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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6주년 기획Ⅱ]-한국의 금융부자(中-슈퍼개미)

수백·수천억 잭팟 슈퍼개미 공통분모 ‘가치투자’

개미 필패 옛 말…저평가 주식 매입 후 수년 간 묵혀 ‘결실’

이기욱기자(gwle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8-31 00:3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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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주식시장에서 높은 수익률과 막대한 자산으로 이름을 날리는 이들, 이른바 ‘슈퍼개미’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명성이 자자한 슈퍼개미로는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 손명완 세광투자 대표, 김봉수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사진은 한국거래소 내부 모습 ⓒ스카이데일리
 
해외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오로지 금융만으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인 금융 부자들은 비교적 적은 편이다. 시장 상황이 불규칙적인데다 정부의 규제 또한 상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투자=돈놀이’라는 후진적 인식은 금융 부자 탄생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오로지 주식투자 만으로 막대한 부를 쌓는 인물들이 하나 둘 등장했다. 이들은 남다른 투자 감각으로 주식시장은 물론 일반 대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이들에게는 ‘슈퍼개미(자산규모가 큰 개인투자자)’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슈퍼개미들은 단순히 개인의 부를 쌓는 데 그치지 않고 투자자들에게 귀감이 되는 투자 행보로 주식시장의 긍정적 발전에 기여하기도 했다. 주식시장의 발전은 금융시장의 발전, 나아가 국가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는 점에서 슈퍼개미들의 역할은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주식시장, 금융 투자처 1순위 불구 ‘개미들의 무덤’ 오명
 
지난 1일 KB금융지주가 발간한 ‘2017 한국부자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부자(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보유)들의 금융자산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예·적금으로 나타났다. 전체 자산 중 48.9%를 차지했다. 주식(20.4%), 보험(13.2%), 펀드(8.4%)가 그 뒤를 이었다.
 
‘보관’이라는 인식이 강한 예·적금을 제외하고 투자 개념으로만 접근한다면 부동산 등 현물투자를 제외하고는 ‘주식 투자’가 투자자들로부터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인기와는 별개로 주식시장은 그동안 ‘개인 투자자들의 무덤’으로 불려왔다. 운용자금이 부족해 각종 리스크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자금력을 갖춘 기관 투자자들은 어지간한 리스크에는 크게 흘들리지 않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주식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을 일컬어 ‘개미’라 부른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코스콤(구·한국증권전산)에 따르면 지난해 1월 4일(첫 거래일)부터 12월 26일까지 기관투자자가 많이 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29.61%에 달했다. 반면 개인투자자의 경우 -12.97%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동안 개인투자자의 매수량이 많은 상위 10개 종목 중 수익을 낸 종목은 현대상선(60.77%) 단 하나뿐이었다. 반면 매수량 3위를 기록한 한미약품의 경우 54.81% 감소하며 가장 큰 손실률을 기록했다.
 
‘개미 필패’ 속설 뚫고 등장한 슈퍼개미…주식 농부 박영옥, 19년 동안 2600배 수익
 
‘개미 필패’는 주식시장 속설 중 하나다. 단어 뜻 그대로 개인 투자자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식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은 높은 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코스피시장 거래량은 467억주에 달했다. 일평균 약 4억주가 거래된 셈이다.
 
주식 투자에 대한 인기는 제조업 중심 성장의 한계(근로 소득 증가 미비), 부동산 시장 포화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됐다. 최근 하나, 둘 늘어나는 슈퍼개미들의 성공사례 역시 주식투자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북돋는 요소로 꼽혔다.
 
현재 한국에 대표적인 슈퍼개미로는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 손명완 세광투자 대표, 김봉수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 등이 꼽힌다. ‘슈퍼개미’는 개인 투자자 신분임에도 투자규모와 수익률이 높은 이들을 일컫는 단어다. 이들은 소자본으로 시작해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의 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는 ‘주식 농부’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는 인물이다. 경영컨설팅 회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증권업계가 그의 매입, 매도 소식에 촉각을 세우고 있을 만큼 유명한 개인투자자다. 박 대표는 한국투자연구소를 시작으로 대신증권, 국제투자자문, 교보증권 등에 20여년 간 몸담았던 금융전문가다. 그가 처음 전업 투자자로 나선 것은 1998년이었다.
 
박 대표의 초기 투자금은 약 5000만원에 불과했다. 그는 2001년 미국 9.11 테러 사태로 증시가 폭락했을 당시 오히려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보령제약, 고려개발, 금강종합건설(현 KCC) 등 우량주식을 매입한 후 시간을 두고 기다렸다. 그는 약 6개월 후 증시가 회복됐을 때도 주식을 팔지 않고 3년 이상을 보유했다. 그 결과 2배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사진)는 5000만원의 초기 투자금을 시작으로 현재 1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둔 대표적인 슈퍼개미다. 그는 ‘주식농부’라는 별명에 걸맞게 ‘씨를 뿌리고 수확하는 행위’와 유사한 장기 투자 방식을 선호한다. 박영옥 대표는 참좋은레져, 대동공업, 삼천리자전거 등의 주식을 수년째 보유 중이다. [사진=뉴시스]
 
이후에도 그는 상대적으로 저평가 된 우량기업의 주식을 매입한 후 끈기 있게 기다리는 방식의 투자를 진행했다. 대동공업, 태평양물산, 삼천리자전거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박 대표는 해당 주식을 꾸준히 매입해 수년에 걸쳐 보유하고 있다. 대동공업 줏기의 경우 2004년부터 13년째 보유 중이다. 
 
