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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금융단체 수장 인선

돈벌이 발목 잡힌 금융권 ‘관피아 모시기’ 잰걸음

협회장 후보 관련 규정 변경 등 관료출신 인사 물색 분위기 감지

김민아기자(jkimmina@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10-11 12:2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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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각 금융단체 수장의 인선 시기가 다가오면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대·내외 환경 변화 등을 염두하고 협회장 자리에 관료 출신 인사를 앉히려는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금융가 ⓒ스카이데일리
 
최근 각 금융단체의 협회장 임기 만료 시기가 임박하면서 ‘관피아 논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과거에는 민간 출신 인사를 선호했던 데 반해 최근에는 대·내외 환경 변화 적응 등 필요에 의해 관료 출신 인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어서다.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권에는 각 업권별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단체가 존재한다. 전국은행연합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금융투자협회, 여신금융협회 등이 대표적이다. 업권별 이익을 우선시하는 만큼 과거에는 회원사들의 입장을 정확하게 헤아리고 대변해 줄 수 있는 민간 금융사 출신을 협회장으로 선호하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었다.
 
그런데 최근 금융권 안팎에서는 주로 민간 출신 인사가 맡아 왔던 협회장 자리에 관료 출신 인사를 앉히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보험료 및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법정금리 인하 등 금융사의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만한 각종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업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관료 출신 인사에 대한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관피아 논란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주목된다. 관피아 논란의 경우 금융개혁 퇴보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감은 특히 더하다.
 
손보협회장 시작으로 줄줄이 임기 만료…민·관 차별 없이 선임 ‘규정 변경’
 
금융권 등에 따르면 과거 금융권 협회장은 주로 퇴직 관료가 도맡아 차지했다. 그러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민간 출신 인사로 교체되기 시작했다.
 
▲ 자료: 각 협회 ⓒ스카이데일리
 
먼저 손보협회는 2014년 8월 장남식 전 LIG손보 사장을 협회장으로 선임했다. 같은 해 12월 생보협회도 이수창 전 삼성생명 사장을 생보협회장으로 임명했다. 은행연합회는 하영구 전 한국씨티금융지주 회장이 협회장에 올랐다. 이어 지난해에는 금융투자협회장에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이, 여신금융협회장에 김덕수 전 국민카드 사장이 각각 선임됐다.
 
하지만 최근 이런 추세가 세월호 참사 이전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손보협회는 협회장 임기만료를 앞두고 차기 회장 후보 추천 기준을 변경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장남식 회장의 임기는 지난 8월 31일까지였지만 손보협회는 줄곧 신임 협회장 선임을 미뤄왔다.
 
지난달 20일에야 회장추천위원회(이하·회추위) 1차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의 후보 추천 기준을 발표했다. 3년 전 장남식 현 손보협회장 선출 당시 민간보험 CEO출신으로 제한했던 회장 자격 요건을 완화시켜 민·관에 차별을 두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방침을 밝혔다. 장 회장은 동양화재(현 메리츠화재) 출신인 박종익 전 손보협회장 이후 12년 만에 등장한 민간 출신 협회장으로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민간 출신이든 관 출신이든 산업을 대표할 수 있는 분으로 차기 회장 후보를 물색해 추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간으로 돌아섰던 손보협회 수장이 다시 관료 출신으로 회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회추위는 오는 23일에 2차 회의, 26일에 3차 회의를 각각 열고 이달 말 총회를 개최해 차기 회장 선임 일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회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각 금융권 협회에서는 손보협회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손보협회장직에 관료출신이 내정된다면 뒤이어 다른 협회장 자리에도 관료출신 인사가 선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내달 말 임기가 끝나는 하영구 현 은행연합회장이 연임 의사가 없다고 밝힌 가운데 은행연합회는 차기 회장 선정을 위한 회추위 구성을 지난 7일 본격화했다. 이달 말 열리는 이사회에서 후보자 공개모집 여부와 심사과정 등 세부일정을 결정할 계획이다.
 
생보협회와 금투협회 역시 차기 회장 후보를 물색하고 있다. 이수창 현 생보협회장은 오는 12월 8일, 황영기 현 금융투자협회장은 내년 2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손보협회를 시작으로 줄줄이 협회장 인선이 이뤄지는 셈이다.
 
“정부 영향력 갖춘 인재 찾는다”…금융권에 감도는 ‘관피아 논란’ 전조
 
금융권 등에 각 협회장 자리에 관료 출신 인사가 선호되고 있는 배경에는 문재인정부의 금융 규제 정책이 자리하고 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금융·보험사들의 수익 확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각종 정책이 발표되자 정부에 대한 영향력을 갖춘 관료 출신 인사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 문재인정부의 금융·보험업계를 향한 압박이 거세지자 금융권 각 협회들은 회원사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데 그치지 않고 정부에 영향력까지 갖춘 관료 출신 인사를 선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 [사진=스카이데일리DB]
 
실제로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방안’을 통해 실손 보험료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정부는 공·사보험 정책협의체 첫 회의를 열고 이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금융위는 현재 ±35%인 실손 보험료 조정폭을 ±25%로 축소하는 내용의 보험업 감독규정 개정안을 예고했다.
 
보험업계뿐 아니라 은행권과 여신업계 역시 정부 정책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여신업계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법정금리 인하 등으로 인해 수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 방안을 속속 내놓으면서 은행권 역시 주 수익원인 주택담보대출 수요 감소로 인한 수익 하락이 불가피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취임 후 첫 간담회에서 가계부채 증가의 원인으로 시중은행을 지목하기도 했다. 이는 가계대출 중 안전한 주택담보대출에 의존하는 은행의 영업 행태에 제동을 건 발언으로 해석됐다.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에 속도를 내자 시중은행은 ‘속도 조절’을 건의하기에 이르렀다. 지난달 19일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열린 가계부채 간담회에는 시중은행(KB국민·신한·KEB하나·우리·농협은행) 임원, 은행연합회, 손보협회, 여신금융협회, 저축은행중앙회가 참석해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다.
 
일각에서는 정부 규제를 이유로 각 협회장 자리에 관료 출신 인사를 앉히려는 움직임에 대해 우려감을 나타내는 여론이 적지 않다. 그간 관피아 척결을 위한 노력이 무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관피아 문제가 한창 이슈가 됐을 때도 고위 공직자 출신의 민간 진출이 꾸준히 이어져온 것으로 나타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를 퇴직한 고위공직자 중 2012년 1월부터 지난 8월까지 6년간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 심사를 받은 21명 중 20명인 95%가 재취업에 성공했다. 공직자윤리위는 퇴직공직자가 재직 당시 업무와 연관성이 높은 민간 업체, 기관으로 재취업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의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퇴직공직자 취업 심사를 실시한다.
 
김 의원은 “공직자윤리위로부터 ‘취업제한’ 결정을 받은 사람은 1명에 불과하고 재취업한 퇴직공직자 중 85%(17명)는 금융 업계와 협회, 연구원 등으로 재취업했다”며 “관피아 폐해 방지 정책에도 불구하고 관료 출신 고위 퇴직자가 업무연관성이 높은 업계로의 재취업에 성공하고 있는 셈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고위공직자출신 퇴직자에 대한 취업제한 심사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보다 엄격하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민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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