 안고 있는 교보생명은 얼마 전 금융당국으로부터 자살보험금 미지급 건으로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이에 생명보험사 중 유일하게 1개월 영업정지 조치를 받았다. 교보생명은 실적 또한 점차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 주변의 우려를 사고 있다. 사진은 광화문 교보생명빌딩 ⓒ스카이데일리
최근 ‘빅3(삼성·한화·교보생명)’ 생명보험사 가운데 자살보험금 미지급 건으로 유일하게 중징계 처분을 받은 교보생명이 실적 부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징계 처분에 따른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오히려 실적 악화는 고조돼 우려는 더해지고 있다.
 
실적 악화가 사업 자체가 가진 근본적인 문제에 기인했다면 사태의 심각성은 더하다는 게 생보업계 안팎의 지적이다. 특히 대다수의 생보사들이 새 회계기준인 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 확충에 앞다퉈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실적 부진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고객 입장 반영한 법원 판결은 불복, 신창재 정조준 한 금융당국에는 ‘납짝’
 
26일 생보업계 등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17일 금융위원회로부터 1개월 일부 영업정지 및 3년간 신사업 진출 불가 등의 징계를 받았다. 생보사 중 유일하게 중징계 처분을 받은 것이다. 삼성·한화생명이 뒤늦게라도 자살보험금을 전액 지급하겠다고 한 것과 달리 교보생명은 2007년 9월 이전 자살보험금에 대한 지연이자는 지급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앞서 교보생명은 지난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약관 상 “자살사고에 대해서도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 하겠다”고 기재한 특약상품을 판매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약관 상 실수를 내세우며 자살한 고객에게 일반보험금만 지급해온 사실이 금융당국에 적발됐다. 금융당국은 자살보험금을 미지급해온 교보생명 등 생명보험사에 자살보험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교보생명은 “소멸시효가 지난 보험금은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법적 근거를 앞세워 소송을 제기했다. 1·2심 재판부는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 것은 맞지만 보험금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이미 지났다며 교보생명의 손을 들어줬다. 최종심에서도 대법원은 “자살 시점으로부터 소멸시효 2년이 지난 건에 대한 재해사망보험금은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했다.
 
 
 ▲ 교보생명은 금융당국이 강력한 징계 처분을 내리겠다는 입장을 밝히기 전까지 줄곧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중징계 처분을 예고하자 돌연 자살보험금 일부를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생명보험업계에서는 생보사 가운데 유일한 오너 대표이사(CEO)인 신창재 회장(사진)의 연임을 지키기 위한 처사였다는 지적이 일었다. ⓒ스카이데일리
 
대법원 판결 이후 교보생명은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에 대해 지급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행정처분’이라는 강수를 내놨다. 대부분 미지급 자살보험금이 보험사가 지급을 지연시킨 결과인 만큼 소멸시효와 상관없이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CEO가 문책경고를 받게 되면 연임 또는 다른 금융사로 재취업이 불가능하다. 
 
금융당국이 구체적인 징계 수위까지 내놓자 교보생명은 돌연 입장을 선회했다. 생보사 가운데 유일한 오너 대표이사(CEO)인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지난 2월 24일 예정됐던 제재심의위원회 개최 직전, 돌연 자살보험금 일부를 지급하겠다고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를 두고 생보업계 안팎에서는 교보생명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불거져 나왔다. 고객들의 입장을 반영한 법적 판결에는 불복하더니 대표이사에 대한 징계가 불가피해지자 입장을 선회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교보생명은 고객들의 편의보다 신 회장의 연임을 더욱 중요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었다.
 
교보생명은 2007년 9월 이후 미지급 건은 원금과 이자를 모두 지급하고 이전에 발생한 미지급 건은 원금만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지급 규모는 총 1858건, 672억원으로 전체 미지급 금액(1134억원) 중 59.3% 수준이다. 교보생명은 자살보험금 일부 지급을 결정한 덕분에 금감원으로부터 1개월 영업정지 및 ‘주의적 경고’를 받으며 신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는 초유의 사태는 면했다.
 