그 결과 현재 박 대표는 시가 총액 1188억원 규모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전업투자를 시작한지 19년 만에 약 2600배에 달하는 수익을 올린 것이다. 현재 그는 △참좋은레져(약 140만주·9.99%) △삼천리자전거(약 127만주·9.6%) △대동공업(약 389만주·16.4%) △한국경제TV(약 272만주·11.82%) △대륙제관(약 168만주·10.54%) △조광피혁(약 74만주·11.08%) △태양(약 91만주·10.63%) 등을 가지고 있다.
 
영남권 대표 슈퍼개미 손명완…평범한 회사원에서 1000억원대 자산가로
 
손명완 세광투자 대표는 영남권을 대표하는 슈퍼개미로 명성이 자자하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그는 IMF 외환위기 시절 주식투자를 처음 시작했다. 노후 대비를 위해 막연하게 주식을 시작했던 그는 2억원에 가까운 투자금을 시작과 동시에 모두 날렸다. 외환위기로 인한 불안정한 주식시장에서 ‘일희일비’하며 ‘오르면 사고 내리면 파는’ 투자를 반복한 결과였다.
 
몇 년 후 그는 한 차례 더 주식투자에 도전했지만 2001년 9.11 테러의 영향으로 또 한 차례 실패의 쓴맛을 봤다. 그로부터 3년 뒤 회사를 나온 손 대표는 사업을 하면서 약간의 여유자금이 생기자 3번째 도전에 나섰다. 초기 자본금은 5000만원이었다.
 
앞선 두 번의 실패를 바탕으로 손 대표는 ‘기다림’의 가치를 깨달았다. 당시에도 그는 50%의 손실을 내고 있었지만 반도체 업체 ‘에이디칩스’의 주가가 2500원에서 1만2000월까지 상승하는 것을 보고 그만의 원칙을 세웠다. 회사원 시절의 세무·회계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재무재표를 분석하기 시작했고 안정적이지만 저평가된 저가(1000~2000원)종목들에 장기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 자료: 코스콤 ⓒ스카이데일리
 
현재 손 대표가 보유 중인 주요 주식은 △동원금속(약 1137만주·31.62%) △성호전자(약 160만주·5.42%) △에스씨디(약 607만주·12.56%) △한창제지(약 349만주·5.81%) 등이 있다. 총 보유 주식의 시가 총액은 약 800억원에 달한다.
 
‘카이스트 현인’ 김봉수 교수 4억원에서 500억원 이상으로…“단타 집착 버려야”
 
주식투자자들 사이에서 ‘카이스트 현인’으로 불리는 김봉수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는 지난 2005년부터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자녀가 대학에 진학할 무렵 고액의 등록금을 교수 월급만으로 충당하기 벅차다는 것을 느낀 것이 계기가 됐다.
 
김 교수는 주식 투자를 마음먹고 대출금 포함 약 4억원의 투자금으로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 그의 투자 방법은 두 가지로 요약됐다. PBR(주가와 1주당 순자산을 비교한 비율)이 낮은 종목을 매입해 PBR이 본래 가치에 맞게 정상화될 때까지 기다리는 방식이다.
 
그는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할 경우 매수 경쟁이 치열하지 않아 좋은 가격에 거래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과거부터 미래까지 꾸준해왔고 지속될 수밖에 없는 업종을 골라서 투자하는 방식을 취했다. 특히 그 업종의 1위 기업 또는 과점기업을 선호하는 편이다.
 
고려신용정보, 부산방직 등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해당 종목들은 지난 2015년 4월 김 교수가 5%가 이상의 지분율을 획득한 이후 30% 이상의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당시 주식시장에는 김봉수 교수의 이니셜을 따 ‘KBS효과’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그동안 김 교수는 단타(짧은 기간 안에 수익을 얻는 투자법)를 노리는 추격 매수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투자자 본인이 납득할 수 있는 좋은 회사를 찾아 3년 이상 투자를 해야지 ‘개미’를 벗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주식시장에 정통한 한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김 교수는 △세진티에스(약 35만주·4.21%) △동양에스텍(약 40만주·4.09%) △아이즈비전(약 77만주·4.9%) △고려신용정보(68만주·4.77%) △코리아에스이(약 37만주·4.89%) 등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들 주식과 매도 완료한 메가스터디, F&F, 삼광유리 등의 가치를 합산하면 약 500억원의 수익을 얻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기욱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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