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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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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의 관계에 대한 의혹은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이후 계속해서 제기돼 왔다. 투자회사인 맥쿼리가 서울 지하철 9호선과 우면산 터널 등 사업계약을 특혜에 가깝게 체결한 이면에 이 대통령과 맥쿼리의 관계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의혹의 골자다.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의 아들인 이지형씨는 맥쿼리인프라와 관계사로 알려진 맥쿼리IMM의 대표이사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데, 이는 이 대통령과 맥쿼리를 잇는 직접적인 연결고리라는 주장이 나온 상황이다. 이런 의혹들을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겠다는 과감한 시도가 이뤄져 화제가 된 것이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조연출을 맡은 후 시사전문 PD로 명성을 쌓은 김형렬 감독의 스크린 데뷔작 ‘맥코리아’가 개봉을 앞두고 드디어 내용을 공개했다. 개봉 전 예고편에서 김형렬 감독이 검찰에 출두해 청사로 걸어들어가고 있는 이상득 전 의원에게 아들인 이지형씨와 맥쿼리의 관계를 물어보는 장면이 화제가 된 바 있다. 맥쿼리 측은 예고편이 공개되자 김 감독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법적 대응에 들어가겠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김 감독이 한국의 마이클 무어처럼 시사 다큐멘터리 영화로 스크린에서 성공할 수 있을 지는 영화에 대한 관객의 반응을 지켜볼 일이다. 스카이데일리가 ‘맥코리아’ 언론 시사회를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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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에 출두하는 이상득 전 의원에게 다가가고 있는 김형렬 감독. ‘맥코리아’ 예고편에 포함된 이 장면은 많은 화제를 낳았다. <사진=‘맥코리아’ 스틸컷, 마운틴픽쳐스 제공>
이명박 대통령과 투자회사 맥쿼리인프라의 관계를 파헤친다는 예고편으로 화제를 모은 다큐멘터리 영화 ‘맥코리아’가 개봉을 앞두고 9일 열린 언론 시사회에서 영화내용을 최초로 공개했다.
‘맥코리아’는 이명박 대통령과 이상득 전 의원 등이 등장한 티저예고편을 공개하자 마자 맥쿼리 측에서 소송의사를 밝혀 뜨거운 논란을 예고했다.
예고편에는 맥쿼리인프라와 이명박 대통령의 관계를 암시하는 장면이 나온다. 맥쿼리는 전국의 민자사업에서 큰 수익을 거두고 있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이던 시절 지하철 9호선과 우면산 터널에 투자한 것이 특혜라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특히 조사를 받으러 검찰에 걸어 들어가는 이상득 전 의원에게 영화를 찍은 김형렬 감독이 다가가 “혹시 (아들인) 이지형씨와 맥쿼리랑 어떤 관계가 있나요?”라고 묻는 장면은 화제가 됐다.
이지형씨는 맥쿼리와 관계사로 알려진 맥쿼리IMM의 대표이사를 지내 이명박 대통령, 이상득 전 의원과 맥쿼리 간의 연결고리라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인디 스페이스’ 극장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는 화제가 된 영화 ‘맥코리아’의 내용이 공개됐으며, 이후 김형렬 감독과 나래이션에 참여한 공지영 작가,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 등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 언론 시사회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김형렬 감독 ⓒ스카이데일리
김형렬 감독은 “저의 영화는 불씨같은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민자사업에 대한 관심이 붐을 타고 발전돼야지 저의 영화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작은 불씨라고 생각하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나래이션을 맡은 공지영 작가는 “나래이션 녹음할 때는 영화를 다 보지 못했다. 오늘 처음 끝까지 봤는데 갑자기 한 살된 우리 조카의 딸이 생각난다. 그 아이가 서른살이 될 때까지 저 돈을 내야 한다는 생각에 오싹해진다”며 “이런 문제제기가 진작 됐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너무 좋은 영화고 많은 분들이 봤으면 좋겠다”고 감상을 전했다.
