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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6주년 기획Ⅱ]-한국의 금융부자(上-현황)

돈 벌면 죄인…펀드·주식 망설이는 한국부자들

투자활성화→금융선진화→경제성장…“선순환 가로막는 부자증세”

임현범기자(hby6609@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8-31 00:3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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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어 한다. 시중에 있는 여러 서점 진열대에는 금융기법부터 부동산, 경매, 재테크, 절세 등 다양한 경제 관련 자기계발 서적이 즐비하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부자가 되려면 부동산을 비롯해 금융상품, 채권, 주식 등 균형 있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분산의 미학이다. 그러나 한국 부자들의 자산 비중을 보면 불균형 현상이 심각하다. 부동산 자산이 압도적으로 많다. ‘부동산투자를 하지 않았다면 부자가 될 수 있었을까’라는 의구심마저 들 정도다. 반면 선진국이 부자들은 다르다. 금융자산 비중이 월등하다. 부동산 자산이 20% 내외인 반면 주식이나 채권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가까이 된다. 우리나라 부자들과 선진국 부자들은 자산 구성 측면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부자들의 금융자산 비중이 높을수록 선진국일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은 자금이 흐르지 못하고 정체될 수밖에 없는데 반해 금융의 경우 돈의 흐름을 활성화 시켜 국가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상항이 이런데도 우리나라는 금융부자들이 생겨나기가 점점 어려운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 법인세율 확대, 대주주 주식 양도차익 과세 확대 등 금융시장에 대한 규제가 날로 강화되고 있어서다. 이는 금융시장 발전을 저해하고, 나아가 국가경제의 발목을 잡는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다수의 금융부자들이 생겨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창간 6주년을 맞아 한국 금융부자들의 현황과 성공 사례 세 편에 걸쳐 보도한다.

▲ 최근 코스피 지수가 2400선을 넘나드는 등 자본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한국 부자들의 금융자산 규모에 변화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특히 금융산업은 국가 경제와 밀접한 연관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 차원의 금융투자 환경 조성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대한민국 금융메카’로 불리는 여의도 전경 ⓒ스카이데일리
 
전 세계적으로 ‘부자’ 또는 ‘자산가’ 등을 판가름하는 절대적 기준은 없지만 통상 100만 달러 이상의 투자자산을 보유한 개인으로 정의된다. 우리나라 역시 기준치를 웃도는 부자들이 날로 늘고 있다. 단순히 기준치만 넘어선 게 아니라 개인당 자산 규모 또한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최근 코스피 지수가 2400선을 넘나드는 등 자본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한국 부자들의 금융자산 규모 역시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 전체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긴 하지만 금융자산 비중도 꾸준히 늘고 있다.
 
덕분에 선진국과 같이 금융 부자 탄생에 대한 기대감도 높게 일고 있다. 해외 선진국 부자들은 재산의 18% 정도만 부동산에 투자하고 절반 가까이는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한다. 금융에 부자들의 뭉칫돈이 몰린다는 의미는 금융 산업의 성장과 직결돼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는 시각이 많다.
 
특히 금융 산업은 한 국가의 경제 수준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금융 부자가 많다는 의미는 해당 국가의 경제 수준을 판가름하는 잣대로 인식된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국가 경제를 위해서라도 부자들이 금융 분야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한국 부자 및 금융자산, 매년 평균 약 10%씩 증가…지난해 기준 24만2000명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7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 부자는 약 24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14.8% 증가했다. 지난해 국제 경기의 회복세, 주식 시장 호황, 부동산자산 가치 상승에 따른 금융투자 여력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 1년간 금융자산이 증가한 부자의 비율은 감소한 부자의 비율에 비해 39.7%p나 높았다. 향후 금융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는 부자도 48.6%나 됐다. 줄이겠다는 대답은 5.2%에 불과했다. 금융시장 회복세에 따른 투자가치 상승이 부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아직까지 우리나라 부자들의 경우 선진국의 부자와 금융자산 구조에서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한국 부자가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은 현금 및 예적금 비중이 48.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이어 주식(20.4%), 투자∙저축성 보험(13.2%), 펀드(8.4%) 등의 순이었다. 이에 반해 세계 부자들은 현금 및 예적금 비중이 29%에 불과했다.
 
