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보복 면세점 새옹지마…신세계↑·롯데↓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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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면세점 개장연기, 중소·중견 해외대량판매 한시 허용 등 온도차 판가름

유은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0-17 12:57:17

▲ 사진은 롯데백화점 본점 면세점(위)과 신세계 백화점 본점 면세점 ⓒ스카이데일리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이 국내 면세점 업계의 지형을 흔들고 있다.

17일 면세점 업계 등에 따르면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모두 주 고객이던 중국인 관광객 감소의 타격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정부는 임시방편으로 규제완화 방안을 내놓고 있다.

먼저 관세청은 올 연말 개장이 예정돼 있던 신규 시내 면세점들의 개장을 연장했다. 탑시티면세점, 신세계디에프, 현대백화점 면세점이 그 대상이다. 이들 면세점의 영업 개시일은 최대 1년 미뤄졌다.

탑시티면세점과 신세계디에프는 내년 12월 26일, 현대백화점면세점은 2019년 1월 26일까지 오픈을 미룰 수 있게 됐다. 대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매출타격이 큰 중소·중견 면세점을 위해 대량 판매 제한도 한시적으로 폐지됐다.

면세점 영업장소도 1회에 한해 시·군·구가 아닌 특별시·광역시·도로 갈아탈 수 있도록 풀린다. 대기업의 경우 대량판매 영역 확장이 오히려 중소·중견면세점의 경영난을 가중시킬 것으로 이번 조치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재 면세점은 해외 대량 구매업체 일명 보따리상으로 불리는 이들에게 입고된 후 일정 기간이 경과한 상품(화장품 2개월, 기타물품 3개월)에 한해서만 판매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년 3월31일까지 약 5개월 간 이 같은 판매제한이 사라진다.

대기업 면세점의 경우 이번 사드보복으로 인해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롯데와 신세계가 대표적이다. 면세점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은 부진을 면치 못한 반면 신세계면세점은 사드보복에도 불구하고 약진하며 점유율을 끌어 올렸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시장점유율은 신세계면세점이 12.2%로 롯데 42.4%, 신라 20.4%에 이은 3위 사업자로 자리 잡았다. 이는 지난해 5월 문을 연 명동점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등에 따르면 명동점은 지난 9월 하루 매출이 48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디에프는 지난해 2분기 까지 적자를 면치 못했으나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올 3분기 흑자 전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반면 전국 면세점 순위 1위 롯데면세점 명동점은 매출이 반토막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점 사업에 탄력을 받은 신세계그룹은 사업 강화에 나섰다. 이날 신세계면세점은 신세계조선호텔과 신세계디에프로 나뉜 면세점 사업을 통합한 ‘신세계면세점 글로벌(가칭)’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때 고가의 낙찰금액을 써낼 정도로 경쟁률이 치열했던 공항 면세점 사업은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과 임대료 조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매출이 감소했지만 매출의 40% 안팎을 임대료로 내기 때문에 적자를 내고 있다는 것이 롯데면세점 측의 주장이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은 업체 간 눈치작전이 치열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으나 최근 최초 공고대비 임대료를 20% 감액해도 입찰이 무산되기도 했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유은주 기자 dwdwdw0720@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