금감원의 결정에 따라 교보생명은 현재 일부 영업중지 상태에 있다. 지난 19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한 달간 재해사망보장 상품을 팔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해당 상품의 경우 교보생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라는 게 생보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 자료: 각 사 ⓒ스카이데일리
 
생보업계 등에 따르면 재해사망보장 상품은 생보사가 아닌 손해보험사에서 주로 다룬다. 생보사의 경우 재해사망 보단 일반사망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재해사망은 확률적으로 많이 발생하지도 않아 가격 자체가 저렴하다. 판매량 자체가 많지 않을 뿐더러 가격도 저렴해 생보사 수익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실제로 교보생명은 18일 공시를 통해 재해사망 보장 상품 영업정지에 대해 당기순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영업정지 내역을 살펴보면 해당 상품 판매로 인한 수익은 매출액 대비 0.19%에 불과하다는 게 교보생명의 설명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재해사망 자체가 확률적으로 많이 발생하지 않아 보험료도 비싸지 않다”며 “손보사의 경우 주보험으로 재해사망을 많이 사용하지만 생보쪽에선 보험가입할 때 일부러 재해사망특약을 넣지 않는 설계사도 많다”고 말했다.
 
주요 생보사 실적호조 속 나홀로 실적 뒷걸음질…자본확충 행보 ‘빨간불’ 우려
 
금융당국 제재로 인한 타격은 사실상 미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교보생명은 이와 별개로 실적은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당장 일시적인 실적이 아닌 사업 전반의 수익성 악화를 고민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감원 및 생보업계 등에 따르면 타 생보사들이 올해 1분기 실적 호조를 보인 것과 달리 교보생명만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이러한 실적 악화가 지속될 경우 자본확충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만큼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국내 생보사들은 오는 2021년 신 회계기준인 IFRS17 도입을 대비해 앞다퉈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교보생명도 마찬가지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회계기준이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보험부채는 급등할 수밖에 없다. 결국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사들의 부채가 늘어난다.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자기자본금을 늘려야 하는 셈이다.
 
교보생명은 자본확충을 위해 지난달 5억 달러(약 56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고 밝혔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처럼 만기가 없거나 매우 길고, 채권처럼 매년 일정한 이자나 배당을 주는 금융상품이다. 금융당국이 은행의 기본 자본으로 인정하는 증권으로 하이브리드채권으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 업계 안팎에서는 신종자본증권 발행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이에 자본확충 일환으로 기업공개가 거론되고 있다. 교보생명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중인 어피니티 컨소시엄 등의 자금회수 압박과 자본확충 필요성이 맞물리면서 기업공개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자본확충이 이뤄지지 않아 RBC비율이 100% 이하로 떨어지면 보험사는 심할 경우 영업자체가 불가능해진다. RBC는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금감원은 보험업계에 150% 이상 유지를 권고하고 있다. 100% 밑으로 떨어지면 금융당국의 시정조치 대상이 된다.
 
생보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교보생명의 부채를 IFRS17 기준에 맞추면 RBC비율이 100%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교보생명 입장에서 자본확충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나오는 배경이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도표=배현정]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교보생명의 거듭된 실적 부진은 자본확충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모양새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교보생명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8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2194억원) 13.5% 하락했다. 실적 부진은 비단 올해 1분기뿐만이 아니었다. 지난해에도 교보생명의 당기순이익은 5433억원으로 전년 대비(6441억원) 15.6% 감소했다.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은 생보사 중에서 유일하게 자살보험금을 전액 지급하지 받았고, 그나마 일부를 지급하는 과정에서도 오너 지키기 위한 억지 춘향식 지급이라는 비판을 받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실적마저 꾸준히 하락세를 보여 수익성 확보가 늦어지면 최악의 상황에서는 기업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사태에 놓일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억지춘향식 자살 보험금 지급 논란에 대해 교보생명 관계자는 “자살보험금은 생명윤리 차원에서 사실 지급해서는 안 되는 보험금이지만, 약관상 실수가 있었던 것을 인정해 지급하기로 결정한 것이다”며 “2007년 9월 이전 지연이자는 이미 소멸시효가 지난 건이며 대법원이 소멸시효가 지난 건에 대해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을 내렸으므로 법적 기준에 따라 지급액을 산정한 것일 뿐이다”고 해명했다.
 
실적부진에 따른 수익성악화를 우려하는 여론에 대해서는 “지난해에는 자살보험금 지급 건이 재무제표에 반영됐고 올 1분기에는 갖고 있던 대우조선해양 채권 200억원을 손실 처리했기 때문이다”며 “일회성 요인에 의해 이익이 떨어졌을 뿐, 앞으로 기업 전체 수익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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