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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발제한구역인 국립공원 내에서 마구잡이식 불법 영업을 일삼는 업소들이 기승을 부려 관계 당국의 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원 내 일부 지역을 자신의 소유인 것 마냥 무단 점거한 후 평상·그늘막을 설치해 자릿세를 챙기는 이들이 판을 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흐르는 계곡물을 시멘트로 막아 웅덩이를 만드는 등 불법 형질 변경까지 일삼고 있다. 여름철 무더위를 피해 국립공원을 찾은 시민들은 마치 관행처럼 이뤄지는 불법 영업으로 인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비싼 값을 치르고 해당 시설물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국립공원 무단점거 후 바가지장사 일삼는 불법 영업행위 기승
자연공원법은 자연의 풍경지를 보호하고 이용 증진을 도모하며 국민의 보건, 휴양 및 문화에 이바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률이다. 자연공원법에 따라 우리나라는 국립공원 및 도립공원 등을 지정, 아름다운 자연을 관리 및 보존하고 있다.
국립공원 지역에서 그 형상을 해치거나 공원시설을 훼손하는 행위, 나무를 말라죽게 하는 행위 등은 물론 지정된 장소를 벗어나 취사·야영·흡연를 일삼는 것은 모두 불법이다. 법률상으로 국립공원은 개발제한구역이기 때문에 공원 내 지정된 장소 외에 상행위나 음주, 시설물을 변형하는 행위 또한 모두 불법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국립공원 내 불법행위 적발 건수는 지난해 2906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2014년 2667건이었던 불법행위 건수는 2015년 2611건으로 소폭 감소하는 듯 했으나 지난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스카이데일리는 개발제한구역 내 불법 영업행위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북한산 국립공원 내 우이동 계곡을 직접 찾았다. 계곡 바로 옆에는 손님들이 시원하게 먹고 마실 수 있게 평상과 그늘막·지붕 등을 설치돼 있었다. 아예 계곡물 안에 분수대까지 설치한 곳도 있었다. 식당들이 손님의 발길을 유도하기 위해 마련한 것들이었다. 피서객들은 계곡에서의 피서를 즐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음식점을 이용해야만 했다.
시민들 역시 국립공원 내 불법영업 행위가 관례화 된 데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우리동 계곡에서 만난 최성철(36·남) 씨는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길 계획으로 북한산을 찾았는데 좀 황당했다”며 “음식점은 무슨 권한으로 음식을 시키지 않으면 계곡에 들어가지도 못하는 구조를 만들어 놨는지 의문이다”고 토로했다.
불법 영업행위를 일삼는 음식점 대부분 타 지역에 비해 높은 가격을 받고 있는 점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상당했다. 사유지도 아닌 장소에서 ‘자기들 마음대로 가격을 부풀려 받아도 되느냐’는 것이다. 조민혜(37·여)씨는 “단품으로 음식을 주문했는데 직원이 ‘사람이 많으니 세트를 주문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4인 세트 가격이 23만5000원이나 받는데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호소했다.
매 년 되풀이되는 불법영업 피해, 관리·감독 지자체 알고도 방치 논란
개발제한구역 내에서 벌어지는 불법행위는 대부분 관할 구청의 관리감독이 취약한 점을 이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단속의 사각지대인 임야나 접근이 어려운 곳에서 자연공원법을 위반한 △불법형질변경 △공작물설치 △건축물 용도변경 △무단벌목 △물건적치 등의 행위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행위는 엄연히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의거 행위의 경중에 따라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3년 이하의 징역을 받게 된다. 하지만 불법 영업을 단속해야 할 지자체나 관계당국은 두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불법영업을 일삼는 이들의 행태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일례로 북한산국립공원 내 J음식점은 SNS상에서도 ‘계곡맛집’으로 통할 만큼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이곳은 식당 앞 계곡이 깊어야 손님들이 즐겨 찾는다는 이유로 계곡물을 시멘트로 막아 놨다. 인위적으로 물을 가둔 것이다. 이는 개발제한구역인 국유지를 허가 없이 불법으로 변경한 ‘불법 형질변경’에 해당하는 행위다.
시민들도 이러한 모습에 눈살을 찌뿌렸다. J식당을 찾은 공다솔(31·여) 씨는 “물이 고여 있어 놀기는 좋았지만 자세히 보니 시멘트 같은 것으로 계곡물을 막아놓고 있었다”며 “지켜야할 자연을 이렇게 훼손해도 되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국립공원 내 불법행위로 인해 피해를 입은 시민들은 지자체와 관계당국의 안일한 관리를 지적했다. 수년 째 관행처럼 이어져 온 불법행위를 알고도 묵과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올 여름은 아직 단속을 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단속 일정은 미정이지만 할 예정이긴 하다”고 애매한 답변을 늘어놓았다.
[나수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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