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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부회장직에 오르면서 본격적인 이재용 체제가 출범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공교롭게도 아버지 이건희 회장과 똑같이 12년만에 핵심계열사의 부회장직에 올라 경영권 승계의 모습이 닮은 꼴이다. 이 회장은 일본과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1966년 귀국해 경영에 뛰어들었다. 동양방송을 시작으로 경력을 쌓은 이 회장은 12년만인 1978년 핵심계열사인 삼성물산의 부회장직에 오른다. 이재용 부회장은 1991년 삼성에 입사했으나 역시 학업을 이어가다 2001년 삼성전자 상무보를 시작으로 경영권 승계에 들어갔다. 삼성전자에서 전무와 부사장, 사장을 거쳐 이번 2013년 사장단 인사에서 부회장 승진이 확정됐다.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똑같이 12년만에 부회장직에 오르면서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에 걸리는 시간을 가늠할 수 있게 됐다. 지배권은 에버랜드 전환사채 배정을 통해 1997년 이미 승계한 상황에서 부회장직에 올라 사실상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룹의 모함(母艦)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삼성생명 주식이 단 한주도 없다는 것이 최대 ‘아킬레스 건’이다. 결국 지배권을 행사할 만큼의 주식이동 방식이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셈이다. 이와는 별개로 향후 삼성전자 사장단 등 고위 임원진에서 세대교체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재용 사장의 삼성전자 부회장 승진이 갖는 의미와 전망에 대해 스카이데일리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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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희 회장의 장남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사장이 부회장으로 전격 승진하면서 그동안 미뤄져 왔던 삼성그룹의 후계구도가 본격적으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향후 이 부회장을 축으로 한 세대교체 여부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경영권 승계에 나선지 12년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이 12년만에 부회장직에 오른 것과 같은 속도다.
5일 삼성그룹은 부회장 승진 2명, 사장 승진 7명, 이동·위촉업무 변경 8명 등 총 17명 규모의 2013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인사에서 이재용 사장과 박근희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재용 사장의 부회장 승진은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사실상 완료 단계임을 보여준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 이재용 부회장은 |
지난 1991년 삼성전자 부장으로 입사한 신임 이재용 부회장은 이후 학업을 이어가다 2001년 삼성전자 상무보를 시작으로 경영 승계를 시작했다.
전무·부사장과 사장 등의 요직을 역임하면서 12년만에 부회장에 올랐다.
이 부회장(1968년생)은 경기초등학교, 청운중학교, 경복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87학번으로 입학했다. 이번에 삼성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 사장으로 승진한 이인용(1957년생) 전 MBC 앵커가 같은 대학 같은 학과 선배다.
서울대 졸업 후 게이오기주쿠대학교 대학원 석사를 거쳐 하버드대학교경영대학원(비지니스 스쿨) 경영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승진이 부각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발표시기를 조절한 것으로 본다”며 “이재용 체제로 가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완료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또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제일모직 사장은 실적이 좋았는데 미래전략실 출신으로 교체가 됐다. 이외에도 미래전략실 주요 인사들이 계열사 사장단으로 승진한 것은 미래전략실 자체가 약화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기존 그룹 경영진의 핵심들을 분산해 이재용 체제를 확고히 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사장단 등 주요 임원진의 세대교체를 예상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오일선 CXO연구소장은 “62년생부터 65년생, 소위 625세대가 삼성그룹의 중심이었는데 68년생인 이재용 부회장 체제가 시작되면 세대교체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기에 대해서는 “향후 2~3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그룹의 지배권은 이미 1997년 이재용 부회장에게 넘어가 있었다. 전환사채를 배정받아 에버랜드 지분 25%를 갖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은 에버랜드의 최대주주다.
다만 삼성생명을 통해 삼성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구조에서 이재용 신임 부회장은 지배권이 없는 것이 최대 아킬레스 건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생명 주식이 한 주도 없는 상태다.
이와는 별도로 이 부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승계받는데 걸린 시간은 12년이다. 공교롭게도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이 경영에 참여한 뒤 부회장에 오르는데 걸린 시간과 똑같다.
▲ 빨간 선은 지분비중을 감안했을 때 지배체제가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음을 의미한다.
▲ 계열사의 지분율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2012년 ‘사업보고서’와 ‘최대주주 등 소유주식변동 신고서’ 등을 토대로 조사했다. ⓒ스카이데일리 <그림=최은숙>
이건희와 닮은 꼴인 이재용 경영권 승계 과정
이재용 부회장은 1991년 12월 삼성전자 총무그룹에 입사하면서 삼성그룹에 발을 들였다. 하지만 학업을 계속해 실질적인 경영승계의 시작은 2001년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2000년 하버드대학교경영대학원 경영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이 부회장은 2001년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보를 맡으면서 경영권 승계에 들어간다.
핵심계열사인 삼성전자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2007년 삼성전자 전무, 2009년 12월 삼성전자 부사장, 2010년 12월 삼성전자 사장을 거쳐 5일 부회장에 올랐다.
▲ ⓒ스카이데일리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은 1965년 일본 와세다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1966년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영대학원 MBA 과정을 수료한 후 동양방송에 입사하면서 경영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리고 12년만인 1978년 삼성물산 부회장에 오르면서 그룹의 후계자 자리를 확고히 했다.
이후 1987년 11월 고 이병철 회장이 작고하면서 12월 삼성그룹 회장직에 오른다.
부자가 똑같이 12년만에 부회장직에 오른 것은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속도를 가늠케 한다. 그룹 주력계열사에서 경력을 쌓으며 실적 등의 후광을 통해 경영권 승계를 기정사실화한 것 역시 비슷하다.
변화와 혁신 강조한 삼성 사장단 인사
삼성은 사장단 인사에 대해 “경영공과에 따른 철저한 성과주의 인사원칙 재확인”과 “변화와 미래성장을 이끌어 나갈 혁신적인 인물 중용”을 배경으로 설명했다. 또 “경험과 참신성의 조화를 통한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적극 대응”을 강조했다.
사장단 중 승진인사를 보면, 박근희 삼성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은 2011년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으로 부임한 후 공격적인 영업을 전개해 성과를 올렸다.
▲ 자료: 삼성그룹 ⓒ스카이데일리
이돈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담당 사장은 가전, IT 등 다양한 전자제품의 해외영업을 담당한 영업통으로, 갤럭시 시리즈를 비롯한 혁신제품과 차별화된 마케팅을 통해 휴대폰과 스마트폰 사업에서 성과가 컸다.
홍원표 삼성전자 미디어 솔루션센터장 사장은 2009년 무선사업부 상품전략팀장으로 부임한 후 통신과 모바일 산업에 대한 전문성을 발휘했다. 향후 콘텐츠 및 서비스 사업을 담당하면서 모바일 시장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규 삼성코닝정밀소재 대표이사 사장은 대면적 박판화로 LCD용 기판유리의 고부가화를 주도했고, OLED용 기판유리 양산에도 성공한 유리성형 제조 전문가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은 2010년 조선소장으로 부임한 후 조선과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공법혁신을 주도했다.
윤용암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은 2011년부터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장을 맡아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좋은 성과를 일궈냈다는 평이다.
임대기 제일기획 대표이사 사장은 제일기획 광고팀장, 국내광고부문장 등을 거친 광고통이다. 2009년 삼성미래전략실 홍보담당으로 부임한 후 기업광고·브랜드 전략을 주도했다.
이인용 삼성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 사장은 MBC 보도국 부국장 출신으로 2005년 삼성전자 홍보팀장으로 입사했다. 2009년부터 삼성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을 맡아 그룹 이미지 제고에 주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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