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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 세계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게임을 잘하는 사람을 ‘한국인’으로 지칭하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한국인은 게임을 잘한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결과다. 뛰어난 실력 덕분에 최근 e스포츠는 새로운 한류열풍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인기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의 간판스타인 이상혁 선수는 가는 곳마다 열성팬을 몰고 다니기로 유명하다. 그의 아이디 ‘페이커’는 해당 게임의 고유명사처럼 사용되고 있다. e스포츠의 높은 인기는 관련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추세다. 서울시의 경우 e스포츠를 관광 상품으로 한 ‘e스포츠 투어프로그램’을 시범운영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급기야 e스포츠는 정식 스포츠로 인정받기에 일르렀다. 실제로 아시안게임의 정식 종목 채택까지 논의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작 e스포츠 최강국으로 불리는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정부의 열악한 지원 때문에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주도국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끔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게 대다수 국민들의 지적이다. 스카이데일리가 e스포츠 산업의 현황과 전망, 지원부족 실태 등을 현장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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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아시안게임 정식종목 지정까지 거론되고 있지만 정작 e스포츠 최강국이라 불리는 우리나라의 사정은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e스포츠협회가 대한체육회에 가입하지 않은 것을 이유로 e스포츠 선수들이 출전 자격을 얻지 못했는가 하면 여전히 e스포츠에 대한 인식도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e스포츠 산업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는 점에서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관련업계 안팎에서는 한류열풍과 마찬가지로 부가가치가 높고 국가 이미지 개선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7500억원대 황금알시장…프로선수 지망생 늘고 대기업 취직 사례까지 ‘장밋빛미래’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e스포츠 분야에서 한국은 이미 각종 국제대회를 휩쓸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인기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롤)’의 국제대회인 ‘월드 챔피언십’에 출전한 한국팀은 5년 연속 우승컵을 차지했다. 이른바 ‘롤드컵(게임 ‘롤’과 ‘월드컵’의 합성어)‘이라 불리는 세계적인 대회에서 한국팀이 출전하지 않았던 2011년을 제외하고 2012년부터 6년 연속 결승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선수들의 탄탄한 실력이 뒷받침되는 국내 e스포츠 산업은 성장 속도 또한 남달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발표한 ‘2017년 e스포츠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e스포츠 산업규모는 83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722억원) 대비 14.9% 증가한 금액이다.
e스포츠 산업의 성장세는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두드러지는 추세다. 게임 전문 시장조사기관 뉴주(NEWZOO)는 △저작권 △광고 △기업 후원 △관련 상품 및 입장권 △퍼블리셔 수수료 등 5개 부문의 매출액을 합해 지난해 글로벌 e스포츠 시장규모를 총 6억9600만달러(한화 약 7500억원)로 집계했다.
e스포츠 산업의 빠른 성장세에 힘입어 프로 선수들의 처우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e스포츠 프로선수 평균 연봉은 대졸 신입사원 평균 연봉 두 배를 넘겼다. 지난 3월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졸 신입사원 평균 연봉은 4017만원이었던 반면 e스포츠 프로선수 평균 연봉은 9770만원으로 집계됐다. 2000만원~5000만원(36.5%)이 가장 많았고 5000만원~1억원(31.1%)이 그 뒤를 이었다. 5억원 이상 연봉을 받는 비율도 4.1%나 됐다.
인기와 부를 한 번에 누릴 수 있는 ‘e스포츠 선수’의 직업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에서 프로게이머가 초등생 희망직업 8위를 차지했다. 2007년 10위로 10위권에 처음 진입했지만 2012년 순위 밖으로 밀려난 후 2016년 다시 10위를 기록했다.
e스포츠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수익 창출 모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프로게이머 육성 학원이 대표적이다. 한 프로게이머 육성학원 관계자는 “게이머 과정만 150명 정도 수강하고 있다”며 “한 달에 80만원 정도 하는 수강료에도 학생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님과 함께 손을 잡고 방문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전체 국민의 48.2%가 e스포츠를 인지하고 있었고 취미활동으로 즐긴다는 비중도 45.1%나 됐다. 특히 e스포츠를 취미활동으로 즐긴다고 답한 이들 중 75.1%가 TV나 인터넷, 모바일 등을 통해 경기를 시청한다고 답해 직접 게임을 하는 것 뿐 아니라 여가생활로도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스카이데일리가 직접 찾은 상암동 소재 e스포츠 경기장 역시 경기를 즐기러 온 인파가 가득했다. 티켓부스 앞에서는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경기장을 찾은 이선영(29·여) 씨는 “지난해부터 e스포츠 중계 경기를 보기 시작했다”며 “티켓을 구하는 족족 e스포츠 경기를 보러오는 등 열성적으로 e스포츠를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버워치’라는 게임을 한 번 해보면서 흥미를 느껴 관심 있게 경기를 봤다”며 “게임을 잘하는 선수들을 보며 대리만족도 하고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e스포츠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의 e스포츠 산업 진출도 이어지는 추세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롤’ 종목 프로게임단 ‘락스타이거즈’를 인수해 ‘한화생명e스포츠(HLE)’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출발한다고 밝혔다. ‘락스타이거즈’는 2015년 롤드컵 준우승과 2016년 4강에 오른 강팀 중 한 곳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미래 잠재고객인 10~30대를 아우르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던 중 e스포츠가 젊은 고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최근 여가 생활로 e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외로 40~50대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게임에 관심이 있는 자녀들이 있다보니 관련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8년 아시안게임 시범종목 지정된 e스포츠…최강국 한국 출전은 불투명
세계적으로도 e스포츠가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 인정되는 추세다. 지난 2016년 러시아와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20개국 이상이 e스포츠를 정식 스포츠로 인정했다. 이미 영국과 프랑스를 비롯해 중국 등에서는 인정 단계를 넘어 발 빠르게 e스포츠 산업 육성 움직임이 분주하게 진행 중이다.
e스포츠는 오는 8월 개최를 앞두고 있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시범종목으로 채택됐다. 2022년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는 e스포츠가 시범종목을 넘어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이처럼 e스포츠 산업의 빠른 성장세와 인식 개선으로 해외 선진국들은 앞다퉈 육성에 나서고 있지마 정작 우리나라는 실력, 선수층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갖추고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 차원의 지원은 열악한 수준에 그쳐 주변의 우려감을 더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e스포츠 종주국이자 최강국으로 꼽히고 있지만 정작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있을지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아시안게임에 한국e스포츠협회가 대한체육회 가맹단체가 아닌 탓에 규정상 출전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대한체육회에 가맹단체로서 등록이 돼 있어야 아시안게임·올림픽 등에 참가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며 “현재 한국e스포츠협회와 가맹단체 등록에 관해 논의 중인 단계다”고 설명했다.
대다수 국민들은 e스포츠 산업이 국가경제 기여는 물론 이미지 제고 효과도 뛰어난 만큼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시급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e스포츠 팬이라고 밝힌 도영은(36·여) 씨는 “e스포츠 경기를 직접 보는 사람 뿐 아니라 온라인 중계를 보는 사람 수 까지 더하면 그 규모는 엄청나다”며 “정부 차원에서 이를 추산하고 지원 정책을 만들면 e스포츠가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e스포츠의 경우 기존 전통 스포츠와 성격이 상당 부분 다르다”며 “전통 스포츠를 기준으로 대한체육회 등록 기준이 마련돼 있는 만큼 e스포츠의 성격을 감안해 규정을 재정리하는 작업이 시급해 보인다”고 피력했다.
[김민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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