금융상품별 비중은 자산 수준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총 자산이 많을수록 예적금 비중이 감소한 반면 주식, 펀드 및 채권 등에 대한 투자 비중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예·적금과 같은 안전 금융자산에 일정 금액 투자한 후 나머지 여유 자금에 한해 투자수익을 높일 수 있는 금융 자산에 투자한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결과로 해석됐다. 한국 부자들이 금융자산에 있어서는 아직까지 보수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예·적금과 보험 이외의 직·간접 투자 상품은 연령, 거주지역, 총자산 규모 등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연령별로 40대 이하 젊은 부유층이 상대적으로 높은 펀드 보유율을 나타냈다. 지역별로는 서울 및 수도권 부자들이 지방 부자에 비해 펀드, 주식, 채권 보유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부촌으로 손꼽히는 강남3구에 거주하는 부자들은 투자 상품 보유 측면에서 균형감 있는 모습을 나타냈다. 예·적금 뿐 아니라 펀드, 주식, 채권, 신탁·ELS 등 모든 투자 상품 보유율이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이곳 부자들은 보유 자산 규모가 클수록 공격적인 상품에 투자하는 비중이 컸다.
 
공격적 투자 상품으로 분류되는 펀드의 경우 한국 부자들은 국내주식형 펀드(73.6%)를 가장 많이 보유했다. 이어 해외주식형(47.7%), 국내혼합형(45.0%), 해외 혼합형(23.6%) 등의 순이었다. 펀드상품 투자 시에는 펀드 자산운용사의 브랜드(21.7%)와 펀드 최고수익률(21.7%)을 우선적으로 고려했으며 직원의 추천(7.5%)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펀드 선택 시 연령대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이 낮을수록 펀드 최고수익률을 우선시했고 연령이 높을수록 자산운용사의 브랜드와 지인, 금융기관 직원 추천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자금을 운용하는 사모펀드 투자 의향이 있는 부자들의 비중도 전체의 17% 정도 차지했다. 특히 금융자산이 클수록 사모펀드 투자 의향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자산이 많을수록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려는 성향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국 부자들은 금융환경 및 경제상황에 따라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코스피 지수는 2400선을 넘나들며 증시가 활황을 보였는데 한국 부자의 주식 비중 역시 2016년 대비 3.2%p 증가했다.
 
금융투자 결정 시 ‘절세·세금혜택’ 우선 고민…정부 규제정책 일변도 우려감 무성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한국 부자 5명 중 1명 이상은 금융투자를 결정할 때 ‘절세·세금 혜택’ 등을 안정성이나 수익성보다 우선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세금 부과율이 과도하다고 생각하는 비중도 57%나 됐다. 세금이 금융투자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보유자 중 세금이 과도하다고 생각하는 비중은 68%로 금융자산 30억원 미만 보유자(55%)보다 높았다. 자산규모가 클수록 세금에 대한 고민이 커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덕분에 최근 부자들 사이에서 절세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세금 혜택을 위해 금융상품에 가입했다고 응답한 부자가 높은 비율을 차지한 점이 그 증거로 꼽혔다.
 
부자들은 주로 연금저축·개인형퇴직계좌(IRP)·주택청약종합저축 등 ‘소득·세액공제 금융상품’을 이용했다. 이용률은 71.7%나 됐다. 4명중 3명이 절세 상품을 이용한 셈이다. 비과세 상품 이용률도 높았다. 상품별 이용 비중은 장기저축성보험(60.6%), 국내 주식·주식형 펀드(31%), 즉시연금보험(29.6%) 등의 순이었다.
 
현재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현 정부가 추진 중인 부자 증세 정책에 대해 우려감을 내비치고 있다. 부자에 대한 과세 강화로 자본시장이 위축되면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는 결국 경제 발전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 경제전문가에 따르면 현재 한국 부자들의 자산 구조는 여전히 부동산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만약 과세 강화 정책이 이어질 경우 여유자금이 부동산이나 예·적금에만 몰려 지금과 같은 현상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럴 경우 돈의 흐름이 경직되는 현상, 소위 말하는 ‘돈맥경화’가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유가증권시장 하루 거래대금 추이는 이 같은 주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첫 날 9조383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유가증권시장 하루 거래대금은 지난 22일 3조8276억원을 기록하며 4개월 만에 3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금융투자(IB)업계 한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당시만 해도 자본시장 활성화 기대감이 높았지만 최근 정부가 법인세율 인상, 대주주 양도소득세 등 과세대상을 넓히는 식의 세법개정안을 내놓으면서 시장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현범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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