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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장섭 JD 부자연구소 소장 ⓒ스카이데일리
부자는 여우가 아닌 곰입니다. 사람들은 여우처럼 똑똑한 이들이 부자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남들보다 앞서서 투자하고 남들보다 먼저 빠지면 더 돈을 벌 수 있다고 여기죠.
저도 한 때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투자는 돈을 조금 벌 수 있지만 크게 벌수는 없습니다.
몸만 바쁘지 손에 쥐는 것은 없죠. 결국 생활비 쓰고 나면 빈손이 됩니다. 그렇게 투자하면서 부자가 될 수 있을 거라 착각하죠.
그래서 좋은 정보를 찾아서 단타를 노립니다. 하지만 이래서는 부자가 될 수 없습니다.
부자의 조건은 싸게 사고 시간을 많이 들여야 하며 최대한 많이 모아야 합니다. 왜 싸게 사야 할까요. 싸면 많이 살 수 있죠.
큰돈을 만들려면 오랜 시간 걸려…여우는 장기 투자에 익숙지 않아
예를 들어 봅시다. 한 회사원이 걸그룹 소녀시대의 사생 팬입니다. 그 회사원은 소녀시대를 너무 좋아했다고 합니다. 공연도 보고 찾아다니기도 했죠. 그러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소녀시대를 따라다니는 것도 응원이 될 수 있지만 진짜 도와줄 수 있는 게 뭘까”하고 말이죠.
이때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생각났습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주식을 사는 것이죠. 그래서 회사를 도와주면 소녀시대에게도 도움을 주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 회사원은 월급 가운데 생활비로 쓰고 남은 돈을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사는데 썼죠. 그렇게 몇 년 동안 꾸준히 샀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5000만원 정도의 주식이 모였습니다. 그런데 SM엔터테인먼트 가수들이 한류열풍을 타고 중국과 동남아 그리고 미주지역으로 뻗어나가자 주식이 2만원 이상으로 올랐습니다. 1000원 짜리 주식이 무려 20배 오른 것입니다. 정리를 하니 10억원이 됐습니다. 싸게 사니 많이 모을 수 있었고 그것은 가치를 발현하는 순간 많이 오를 수 있었습니다.
이럴 경우 똑똑한 사람들은 5%나 10%가 오르면 팔지 않았을까요. 그러니 부자는 재빠른 여우보다 우직한 곰인 셈입니다. 시간은 많이 걸리는 이유는 그만큼 많이 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인들의 평균 월급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자신의 생활비를 쓰고 나면 남는 돈이 별로 없죠. 그러니 많지 않은 돈을 가지고 큰돈을 만들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겁니다.
하지만 큰돈을 모아서 투자하려는 것은 좋지 않은 생각입니다. 왜냐면 저금리 시대이기 때문이죠.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1% 라면 원금의 두 배가 되는 시간은 72년이 걸립니다. 2%의 경우 36년이 걸립니다. 복리가 들어가면 이 시간은 조금 더 빨라집니다. 1%대의 저금리 시대에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고 큰돈도 모을 수 없죠. 그러니 많이 오르는 것에 조금씩 투자해서 저축하는 것이 낫습니다. 그것이 은행에 예금하는 것보다 낫죠.
이 일에도 재빠른 여우보다 우직한 곰이 돼야 합니다. 여우는 이런 투자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쉽게 지루해하면서 피로를 느끼죠. 한마디로 참을성이 없다는 겁니다. 사실 여기서 말하는 여우는 헛똑똑한 사람을 가리킵니다.
단타 노리는 사람은 똑똑하지 않아…시대 흐름 읽으며 꾸준히 기다려야
참을성 없는 사람은 머리가 나쁜 사람입니다. 마시멜로우 실험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4살 난 아기들에게 마시멜로우가 있는 접시를 보여주고 지금 당장 먹으면 한 개를 먹을 수 있지만 선생님이 돌아올 때까지 먹지 않고 참고 기다리면 2개를 먹을 수 있다는 실험입니다.
참지 않고 먹은 아이들을 조사해보니 나중에 약물중독과 사회 부적응자들이 많았고 참고 기다려 2개를 먹은 아이들은 성공한 중년의 삶을 살고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지금 당장 한 개를 먹는 것이 아니라 참고 기다리면 두 개, 아니 수백개를 먹을 수 있는데 참을 수 없어 당장 먹어버리는 사람을 어떻게 똑똑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참을 수 있는 사람이 똑똑한 사람 인거죠.
단타를 노리는 사람은 똑똑하지 않습니다. 또 자신이 천재인 줄 아는 상상은 멍청한 여우에 불과하죠. 지능에도 여러 가지 기능이 있습니다. 단기 기억력, 공간 지각력, 수리능력 등 이런 것이 지능이라 생각하지면 훨씬 더 넓은 분야에 지능이 있습니다. 참을성도, 창의성도, 대인관계 등도 지능이죠.
우리가 생각하는 아이큐(IQ)는 측정할 수 있고 눈에 보이는 지능입니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은 IQ 수치가 높은 사람이 똑똑하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인내, 창의성, 대인관계 등은 측정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이런 것이 좋은 사람을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않죠.
그러나 부자가 되는 데는 빠른 수리력 보다 시대를 읽는 흐름과 꾸준히 모으며 기다릴 줄 아는 참을성이 더 필요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부자가 되죠.
부자가 된 사람들을 자세히 들여다봅시다. 농사를 짓다가 땅이 두 배, 세 배 올랐는데 농사꾼이 그 땅만 팔면 어디 가서 농사짓겠냐며 우직하게 농사만 하는 사람이 부자가 됩니다. 사실 두 배, 세 배 올라 팔아서 그 돈 가지고 해보지도 않은 자영업을 하다가는 망하기 딱 알맞습니다.
그 농사꾼은 현명한 겁니다. 오히려 우리들이 그를 멍청한 졸부라고 욕하는지도 모르죠. 특히 참을성이 있고 현명한 선택을 한 그들을 욕할 자격도 없는 사람들이 그렇게 욕을 합니다. 주식을 한 주, 두 주 사서 꾸준히 모으고 절대 팔지 않는 사람들을 보며 그들을 욕하기도 하죠. 올랐으면 팔고 떨어지면 손절매 해야지 왜 멍청하게 그런 주식을 들고 있느냐고 말이죠.
하지만 모아야 부자가 되는 자본주의의 속성을 모르고 한 푼, 두 푼의 가치만을 아는 사람들이 그들의 천재성을 욕한다. 멍청하다거나 세상 물정 모른다고 말이죠. 하지만 정작 자신들은 왜 부자가 못 되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나중에 돈을 벌었다면 그제야 어떻게 삼성전자, 네이버, 태평양 같은 주식을 아직도 들고 있냐며 놀라 이야기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참을성은 무식하고 인내가 없는 재빠른 모습에는 똑똑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진짜 무식한 사람들은 용감하게 “단타투자 어디 없냐”고 얘기하죠. 어디 가서 이런 얘기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스스로 무식하다고 남들에게 말하는 꼴이니까요.
부자가 되려면 싸게 사고 오랫동안 모아 팔지 않아야 합니다. 가만히 생각해 봅시다. 돈 없는 서민이 싸게 사야 많이 모을 수 있고 많이 모으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고 그것이 많이 올라야 부자가 되지 않을까요. 결론은 참을성이 많은 사람이 부자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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