영화 속에서 김형렬 감독의 마음 속 생각을 전하는 나래이션을 맡은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는 “제도권 안에서 특히 저널리즘 영역 안에 있는 분들이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역할을 스스로 자임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나래이션에 참여한 한 사람으로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맥코리아’는 18일 개봉 예정이며, 전국 10여개 관에서 상영할 예정이다. 배급사인 마운틴픽쳐스 관계자는 “아직 상영관이 확정되지는 않은 상태지만 예술독립영화관 중심으로 상영할 것”이라며 “서울에서는 두 곳 이상의 대형영화관이 포함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 시사회에는 맥코리아를 연출한 김형렬 감독(좌)과 나래이션에 참여한 공지영 작가(가운데), 탁현민 교수(우)가 참석했다. ⓒ스카이데일리
지하철 9호선 요금인상이 영화제작 계기
지하철 9호선의 한 켠에서 영화는 시작된다. 그리고 “나는 돈키호테, 나를 부르는 나팔소리가 들렸다”라는 독백과 함께 지하철 9호선이 기습적으로 요금인상을 단행한다고 발표한 상황이 이어져 나온다.
이 시작은 영화를 찍게 된 계기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김 감독은 “제가 출퇴근할 때 지하철 9호선을 이용한다”며 “4월 경 지하철 9호선이 단독으로 요금 500원 인상을 발표한 것이 영화를 제작하게 된 계기”라고 밝혔다.
▲ 지하철 9호선 취재를 시도하자 관계자가 촬영 중인 카메라를 손으로 가리는 장면. <사진=‘맥코리아’ 스틸컷, 마운틴픽쳐스 제공>
지하철 9호선은 지난 4월 요금 500원 인상안을 기습적으로 발표했으나 서울시가 반발하자 이를 철회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지하철 9호선은 공공시설이 아닌 금융투자회사의 수익에 따라 운영되는 금융상품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영화는 지하철 9호선이 어떻게 서울시와의 협의 없이 요금인상을 발표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서울시와 9호선이 맺은 협약 내용을 살펴보면서 파헤치기 시작한다. 이어 9호선과 서울시를 취재하고, 협약을 맺을 당시 결제선에 있었던 사람 하나하나를 찾아 나선다.
영화 속에서 자신을 ‘돈키호테’라고 부른 김 감독은 자신의 취재를 ‘거인을 찾아나서는 과정’에 비유한다. 하지만 만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거인이 아니라 풍차였다고 표현한다. 돈키호테는 거인이라고 생각하고 돌진했지만 부딛힌 것은 풍차였다.
이런 돈키호테같은 취재과정은 지하철 9호선에서 협약을 맺을 당시의 서울시 공무원, 맥쿼리 등으로 점점 옮겨간다.
검찰에 출두하는 이상득 전 의원에게 아들 이지형씨와 맥쿼리의 관계를 묻는 예고편의 장면도 이 과정에서 등장한다.
김 감독은 영화 말미에 드디어 맥쿼리의 감독이사인 송경순 이사의 육성을 담는데 성공한다. 전화통화에서 송 이사가 자신과 이명박 대통령간의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맥쿼리의 사업이 문제없음을 항변하는 목소리를 생생하게 영화에 담았다.
▲ 자료: 각 지자체 사업내역 발표
베테랑 다큐 PD에게도 쉽지 않았던 촬영과정
김 감독은 SBS 교양제작국 PD 출신으로 2004년 ‘그것이 알고 싶다’ 프로그램의 조연출을 맡았으며, OBS 메디컬 다큐 ‘생명’과 KBS 광복절 특집 다큐 ‘나는 대한제국의 외교관이다’ 등을 제작해 시사다큐로서 명성을 쌓았다. 2011년 6월에는 이달의 독립PD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경복궁에서 1인시위를 시도한 김형렬 감독. 청와대와 인접한 지역이어서 금새 1인시위는 제지당했다. <사진=‘맥코리아’ 스틸컷, 마운틴픽쳐스 제공>
이런 시사 다큐멘터리 전문 PD에게도 맥쿼리 취재과정은 쉽지 않았다. 김 감독은 특히 “독립제작사에서 취재하기가 상당히 힘들었다”고 말했다. 전화통화나 인터뷰 요청을 무시당하는 일은 다반사였기 때문에 정보를 수집하고 취재를 하는 과정이 매우 힘들었다는 것이다.
