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구본무 회장 , 이웃집 아저씨 같던 ‘소탈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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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 구자경 명예회장 보다 먼저 숙환으로 별세…‘글로벌 LG’ 성장 주역

유은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5-20 12:19:17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하자, 그가 LG그룹을 이끌어 온 20여 년간 업적이 주목을 받고 있다.

구 회장은 조부 구인회 창업회장과 부친 구자경 명예회장 아래 20여 년간 사업 현장에서 경험 쌓으며 리더로 성장했다. 구 회장은 1975년 럭키(현 LG화학) 심사과 과장으로 입사하여 첫 근무를 시작했다. 이후 영업·심사·수출·기획 업무 등을 거치면서 20여 년간 차곡차곡 실무경험을 쌓았다.

오너 일가라 하더라도 철저한 경영수업을 통해 실무 능력을 검증 받는 기간을 거쳐야 한다는 LG家의 전통에 따른 것이다. 때문에 구 회장은 취임 당시 오너일가 경영자로서 탄탄히 기초를 다져왔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구 회장은 1989년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본격적으로 그룹 차원의 경영활동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1995년 50세에 LG 3대 회장에 취임한 후 LG그룹을 전자·화학·통신서비스 3개 핵심 사업군을 구축해 LG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회장 취임 당시 매출액 30조원이었던 LG그룹은 지난해 160조원으로 다섯배 이상 증가했으며, 이 중 해외 매출은 10조원에서 110조원으로 열 배 이상 비약적으로 신장했다. 국내외에서 근무하고 있는 임직원 수도 같은 기간 약 10만 명에서 약 21만 명으로 2배 가량 늘어났다. 이 중 약 8만여 명이 200여 개의 해외 현지 법인과 70여 개의 해외 지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럭키금성’에서 ‘LG’로 CI 변경을 주도한 것 역시 그의 주도하에 이뤄졌다. 또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 계열 분리 등을 단행해 지금의 LG그룹 토대를 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구 회장은 ‘LG의인상’ 등 남다른 사회공헌 철학을 몸소 실천하는 데도 앞장섰다. LG의인상은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희생한 평범한 사람들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하자는 뜻으로 -년 제정됐다.

그는 대기업 총수였지만 임직원들 사이에서도 ‘존중과 배려의 리더십’ 이웃집 아저씨와 같은 ‘소탈 리더십’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한편 그의 부친 구자경 명예회장보다 그가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된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해 뇌종양이 발견돼 몇 차례 수술을 받으면서 치료를 받아 왔으나, 최근 병세가 악화돼 20일 오전 9시 52분 세상을 떠났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유은주 기자 dwdwdw0720@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