지하철 9호선은 여섯 차례에 걸쳐 취재를 시도했지만 번번히 거부당했고, 담당자가 사무실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접촉할 수 없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이던 시절 지하철9호선 협약에 참여해 결제라인에 이름을 올린 강창구 전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장을 취재하는 과정은 10여일간 접촉을 시도했으나 계속해서 실패하는 과정이 영화에 생생하게 나온다.
김 감독은 가장 아쉬운 점에 대해 “영화에서 (이상득 전 의원의 아들인) 이지형씨를 만나지 못했는데 꼭 만나고 싶다. 그 분에게 직접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지형씨는 호주에 있는 투자회사에 재직중으로, 김 감독이 지속적으로 접촉을 시도했으나 결국 연결이 되지 않았다.
예고편이 공개된 후 맥쿼리에서 법적대응을 검토하겠다는 압박도 김 감독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김 감독은 8월말 ‘맥코리아’의 1차 예고편을 공개한 후 맥쿼리의 전무(당시 상무이사)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 영화 맥코리아의 포스터. 손으로 카메라를 가리는 장면이 유독 많다. <사진=마운틴픽쳐스 제공>
“처음 예고편을 인터넷에 올렸을 때는 반응이 거의 없었다. 그러다가 조회수가 올라가던 중 맥쿼리 이사에게 전화가 왔다. 현 정권과 맥쿼리가 관계있다는 뉘앙스에 대해, 만약 영화가 그렇게 제작된다면 가처분신청은 물론 법률검토를 하겠다고 말했다”고 김 감독은 밝혔다.
김 감독은 법적 대응에 대한 심적부담을 느꼈다고 고백하며, 맥쿼리 측에서 어떤 점이든 찾아내 소송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대해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영화 배급사인 마운틴픽쳐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까지 맥쿼리 측에서 법적인 조치를 취한 것은 없다”면서 “감독에게 직접 전화를 한 것이 전부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 김형렬 감독 단독 인터뷰 |
▲ 김형렬 감독 - 해외에서는 마이클 무어 감독 등이 폭로 다큐멘터리를 많이 내고 흥행도 됐지만 한국에서 이런 시도는 새롭다. 한국 관객들은 어떻게 볼까?
“관객들이 이 영화를 찾아서 보신다면, (민자사업은) 실질적인 민영화라는 개념을 가졌으면 좋겠다. 지금의 문제만이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민영화라고 하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민자사업은 다르게 보는 것 같다. 민자사업은 30년씩이나 되는 시간에 걸친 민영화 사업이다. 이런 점을 국민들이 알면 좋겠다. 국민들만 모르는 일이고, 국민들이 알았다면 이런 협약이 가능했을까 싶다. 국민들이 이런 협상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서 잘못된 협상을 못하게끔 했으면 좋겠다.”
- 혹시 해외 폭로성 다큐멘터리 중 인상깊게 보거나 영향을 받은 것이 있다면?
“마이클 무어는 이 작업을 하기 전부터 좋아했다. 외국에서는 이런 다큐멘터리를 자유롭게 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제약이 많다. 원래 이런 것은 방송에서 해야 할 일이다. 방송에서 정치권을 파야 되는데 안하고 있으니까 저희가 나선 거다. 해외 다큐처럼 좀 자유롭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 잠입취재를 비롯해 험난한 과정이 영화에 그대로 나온다. 취재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은?
“대응을 안해주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한번에 된 적은 한번도 없다. 통화 미리 하고 안되고 안되고 하다가 직접 그분들의 소리를 담고 싶어서 찾아가기도 했다. 맥쿼리도 마찬가지다. 꼭 한번은 만나고 싶었던 것이 맥쿼리다.”
- 맥쿼리의 실체에 대해 설왕설래가 많다. 실체는 어떻게 보나?
“기자분들과 똑같다.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다. 어느 정도에 가면 한계에 부딪히는데, 누군가가 양심고백을 하지 않는 이상 밝힐 수 없다. 앞으로 정권 바뀌고 나서 국회에서 국감을 하게 되면 밝혀지지 않을까 한다. 저의 영화는 불씨같은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붐을 타고 발전돼야지 저의 영화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작은 불씨라고 생각하시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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